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강산에서 봄을 맞다
- 해오름 어린이 살림학교 들공부

이연희 해오름 어린이 살림학교 교사

겨우내 짙은 갈색의 칙칙한 산은 노란색을 시작으로 봄을 알립니다.
생강나무는 꽃이 피고 나서 한 달이나 지나야 잎이 나옵니다. 잎보다 먼저 꽃을 피우는 생강나무는 멀리서 보면 노란 점을 찍어 놓은 듯한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꽃잎이 엄지손톱만한 꽃이 7∼15개씩 모여서 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봄을 알리는 노란 전사는 또 있습니다. 산수유와 개나리, 들판의 꽃다지와 양지꽃 등이 그렇지요. 노란색으로 시작한 봄은 분홍빛의 진달래로 물들고 점차 흰색의 목련, 냉이꽃이 산과 들판을 화사하게 만들어갑니다. 푸름을 간직한 상록수 말고는 거무튀튀하던 산의 나무들도 빛깔이 조금씩 밝아지고 새순이 돋는 가지는 연한 풀색에서 차츰 풀빛이 짙어집니다.
아이들도 새학기를 시작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합니다. 새로운 친구가 생기고 옛친구를 다시 만나고 새로운 환경에 차츰 적응해 갑니다.  
해마다 들공부 프로그램이 바뀌기는 하지만 '자연체험'이라는 큰 틀을 두고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몇 해째 계속 오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려니, 살림학교가 아이들에게 한 학기 또는 몇 해 동안 다니면서 친구와 선생님들을 만나러 가는 곳이 되어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어서 좋다는 아이들도 있고, 자연 속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 진짜 희열을 느끼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일요일 아침 일찍 부지런을 떨고 부스스하게 나온 아이들은 하루동안의 새로운 만남에 훌쩍 커 버린 자신을 안고 돌아갈 때는 자기가 경험한 새로운 세상을 알리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얘기를 하며, 집으로 돌아가서 일기에 옮겨 적으며, 다음날 학교에 가서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되새김질을 합니다.  
겨우내 생장을 잠시 멈추었던 나무들은 봄이 되면 기지개를 켜듯 땅에서 물을 끌어들이고 따뜻한 햇빛을 한아름 받아 넣습니다. 겨울준비를 위해 잎을 떨군 가지에는 새순이 돋아 파릇파릇합니다. 사람들에게 봄이 왔음을 알리고 희망찬 새걸음을 시작하라고 합니다. 끊임없이 우리에게 말을 합니다. 또 나무도 숨을 쉬고 살아가는 존재이고 같이 살아가는 생명체임을….
어른들은 살아가기에도 바쁘다는 구실로 외면하는 봄나무들의 외침을, 아이들은 들공부를 통해 봄의 향기를 맡고 나무도 숨을 쉰다고 몸으로 느끼고 돌아갑니다. 다른 이들과 함께 배우면서 아이들은 또한 더불어 사는 삶을 배웁니다. 그러나 진솔하게 몸으로 배우고 가는 아이들은 도심으로 들어가는 순간 자신의 깨달음을 외면당하게 됩니다. 자신이 원하든 원치않든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여러 학습거리들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들공부의 목적을 '스트레스 해소'라고 말하고 들판에서 뛰놀지만, 돌아가서는 들공부에서 신기하게 보았던 냉이와 꽃다지가 아파트 화단에 피어있어도 눈여겨볼 여유가 없는가 봅니다. 물론 들공부에서 배운 것을 엄마에게 늘어놓고 지나가는 길마다 보는 꽃들에 관심을 갖는 아이들도 많이 있지만요.  

