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도 지각 했습니다. 그런데 교실이 바뀌었더군요. 초등논술 32기 후배님들에게 정들었던 교실을 양보하고 늘 지나치면서 들어가보고 싶었던 '말살림 글살림'인가 이름은 정확하지 않지만 새로운 교실에서 수업했습니다. 32기 샘들을 보니까 처음 해오름을 노크했던 제모습도 떠오르고 32기샘들은 어떤 분들이 오셨나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마니샘은 늘 새롭게 많은 샘들을 만날 수 있어서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의 어떤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을 가지고 32기 샘들은 해오름으로 오셨을까요. 새롭게 펼쳐질 그들의 인연의 길이 우리31기 샘들처럼 아름답게 가꾸어지길 바랍니다.  
오늘은 특별히 김옥자샘을 해오름으로 인도하셨던, 전설로 전해오던 바른길을 찾아 몸소 실천하며 사시는 그분이 오셔서(성함이 생각나지 않아요) 같이 수업을 나누었고, 이 상순샘께서 너무나 감사하게도 우리들의 노래를 CD로 구워 오셔서 공짜로 나누어 주셨어요. 노래CD의 그림은 하정숙샘의 부군님께서 협찬하여 주셨답니다. 반장님께서는 주사위놀이판을 복사해서 나눠주셨구요. 은혜 베푸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여러 가지의 이유로 빠지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분들을 위해 가능한 자세히 수업내용을 전하려 노력하겠습니다.

수업의 시작은 이원수 시에 백창우님께서 곡을 붙여준 햇볕으로 시작했습니다.

                                        햇볕

                     햇볕-은     고와요     하-얀  햇볕은
                     나뭇잎에    들어가서   초록이  되고
                     봉오리에    들어가서   꽃빛이  되고
                     열매속에    들어가선   빨강이  되어요.

                     햇볕-은     따스해요    맑-은 햇볕은
                     온 세상을   골-고루    안아줍니다
                     우리-도      가-슴에   해-를 안고서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되어요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되어요

