북극곰 한 마리로부터 나의 실천까지
이선희 해오름평생교육원 전임강사 sunanna@naver.com

오늘 하루 전국 대부분이 30도를 넘어 사흘 째 폭염이 이어졌습니다. 경남 밀양이 38.3도로 올 들어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사람만이 아니고 동물도 지쳤습니다. 북극곰은 조련사가 던져준 얼음 덩어리를 붙잡은 채 놓을 줄 모르고, 코끼리는 샤워를 하며 더위를 식힙니다.
오늘 경남 밀양이 38.3도로 전국 최고기온을 보인 것을 비롯해 대구 33.6도, 광주 33.3도, 서울 32.5도 등 올 들어 가장 뜨거운 하루를 기록했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가 내려져, 사실상 한국 전체가 폭염특보에 놓여 졌습니다.

뉴스의 한 장면입니다. 매년 더위가 최고 기록을 갱신하며 뜨거워진 날씨에 모두가 허덕댑니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에어컨이나 선풍기 앞으로 몰려들지만 북극의 얼음 위에서 뒹굴던 북극곰은 동물원에서 이 뜨거워진 날씨를 어찌 견디나 싶습니다.
텔레비전에서 북극곰들의 생활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점점 녹아가는 얼음, 줄어들어가는 먹이, 그 속에서 북극곰은 하루하루 위태롭게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영국BBC 방송에서 만든『북극곰(POLAR BEAR)』다큐멘터리나 MBC 방송에서 만든 『북극의 눈물』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북극곰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또 어떤 위기에 빠져있는지 알게 됩니다.) 그 영상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 어쩌면 우리 세대가 지나면 정말 북극곰은 텔레비전 안에서나 볼 수 있는 동물이 될 것 같습니다.

1. 북극곰은 어디서 살까?

북극곰은 북극지방 전역에 서식하는데, 일반적으로 떠다니는 빙원 위에 삽니다. 흰 털 때문에 얼음이나 눈 위에서 쉽게 눈에 띄지 않는 북극곰은 재빠르며 넓은 지역을 이동합니다. 헤엄을 잘 치고, 몰래 다가가서 물범류를 주로 잡아먹습니다. 물범류의 이주 지역을 따라  서, 북극해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자주 발견됩니다.

2. 북극은 어떤 곳일까?

북극은 지구 북극점 근처의 지역입니다. 북극은 얼음으로 덮여 있는 넓은 해양과 이를 둘러싼 동토로 이루어져 있는데 여름과 겨울의 기온차가 크고, 고지대에는 만년설이 있고, 저지대에는 툰드라 초원도 있습니다.
지금 북극은 가장 빠르게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북극의 기온이 상승한다는 것은 얼음이 빠르게 녹고 있다는 것이지요. 북극의 만년설은 두께가 평균 3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아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다.

3.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 어떻게 될까?

북극 빙하가 2012년 여름까지 모두 녹아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최신 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극 빙하의 융해 속도가 올해 여름 더욱 빨라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합니다. 2007년 여름 북극 빙하의 전체 부피는 4년 전보다 50% 감소했는데, NASA의 기후학자 제이 즈왈리는 “이런 속도라면 2012년 여름까지 북극해 빙하가 모두 녹을 수도 있다”며 “이전 추정치보다 더 빠른 속도”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북극 빙하가 모두 녹을 것으로 예상된 시기는 2040년이었는데 30년 가까이 앞당겨진 것이지요. (경향 신문 2007. 12. 12. 참조)
빙하가 녹으면 태양열이 바다로 흡수돼 해수 온도가 상승하고, 더운 바닷물이 빙하 융해 속도를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이 되풀이됩니다. 2004년에 나온 영화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arrow)>에서는 이런 가상 시나리오가 실감나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북대서양에서 기후 변화가 처음 발견됩니다. 북대서양 주변에는 바닷물이 깊은 곳으로 가라앉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물의 온도는 낮고 밀도가 높아서이지요. 밀도가 높은 이유는 바닷물이 얼 때 물만 얼음으로 변하고 소금기는 물에 남기 때문이랍니다. 북극 주변에 빙하가 녹으면 물의 소금기가 옅어져 바닷물이 가라앉지 못하게 되는데 그러면 따뜻한 멕시코만 해류가 그 자리에 들어오지 못해서 대기의 온도가 급하강을 하고 북미와 유럽이 갑자기 영하 100도보다 더 낮은 엄청난 추위가 몰려와 모든 생명이 죽고 만다는 시나리오지요.
영화를 보면서 북극의 얼음이 녹는 것은 지구 온난화가 주된 원인인데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면 지구가 더워지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반대로 지구의 온도가 급강하할 수도 있다는 것이 충격적으로 느껴졌습니다.  


4. 지구 온도 상승의 시나리오

지구 온도가 높아지면 어떤 끔찍한 일이?

섭씨 1도 상승하면?
알프스 산맥의 만년설이 녹아 산사태와 홍수가 발생한다.
30만 명 이상이 말라리아, 영양 부족, 설사 등 기후 관련 질병으로 사망한다.  
안데스 산멱의 빙하가 다 녹아 없어져 5000만 명이 물 부족으로 고통을 당한다.
생명체의 10% 실종.

섭씨 2도 상승하면?
그린란드 빙하가 다 녹아 없어지고 남극의 빙상이 녹기 시작한다. 유럽에서는 폭염 때문에 수십만 명이 사망한다. 아프리카에서는 4000~6000만 명이 말라리아에 감염된다. 해안 지역 주민 1000만명이 홍수 피해를 입는다. 북극곰 등 생물 15~40% 멸종.