아이들이 커나가면서 살림학교도 새 단장을 했습니다.
그동안 작은 꽃이 새로 피어난 걸 보고 봄을 느끼고 생명이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는 들공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형식적인 관찰일지 쓰기보다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두게 되었습니다. 좀더 나아가 따뜻한 눈으로 생명체를 자세히 관찰하는 눈을 기르고, 그런 습관이 아이들의 생활 속에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좀 더 체계적으로 도와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회원에 따라 주제도 다르게 꾸리고 운영도 새롭게 하려고 꼼꼼하게 들공부를 준비했습니다. 기존에 계속 다녔던 아이들은 정회원으로, 새로 온 신입회원들은 준회원으로 나누어 받았습니다. 정회원은 그동안 여러 자연체험을 통해 얻은 것을 바탕으로 '곤충 관찰'이라는 한 주제로 집중하여 스스로 큰 틀거리를 만들어 가며 체험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보려고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학습 위주로 흐르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지만 교사들의 세심한 배려를 바탕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찾아가게 해보려고 합니다.
또한 준회원들은 여러 다양한 자연체험을 통해 그동안 갇혀 있던 자신의 감각을 깨우고 새로운 생명체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껴보고 내가 알지 못했던 세계에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게 하려고 합니다. 이제 몇 년째 들공부를 하다보니 교사들은 아이들만 봐도 몇 년차인지 알겠다는 우스개 소리를 합니다. 서당개 삼년에 풍월을 읊는다 했던가요? 가야할 곳과 가지 말아야 할 곳과, 해도 되는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을 아이들은 몸으로 느끼는 듯 합니다. 어느 정도는 알아서 한다고 하면 되겠지요. 그런데 들공부에 처음 온 아이들은 밖으로 나온 들뜬 기분에 안정이 안되고 무엇을 봐도 마냥 신기해 합니다. 혼자서 산책을 하는 아이도 있고 선생님 곁에 바싹 붙어 절대 떨어지지 않는 아이들도 있지요.

그 준회원 첫 들공부를 지난 3월 30일에 강화도 진강산으로 다녀왔습니다.
집에서만 갇혀 산 듯 아이들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토끼처럼 깡총깡총 뛰어다니기만 합니다. 선생님이 소리쳐 불러도 앞서 가기만 합니다. 산이 자기를 부르는 듯 선생님의 설명이 체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은 벌써 앞지르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모둠을 나누고 인사를 한 뒤 오솔길을 따라가며 쑥, 냉이, 꽃다지, 엉겅퀴, 양지꽃, 가락지 나물, 노루발풀, 짚신나물 등 풀들의 이름을 배우고 산을 올랐습니다. 진강산 꽃지도를 손에 들고 꽃지도에 나와 있는 꽃들을 보물찾기하듯 찾아보고, 꽃지도에 없는 꽃들을 보면 그 특징도 적고 그림도 그리면서 강화도가 한 눈에 들어오는 야트막한 산 중턱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왔습니다. 두 시간도 안 걸리는 곳인데 아이들은 다리가 아프다고 난리입니다. 신입회원이라 저학년이 거의 3분의 2를 차지해서 천천히 갔는데도 허걱대는 아이가 많았습니다.
잎이 두 개인 우리나라 소나무인 적송과 잎이 세 개인 미국 소나무인 리기다 소나무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산 중턱쯤 가니 진달래가 활짝 피어 있어 꽃잎을 먹어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향긋하다는 아이도 있고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는 아이도 있고, 꽃을 먹는다는 말에 눈이 휘둥그런 아이의 표정에 다들 한바탕 웃기도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서는 집 주변에서 철쭉을 꼭 보고 오라고 했습니다.
산 깊은 곳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뒤로는 산이 꽤 높아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굴참나무를 제외하고는 많은 종류의 참나무류를 볼 수 있었습니다. 겨울 내내 가지 끝에 매달려 있는 떡갈나무잎와 갈참나무잎과 산 중턱의 갈참나무의 도토리는 마치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기라도 한 듯 한 겨울을 그렇게 붙어있었습니다. 모진 추위와 비바람에도 어떻게 그렇게 붙어있을 수가 있지? 아이들은 마냥 신기해하기만 합니다.
모둠교사들이 모둠별로 아이들을 데리고 산행을 하며 그냥 눈으로 보기도 하고, 눈으로 보기 힘든 개암나무의 암꽃과 그령의 참깨만한 꽃은 10배 확대경으로 자세히 보게 하였습니다. 산국의 풀잎을 뜯어서 먹어 맛을 보고 생강나무 꽃의 냄새도 맡아보고, 따끔따끔한 엉겅퀴의 가시도 만져보고, 꽃다지의 푹신푹신한 털도 만져보고 그야말로 오감을 이용해 식물을 관찰했습니다.  
산에 다녀와서는 점심을 먹고 봄나물을 캐러 갈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때 바깥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리고 아이들이 뛰어들어왔습니다. 원두막이 한 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다쳐 한 여자아이가 울면서 들어왔습니다. 아이들은 다들 놀래서 긴장이 되고 자세히 보니 이가 빠져있었습니다. 다행히 흔들거리는 젖니가 빠진거라 크게 걱정은 안되어도 아이를 응급실에 데리고 갔습니다. 들공부를 그렇게 많이 다녀봐도 사고 한 번 안 났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별별 생각이 다 나더군요. 항상 주의를 하고 또 하고 했는데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 일어나니 맥이 쭉 빠졌습니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라 금방 수습이 되고 뒤의 프로그램은 차분히 진행되었습니다. 해마다 다닌 김정택 목사님 뒷밭에서 냉이를 캐고 쑥을 뜯었습니다. 봄나물 캐는 처녀마냥 옹기종기 모여 앉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비닐봉지 하나 가득 쑥을 뜯었습니다. 엄마가 국을 끓여 주실까? 오늘의 메뉴는 쑥 된장국. 저마다 한 마디씩 하고 가방 하나가득 쑥을 챙겨 넣으면서 흐믓해 합니다.
시간이 좀 여유가 있었으면 처음 온 아이들과 다같이 인사도 나누고 살림학교에 대한 얘기도 나누려고 했는데 다음으로 미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정회원이나 준회원 모두 각기 떨어진 들공부 프로그램이 아니라 계속 연속적으로 이어지듯 앞서 한 내용을 아이들과 다시 확인하고 집 주변에서 본 것들과 학교에서 배운 것 등 아이들의 생활과 연관지어 스스로 배우게 하려고 합니다. 풀꽃의 이름을 하나라도 기억하고 반갑게 그 이름을 불러주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에 살림학교 교사들이 함께 하겠습니다.
  