오늘은 크게 네 부분의 공부를 했습니다.
1.선그리기
2.옛이야기 들려주기
3.신화
4.빛그림 그리기

1.선그리기
  나선형(소용돌이)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나선을 그릴 때는 안에서 밖으로 소용돌이 치듯 나가는 선과 색을 달리하여 밖에서 안으로 소용돌이 치듯 들어오는 선을 그렸습니다.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선의 의미는 내가 세상 밖으로 나아가는 것이고,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선의 의미는 세상이 나에게로 들어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점액질과 우울질의 기질을 가진 사람은 나가는 선을 많이 그리면 좋고, 다혈질과 담즙질의 사람은 들어오는 선을 많이 그리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나선을 그릴 수 있는 달팽이 그리기 놀이가 좋답니다. 안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는 선을 그리는 동안에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과 나와의 관계를 확립해나간다고 합니다. 나가고 들어오는 선의 의미에서 승리와 폐배를 배우게 되는데 실폐의 경험을 겪어보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은 사회에서 실의를 겪게 되면 자살하는 율이 높아지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리드미나 포크댄스나 어른들의 경우에는 왈츠같은 춤을 통해서 오므라들었다 다시 늘었다 하는 나선형을 경험하는 것이 좋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놀이를 할 때에는 그 놀이나 행위가 주는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것보다는 그냥 놀이에 몰입하는 상태 즉, 놀이를 즐기기만 해도 주어지는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2.옛이야기 들려주기
구수한 사투리 버전으로 기대되었던 옛이야기 들려주기는 샘들이 설을 보내시느라 여유가 없었던 지라 잘 안이루어 졌습니다.
14강때 미리 시댁에 내려가시느라 수업을 못하셨던 임혜정샘께서 정성껏 부산 사투리로 ‘혹부리할배’를 정리하시긴 했는데 저희들에게 들려주시는 과정에서 경상도 사투리가 시도를 구분짖기어려운 형태의 입말로 전해짐에 당황하시며 얘기를 중단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제가 무식해서 용감하던 평소의 모습으로 어린 시절 들었던 검정되지 않은 ‘향이와느티나무’라는 계모의 흉계에 희생된 남매의 이야기를 귀신소리를 섞어가며 들려주었습니다.
옛이야기는 많이 들어본 사람이 이야기도 잘들려줄수 있다고 합니다.
옛이야기를 들려줄 때는 그 지방의 사투리로 들려주면 더 생생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어 좋습니다. 사투리가 가진 문화의 다양성으로 인해 표준어로 할 때보다 현장감이 더 느껴지고 정답게 느껴집니다. 구전되는 옛이야기는 전하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변형되어지긴 하나 원래 그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알맹이는 변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옛이야기는 왜 들려주는 것이 좋은가
옛이야기는 읽는 책이 아니라 듣는 책입니다. 그래서 아이가 혼자서 볼 때는 옛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착한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하기가 힘듭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착함과 악함이 동시에 들어있는 본성의 자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묘한 마음속의 갈등을 겪을 수가 있다고 합니다.
옛이야기는 아이의 귀에다 그저 전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아이의 의식의 전 존재에 대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가 가장 안정되어 있을 때 세상의 공포나 음모, 저주 ,모함 등에 노출되더라도 나는 안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할머니같이 아이를 안심시킬 수 있는 대상에게서 이야기를 전해 듣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옛이야기에는 모험과 기적, 인연과 응보, 우연한 행운, 세태와 교훈, 슬기와 재치, 풍자와 해학 등 인생의 밝은 쪽의 이야기도 있지만 유독 아이들에게 들려주기에 너무나 섬찟하고 잔인한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것은 인간의 세상을 미리 간접 체험해 봄으로써 인생의 깊이를 느끼고, 세상에 있을듯한 모든 것을 이야기 해 줌으로 인해 가상의 현실을 제공함으로써 인생의 예비경험, 철학, 도덕적 가치를 자신의 잣대로 자기 스스로 이야기를 듣는 과정 중에서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이랍니다.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감정의 분화를 일으키게 됩니다. 안정감속에서 무서움에 대한 예비연습을 통해 자신이 처해질지도 모를 상황들을 미리 대처해 나가는 연습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옛이야기에는 ‘세상에서 가장 힘센 사윗감’을 찾아 나서는 생쥐의 이야기처럼 세상을 다 돌아보아도 결국 자기 종족을 찾아 회귀한 대상은 강해진 나 자신이 됩니다. 궁극적으로 자기를 찾아가는 이야기인데, 여기서는 세상의 온갖 것을 경험하게 됨으로써 미숙했던 자아가 완성되게 되는 것입니다.
유독 옛이야기에 셋째 아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유도 가장 미숙하지만 자신의 운명에 회피적인 입장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대처함으로 인해 문제를 잘 해결하여 인정을 받게 되는 과정을 그리게 됩니다.
옛이야기는 너무 많은 것을 들려주는 것보다 한가지 이야기를 한번에 다 해주지지 않고 다음날 다시 연결해서 들려주는 형태가 좋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따라 선별해서 들려주는 것이 좋은데, 1 2 3학년 정도의 아이들에게는 방구이야기나 단순한 선악의 대결구도가 담겨있는 이야기가 좋고, 3-4학년 정도의 아이에게는 ‘오늘이’같이, 어느날 들판에 버려진 아이를 통해서 자기의 운명을 개척하는 이야기가 좋으며, 5-6학년의 아이들에게는 ‘구렁 덩덩 신선 비’와 비슷한 ‘문도령과자청비’(?)같이 해서는 안 되는 금기사항의 것이 등장하고, 자신에 의해서이든지, 남에 의해 깨뜨려진 금기로 자신이 고난을 받을 수도 있으며, 그 고난으로 인해 세상 속으로 모험과 개혁을 떠나 신과 같은 마음을 얻게 됨을 알게 하는 이야기가 좋으며, 부모로부터 떨어지려는 사춘기의 아이들에게는 ‘바리대기 이야기’처럼 부모에게서 버려진 아이의 심정을 느껴보고, 부모에게서 버림 받았던 아이일지라도 나중에 부모에게 효도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야기가 좋습니다.
책을 읽어주는 것은 아이를 마주 대할 수 없으나 옛이야기는 아이와 서로 눈을 마주 보면서 할 수 있다는 점이 또한 무엇보다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3. 신화
신화는 사람이 태어난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사대문명의 발생지에서는 사람을 흙으로 빚었다고 하였으나 우리나라는 문화가 문명국에서 전해 들여온 것이기 때문에 문명의 발상지가 아니라 사람의 근원이 덜 근원적이고, 이미 진화된 생명체인 벌레의 형태를 이루게 됩니다(‘미륵님’에 나오는 금벌레 은 벌레). 여기서의 벌레는 진화된다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신화에서는 혼돈의 상태에서 세상이 질서를 잡아가는 상태로 진화를 하게 되는 데 인간은 스스로의 혼돈에서 질서를 잡아가는 과정으로 자기 중심성을 갖게 됨을 신화를 통해서 알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신화는 그냥 들려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부로 신화수업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신화에 대해서 아직도 잘 정리가 되지 않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잘 요약하지 못한 느낌이 듭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누군가 고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4.빛 그림(습식 수채화) 그리기

*준비물: 도화지 크기의 송판(두께 1cm정도) 2장, 도화지 크기를 적실 수 있는 큰 통, 투명 컵4개, 스포이트, 작은 수건, 머메이드지 B4정도의 것 2장과 도화지 크기의 것 1장, 투명한 병(선물용으로 작은 사이즈의 여러 개 들어있는 당근주스 병 같은 것 활용)4개, 수채화 물감 4가지 색-레몬 옐로우1(연노랑), 퍼머넌트옐로우디프(진노랑), 울트라머린(연파랑), 프로시안블루우(진 파랑), 넓적한 수채화용 붓, 스펀지, 붓을 씻을 물통과물