섭씨 6도 상승하면?
2억 5000만 년 전의 지질 시대로 다시 돌아간다. 생물종 95% 이상 멸종.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이 시나리오는 유엔 정부간 기후 변화 패널(IPCC)에서 여러 기상학자들이 예측한 일입니다. 여기서는 2015년까지 평균 기온을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2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노력하고 이 섭씨 2도를 지구 온난화의 마지노선으로 정했습니다.

5. 지구 온난화의 주범 탄소를 잡아라

레벨 교수는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양을 측정하자는 제안을 최초로 한 과학자입니다. 그는 하와이의 마우나로아 관측대에서 1958년부터 매일 이산화탄소 양을 측정했습니다. 이산화탄소 양은 꾸준히 증가하였습니다. 이산화탄소는 온실 가스 중의 하나입니다.
지구를 온실처럼 감싸고 있는 온실 가스는 지구를 춥지도 덥지도 않게 보호하는 역할을 해 주었지만 온실가스의 증가로 온실 효과가 높아져 지구가 더워진다는 것이 지구 온난화의 주된 이론입니다.
온실 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1997년 여러 나라들이 모여서 발의한 것이 바로 교토의정서입니다. 미국, 유럽 연합, 일본, 러시아 등 선진 34개국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의무적으로 온실 가스 배출량을 1990년보다 평균 5.25 줄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요. 그런데 전 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의 28%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은 할당받은 7% 감축 약속을 지키지 못하겠다면서 2001년 탈퇴하고 말았답니다.

6. 위기는 기회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전세계에 알려 2007년 노벨 평화상을 탄 앨 고어는 『불편한 진실』이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위기는 곧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위험한 상황에서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할 기회를 갖게 된다는 것이지요.  
사람들은 이제 사탕수수나 옥수수로 가는 자동차, 전기로 가는 자동차를 만들어냈습니다. 아직 개발비가 많이 들고 연비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태양력과 풍력을 이용한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국가나 기업적 차원이 아니라 개인적 차원에서도 지구 온난화를 예방하려는 새로운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7. 내가 할 수 있는 일

『찌푸린 지구의 얼굴 지구 온난화의 비밀』(허창회 글/ 풀빛)을 보면 지구 온난화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나옵니다.
학용품, 옷, 신발 등 생활용품을 아껴 쓰고 오래 쓰기
걷기, 자전거 이용하기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하기
패스트푸드 덜 먹기
과식하지 말기
쓰레기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기
일회용품 사용 자제하기
비닐봉지 사용량 줄이기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의 플러그 뽑아놓기
백열등을 형광등으로 바꾸고 에너지 절약형 전구 사용하기
사용하기 않는 전등 끄기
가전제품 덜 사용하기
에어컨과 히터 적게 틀기(적정온도에 맞춰 사용하기)
적당한 물 세기로 짧게 샤워하기
양치할 때 컵 이용하기
겨울에 내복 입기
컴퓨터나 텔레비전 너무 빨리 신제품으로 바꾸지 말기
친환경 제품 사용하기
나무 심기, 화분, 정원 가꾸기
가족, 친구, 이웃에게 환경의 중요성 알리기
『최열 아저씨의 지구 온난화 이야기』(최열 글/ 도요새 펴냄)에는 기후 행동 달력이 나옵니다. 한 달만이라도 실천하고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기후 행동 달력

이런 일들은 너무나 흔해서 우리가 모르는 일들은 별로 없습니다. 그렇지만 의외로 잘 모르면서 아는 척 넘어가는 일들도 있습니다. 내가 과식하지 않고 음식을 적당히 먹는 것은 지구 온난화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또 패스트푸드를 먹지 않고 육식보다 채식을 권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이웃과 친하게 지내는 것은요?
지금까지 북극곰 한 마리를 통해 거꾸로 지구 온난화 문제에 접근해 보았습니다. 하나의 관심이 다른 영역으로 옮아가는 사고의 과정을 살펴보며 하나의 실천으로 이어지기까지 내 주변의 작은 일들을 잘 들여다보는 습관을 가지면서 이것들이 나와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 찾아보는 일은 중요합니다. 또한 머리가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작은 일이라도 직접 몸으로 실천에 옮기는 일이 더욱 중요합니다.  


* 선생님들을 위하여 - 또 다른 의견

지구 온난화를 바라보는 전혀 다른 관점도 있습니다. 지금 지구가 더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을 지구의 자연적 기후 변동 현상의 한 부분으로 보는 관점입니다. 프레드 싱거는 『지구 온난화에 속지 마라』라는 책에서 그린란드에서 채취한 빙하 코어로부터 예전 기후를 기원전 750년 ~ 기원전 200년경 로마 온난기 이전의 한랭기, 기원전 200년~ 기원후 600년 로마 온난기, 400년~ 900년 암흑기, 900년~1300년 중세 온난기, 1300년-~1850년 소빙하기, 1850년~ 현재 온난기로 나누어 약 1,500년마다 기후 변화가 반복된다고 말합니다.
그는 지구 온난화를 둘러싼 논란을 근거 없는 두려움이라고 일축합니다. 그리고 지구 온난화를 둘러싼 정치적, 경제적 움직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는 진정으로 지구와 인간을 위하는 환경주의가 무엇인가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지만 일독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