♧ 진강산에선 어떤 나무들이 봄을 맞이하고 있을까요?

1. 소나무
소나무는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는 늘푸른 바늘잎나무다. 바늘잎은 보통 두 개씩 모여서 난다. 어린 나무와 잘 자란 나무에서는 세 개씩 모여 나기도 한다. 5월 중순에 한 나무에서 암꽃과 수꽃이 햇가지에 핀다. 솔방울은 꽃이 핀 뒤 이듬해 가을에 여문다. 솔방울이 여물면 벌어지면서 씨앗이 떨어진다. 씨에는 날개가 있어서 바람에 날아간다. 키는 20∼40m쯤 자란다. 줄기는 구불구불하기도 하고 곧게 자라기도 한다. 나무 껍질은 붉은 밤색이고 거북 등처럼 갈라지면서 떨어진다.
소나무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자란다. 모래땅이든 진흙땅이든 땅을 가리지 않고 잘 자란다. 다만 햇빛이 잘 드는 곳이어야 한다. 기름진 땅에서 볕을 알맞게 받으며 자란 소나무는 줄기도 굵고 곧게 자라서 기둥감으로 된다.
봄이 되면 소나무에 물이 오른다. 물 오른 소나무 껍질을 벗기면 연한 속껍질이 나온다. 이것을 '송기'라고 한다. 송기를 씹어서 단물을 빨아먹는다. 5월이 되면 수꽃의 꽃가루인 송화가 바람에 날린다. 송화를 모아 꿀과 설탕을 넣어서 다식을 만든다. 솔잎도 먹는데 그냥 먹기도 하고 가루를 내서 먹기도 한다. 추석에는 솔잎을 따다가 시루에 깔고 송편을 찐다.

2. 리기다 소나무
리기다 소나무는 미국에서 들여왔다. 한 다발에 세 개씩 나서 세잎 소나무라고 한다. 리기다 소나무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추위에도 잘 견디고 병충해를 잘 입지도 않는다. 잘 자라고 나무 모양도 좋아서 비늘잎은 진한 풀색인데 빽빽하게 붙어서 더 진해 보인다. 나무 껍질은 붉은 밤색이다. 소나무보다 더 거칠고 깊게 갈라진다.