*만드는 법
a. 먼저 투명 유리병에 물1컵 정도와 0.4온스 정도의 수채화 물감을 넣어 농도를 희석시켜둡니다. 이때 필요한 4가지 색을 각각 다른 병에 똑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둡니다(한 사람의 분량으로 만들려면 각각의 색마다 스포이트로 세 번 정도의 양이면 충분하기에 희석시킨 물감은 많이 만들지 않아도 될듯합니다)

b. 물을 받아둔 큰 통에 B4정도의 종이(사이즈는 도화지 크기 정도가 좋을듯하나 우리는 준비된 것을 그냥 사용함)를 적셔서 우둘투둘한 종이의 앞면이 위를 보게 해서 준비된 송판에 판판하게 붙입니다. 이때 종이가 송판에 완전히 밀착을 해서 굴곡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돕기 위해 스펀지를 물에 적셔서 종이 위를 한번 문질러 주는 것이 좋습니다.

c. 노랑색 경험
노랑은 태양의 색을 나타냅니다. 빛이 없어 깜깜하던 세상에 노랑색이 내려와 하늘을 이룹니다. 나와 물과 노랑물감이 만납니다.
나에게로 다가오는 노랑의 모습을 나타내기 위해 먼저 희석한 연한 노랑색을 수채화용 납작한 붓으로 종이에 약간의 여백을 두면서 골로루 펴 바릅니다. 색의 농도 조절은 붓으로 물을 적셔가면서 합니다.
이 워싱작업이 끝나면 물이 마르기 전에 바로 진한 노랑색을 덧 입힙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데로 붓을 움직이면 됩니다. 어떤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색을 다 입히고 나면 자신이 표현한 노랑을 계속 들여다 봅니다. 어떤 느낌이 드는가? 따뜻하다. 꿈같다. 행복함, 고집스럽다. 변덕이 심하다. 지겹다. 샘들이 한마디씩 느낌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렇다면 노랑색이 아이라면? 밝다. 통통 뛰고, 산만하다. 장난꾸러기이지만 밉지가 않다. 상처를 쉽게 받는다. 무생물과도 대화를 나눌 것 같다라는 샘들의 말씀.
이 세상이 전부 노랗다면? 너무 눈부셔 못 볼 것 같다. 어지러울 것 같다.
그렇습니다. 노랑색은 어딘가 도망가려 하고 밖으로 달아나려는 아이 같고 어디론가 방사되려 하고 분출되려 합니다.
그렇다면 노랑이 친구를 불러 온다면 그 색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파랑입니다.

d. 파란색 경험
붓을 깨끗이 씻고 물통의 물을 깨끗이 갈고 송판지에 새로운 종이를 물에 적셔 붙인 다음 연한 파랑부터 워싱작업을 합니다. 그 위에 진한 파랑을 입힙니다. 종이에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골고루 펴 바릅니다.
그렇다면 이제 파랑을 계속 들여다 볼까 무엇이 느껴지나?  죽음, 그냥 머물고 싶어진다, 가라 안고 싶다, 정착.  
그렇습니다. 파랑은 자아로의 침잠. 안으로 들어오는 색입니다. 노랑은 세상으로의 방출이지요.
그렇다면 에너지를 느끼게 하는 색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빨강입니다. 피, 심장, 생명의 에너지를 이루는 고정되어 있는 색이지요.
노랑과 파랑의 방출과 가라앉음이 섞여서 생명의 색을 이루게 됩니다. 초록이지요. 초록은 식물의 색이기도 하지요. 노랑과 파랑이 만나 생명을 이루게 되는 것이지요.

e. 큰 도화지를 물에 적셔서 송판지에 붙여 연한노랑으로 워싱을하고 파랑과 노랑이 만나는 생각을 다양한 이미지로 떠올려봅니다. 들판에 꽃이 피어 있다거나 초록색 잔디밭이라든가 라벤다가 피어있는 들판이나 어떤 영상을 상상하며 파랑과 노랑을 만나게 합니다. 그러나 어느 선에서 절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너무 많이 붓을 움직이면 너무 둔탁한 그림이 되게 됩니다.

(빛 그림 그리기에 도움을 주는 책)
아이들과 함께 그림 그리기(프레야 아프케)’
색체의 본질(루돌프슈타이너)- 이 책은 너무 어려우니 읽지 말라고 하십니다.
색체론(괴테)

<다음시간의 준비물>
이 세상을 아름답고 따뜻하게 느끼게 해주는 그림책과 이 세상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 가져오기

<다음시간의 숙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낱말을 떠 올리면서 빛 그림 그려오기 (그 낱말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 낱말이 주는 느낌을 표현하는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