3. 생강나무
겨울에 잎이 지는 작은키나무다. 키는 3m쯤 되며 가지는 드물게 갈라졌다. 줄기 껍질은 잿빛 갈색이고 매끄럽다. 작은 가지에는 털이 없다. 가을에 노랗게 단풍이 든다. 이른 봄에 잎이 나기 전에 노란 꽃이 핀다. 자잘한 꽃이 7∼15개씩 모여서 피는데 보통 암수딴그루다. 꽃이 필 때 짙은 향내가 난다. 잎은 어긋나게 붙고 넓적하면서 두텁다. 얕게 세 갈래로 갈라진 것도 많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가을에 둥근 열매가 검게 익는다.
생강나무는 잎과 가지에서 생강 냄새가 난다. 잎을 살짝 비비면 향긋한 생강 냄새가 난다. 그래서 이름도 생강나무다. 생강나무는 산에서 자라는 나무다. 이른 봄에 산 속에서 가장 먼저 노란 꽃을 피운다. 열매는 기름을 짜서 쓰는데 동백 기름과 비슷하다. 동백나무가 자라지 않는 추운 북부 지방에서는 생강나무를 동백나무라고 했다. 생강나무에서 짠 기름도 동백 기름이라고 하고 동백기름처럼 머리에 바르는데 흰 머리가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등잔 기름으로도 쓴다.

4, 아까시나무(아카시아)
겨울에 잎이 지는 큰키나무다. 큰 것은 20m가 넘도록 자라는 것도 있다. 줄기는 곧게 자란다. 줄기 껍질은 잿빛이 도는 검은 밤색인데 세로로 깊이 터진다. 어린 줄기와 가지에는 큰 가시가 있다. 잎은 어긋나게 붙는데 쪽잎 7∼19장으로 이루어진 겹잎이다. 이른 여름에 향기가 진한 휜색 꽃이 많이 모여서 아래쪽으로 핀다. 꼬투리 열매 속에 씨가 여러 알 들어 있다. 초가을에 검은 밤색으로 여문다.
1950년대 우리 나라 산에는 나무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큰 비가 조금만 내려도 강이 넘쳐서 논밭과 집이 물에 잠기곤 했다. 이 때 아까시나무를 리기다소나무, 족제비싸리, 사방오리나무와 함께 산에 심었다. 아까시나무는 나무가 없는 메마르고 거친 땅에서 잘 자라서 금세 산을 푸르게 했다. 잎은 토끼나 염소나 소를 먹이고 가지는 땔감으로 쓰고 나무는 단단해서 목재로 썼다.

5. 키버들(고리버들)
겨울에 잎이 지는 떨기나무다. 높이는 1∼2m쯤 된다. 가지 색깔은 누런색, 붉은색, 밤색 여러 가지가 있다.
잎은 가기에 마주 붙거나 3개씩 돌려 붙는다.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거나 매끈하다. 잎 앞면은 진한 풀색이고 뒷면은 희다. 꽃은 3∼4월에 잎보다 먼저 피거나 같이 핀다. 암꽃과 수꽃에 털이 있다. 열매는 5월에 여문다.
키버들은 개울가나 축축한 땅에서 무성하게 자란다. 줄기 껍질을 벗겨서 고리나 키를 만든다.

6. 물오리나무(산오리나무)
겨울에 잎이 지는 큰키나무다. 키는 6∼20m에 이른다. 나무 껍질은 밤색이며 거칠게 갈라진다. 잎은 어긋나게 붙고 둥글다.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3월에 꽃이 피며 암꽃과 수꽃이 한 그루에 같이 핀다. 10월에 열매가 여문다.
산에서 만나는 오리나무는 물오리나무가 많다. 물오리나무는 뿌리흑박테리아가 있어서 빨리 자라고 땅을 기름지게 한다. 물오리나무 목재는 그릇이나 농사 연장을 만들고 조각을 하는 데 쓴다. 불땀이 좋아서 숯아나 땔감으로도 좋다. 열매와 나무 껍질은 가죽을 부드럽게 하거나 옷감에 누런 갈색 물을 들일 때 쓴다.

7. 철쭉나무
겨울에 잎이 지는 떨기나무다. 키는 2∼5m이다. 줄기는 곧게 자라며 가지를 많이 친다. 가지는 어릴 때는 풀빛이었다가 잿빛으로 바뀐다. 봄에 잎과 꽃이 함께 난다. 잎은 가지 끝에 다섯 장쯤 모여서 난다. 둥글고 넓으며 달걀꼴이다. 꽃은 한 가지 끝에 2∼5송이가 모여 달린다. 꽃잎 끝이 다섯 갈래로 벌어진 통꽃이다. 꽃잎 안쪽에 자줏빛 점이 있다 여름과 가을 사이에 열매가 여문다.
꽃이 진달래와 비슷하지만 따 먹으면 안된다. 독이 있어서 먹으면 떼굴떼굴 구를 만큼 배가 아프기 때문이다. 그러면 얼른 쌀뜨물을 먹이고 병원에 가야 한다. 이처럼 철쭉꽃은 먹을 수 없는 꽃이라고 개꽃이라고 한다. 도시에서는 뜰이나 공원에 많이 심는다. 화분에 심어 가꾸기도 한다. 꽃집에서 화분에 심어 파는 철쭉나무는 산에 나는 것이 아니라 일본에서 들여온 왜철쭉이 많다. 왜철쭉은 빛깔이 물감으로 칠한 듯 붉고 진해서 꼭 만든 꽃처럼 보인다. 우리 나라 철쭉은 좀더 부드러운 분홍빛을 띤다.

8. 진달래
진달래는 양지바른 산기슭에서 자란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기 때문에 한창 필 때는 산자락이 붉게 보인다. 진달래꽃은 먹을 수 있어서 참꽃이라고 한다. 줄기는 잿빛이고 가지는 풀빛이다.꽃은 가지 끝에 두세 송이씩 모여서 핀다. 한송이만 피기도 한다. 꽃은 윗부분이 다섯갈래로 갈라졌다. 잎은 어긋나게 붙고 타원꼴이다. 가을에 열매가 검은 밤색으로 여물고 다섯 조각으로 갈라진다.  진달래 잎은 말려서 약으로 쓴다.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멈추며 천식을 낫게 한다.

9. 인동덩굴
겨울에 잎이 지는 떨기나무다. 줄기는 덩굴지며 옆에 자라는 나무나 울타리를 타고 자란다. 줄기는 붉은색이고, 어린 가지에는 연한 밤색 털이 있다.
잎은 마주 나고 타원꼴이다. 앞면은 풀색이고 뒷면은 연한 풀색이다. 꽃은 늦은 봄과 여름 사이에 피는데 한 자리에서 두 개씩 난다. 처음 필 때는 흰빛이다가 조금씩 누른빛으로 바뀐다. 둥그스름한 열매가 가을에 붉은빛이나 검은빛으로 여문다.

10. 개암나무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서 진달래, 싸리나무 같은 떨기나무들과 함께 자란다. 개암나무 잎은 땅에 떨어지면 잘 썩어서 메마른 땅을 기름지게 한다. 열매는 먹을 수 있다. 몸을 튼튼하게 하고 소화가 잘 되도록 돕는다. 열매는 기름도 짜는데 맛도 좋고 향기가 좋다. 잎이 어긋나게 붙는다. 끝이 크게 여러 갈래로 갈라지고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이다. 잎에 자줏빛 무늬가 있는 것이 많다. 이른 봄에 잎보다 먼저 암꽃과 수꽃이 한 그루에 같이 핀다. 가을에 단단하고 둥근 열매가 여문다. 나무껍질은 어두운 잿빛이다. 나뭇가지에는 밤색 털이 빽빽이 있다가 없어진다.

11. 상수리 나무
상수리나무는 마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참나무다. 굴참나무처럼 봄에 꽃이 피고 이듬해 가을에 도토리가 익는다. 도토리가 많이 달리지는 않지만 알이 크고 가루가 많이 나온다. 목재는 단단하고 썩지 않는다. 잎은 어긋나게 붙고 좁고 긴 타원꼴이다. 잎 가장자리에 바늘 모양으로 톱니가 있다. 잎에 윤기가 있고 풀색이다. 5월쯤에 꽃이 핀다. 도토리는 이듬해 가을에 익는다. 도토리집(각두)은 절반쯤까지 씌워져 있도 꼭지가 없다.

12. 굴참나무
낮은 산에 많다. 불이 난 곳이나 자갈밭에서 자란다. 나무껍질이 두꺼워서 다른 나무가 살지 못하는 메마른 땅에서도 잘 산다. 알이 굵고 가루가 많이 나온다. 굴참나무는 자라면서 줄기에 폭신폭신하고 두꺼운 껍질이 생겨난다. 점차 코르크질이 발달하고 두꺼워지고 깊게 터지면서 검은색을 띠게 된다. 껍질은 가볍고 탄력이 있으면서 공기나 물이 새지 않고 열을 전하지 않는다. 그래서 껍질로 병마개나 낚시지를 만든다. 굴참나무는 껍질을 벗겨도 새로 껍질이 나서 안 죽는다. 산골마을에서는 두꺼운 굴참나무 껍질을 벗겨서 지붕을 인다. 이것을 굴피집이라고 한다. 잎은 길쭉하고 가장자리에 가시같은 톱니가 있다. 앞면은 풀색이고 뒷면은 털이 많아서 희게 보인다. 꽃이 핀 이듬해에 도토리가 익어 떨어진다. 도토리는 둥글고 도토리집은 꼭지가 없다.

13. 떡갈나무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라는데 강가나 산자락처럼 낮은 곳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참나무 중에서 가장 잎이 크고 도토리도 커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나무 밑둥에서 가지를 여러 갈래로 뻗은 작은 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도토리가 커서 가루가 많이 난다. 도토리로 밥, 묵, 엿, 떡, 빈대떡, 국수 같은 것들을 해먹는다. 나무껍질은 굳고 두꺼우며 어두운 잿빛이다. 줄기는 어릴 때는 매끈하다가 나이가 들면서 갈라지고 울퉁불퉁하게 된다. 잎은 어긋나게 붙는데 가지 끝에 붙는 잎은 여러 개가 모여 붙는다. 잎자루는 굵고 짧아서 거의 없다시피하다. 잎 뒤에는 털이 나 있다. 꽃은 5, 6월에 피는데 암수 한 그루다. 열매는 꽃이 핀 그 해 가을에 여문다.

14. 갈참나무
갈참나무는 산골짜기 기름진 땅에서도 자라지만 평지에서도 잘 자란다. 나무껍질은 딱딱하고 갈라진다. 묵은 가지는 잿빛 밤색이다. 갈참나무 잎은 가을에 누런 빛으로 단풍이 들고 늦게까지 달려있다. 잎은 길쭉하고 반질반질 빛나고 타원꼴이고 끝이 뾰족하고 짧은 잎자루가 있다. 잎 가장자리는 물결처럼 생긴 톱니가 있다. 잎 앞면은 진한 풀색이고 잎 뒷면은 잔털이 있다. 다. 도토리집은 종지 모양으로 무늬가 세모꼴인데다 촘촘히 모여 붙어 있어 다른 참나무와 다르다.

15. 졸참나무
졸참나무는 축축하고 그늘진 산기슭이나 골짜기에 많이 난다. 졸참나무 도토리는 대추씨보다 조금 크다. 가을에 다른 참나무보다 늦게 도토리가 열린다. 잎도 참나무 중에서 가장 작다. 잎은 작지만 나무는 다른 참나무 못지 않게 굵고 크게 자란다. 나무껍질은 붉은 빛이 도는 검은색인데 겉에 연한 풀색 무늬가 있다. 처음에는 매끈하지만 차츰 얕게 터지면서 거칠어진다. 잎은 긴 타원꼴이다. 끝이 뾰족하고 밑은 둥그스름하다.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톱니가 있다. 앞면은 짙은 풀색이고 뒷면은 옅은 풀색이다. 도토리집은 얕고 작으며 테두리도 없다. 열매는 잘고 길쭉하다.

16. 신갈나무  
우리나라 산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참나무다. 잎은 떡갈나무와 비슷하다. 신갈나무만 무리지어 자라기도 하고 다른 나무들과 섞여서 자라기도 한다. 추위에도 잘 견디어서 높은 산에도 있고 북쪽으로 올라가면서도 숲을 이루며 잘 자란다. 다른 참나무보다 도토리가 일찍 열고 많이 달린다. 나무 껍질은 딱딱하고 잿빛 밤색이고 거칠게 튼다. 굵은 가지를 많이 친다. 잎은 가지 끝에 모여 붙고 타원꼴이다. 잎자루가 매우 짧다. 잎 가장자리는 물결 모양으로 얕게 갈라진다. 상수리나무와 달리 꽃이 핀 그  해 가을에 도토리가 여문다. 도토리는 둥그렇고 도토리집은 종지 모양이다.

<참나무과 비교>

도표


♧ 진강산에 어떤 나물이 있는지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아요.

1. 봄에 나는 나물 꽃다지
봄볕이 쬐는 들판 곳곳에 꽃다지가 자라난다. 꽃다지는 낮은 산과 들, 길가나 밭에서 자라는 두해살이풀이다. 달래와 냉이와 함께 봄에 뜯어먹는 나물이다. 꽃다지는 늦가을에 보리가 싹틀 때 함께 돋아나 겨울을 난다. 망초나 달맞이꽃, 냉이처럼 뿌리잎을 방석 모양으로 땅에 찰싹 붙이고 겨울을 난다. 뿌리잎은 뿌리에 겹겹이 붙어 있는 잎을 말한다. 봄볕이 따뜻해지면 잎과 줄기가 자라 오른다.
잎과 줄기에는 보송보송한 털이 잔뜩 나 있다. 줄기가 곧게 자라고 다 자라면 30㎝가 넘는 것도 있다. 줄기에서 나는 잎은 뿌리잎과 달리 어긋나게 붙는다. 5∼6월에 줄기 끝에서 노랗고 자잘한 꽃이 다닥다닥 피어난다. 꽃 하나를 자세히 살펴보면 배추꽃처럼 꽃잎이 네 장씩 십자꼴로 붙어 있다. 꽃이 진 자리에는 납작한 열매가 맺는데 속에는 밤색 씨앗이 들어 있다. 꽃다지 열매를 씹어 보면 매운 맛이 난다. 꽃다지의 어린 잎이나 줄기는 살짝 데쳐서 먹는다. 말린 씨앗은 기침약이나 오줌 내기 약으로 쓴다. 또 부스럼이 났을 때 꽃다지 씨를 달여서 마시거나 몸을 씻으면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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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들판 여기저기에 있는 쑥
쑥은 산과 들의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 나라 들판 어디든 쑥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흔한 풀이다. 줄기는 곧게 자라고 다 자라면 높이 1m가 넘게 자란다. 줄기는 거미줄 같은 털로 덮여 있다. 앞쪽은 초록색이고 털은 거의 없지만, 뒤쪽은 솜털 때문에 하얗게 보인다. 가을에 줄기와 가지 끝에서 자잘한 황토색 꽃이 다닥다닥 피어난다. 쑥은 이른 봄부터 새싹을 뜯기 시작하여 초여름까지 잎을 뜯어 먹는다. 어린 쑥이나 쑥잎은 국을 끓여 먹고, 쌀가루나 밀가루와 함께 쪄서 떡도 해 먹는다. 또 대궁째 베어 말려서 약으로 달여 먹기도 한다. 생숙을 짓찧어서 상처 난 데 붙이기도 한다. 쑥은 상처를 소독해 주고 잘 아물게 해 준다. 쑥대를 베어 모깃불을 지피기도 한다. 약으로 쓰는 쑥은 강화도에서 나는 것을 제일로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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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양지바른 들판 밭두렁에서 자라는 냉이
냉이는 햇빛이 잘 드는 들이나 밭, 밭둑이나 길가에서 자라는 두해살이 풀이다. 가을에 싹이 터 뿌리잎을 땅에 바싹 붙이고 겨울을 난 다음, 봄이 되면 줄기를 내면서 쑥쑥 자란다. 4, 5월에 줄기 끝에서 하얀 꽃을 피운다. 냉이는 된장국을 끓이거나 콩가루를 무쳐 냉잇국을 꿇이거나 나물로 무쳐 먹는다. 냉이는 독특한 향기가 있어서 이른 봄에 입맛을 돋우러 준다. 봄이 되면 몸이 나른해지고 잠이 많이 오는데 이럴 때 냉이를 많이 먹으면 한결 덜해진다. 냉이는 옛날부터 눈을 밝게 하고 위를 튼튼하게 해 주는 약으로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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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짚신나물
짚신나물은 야산이나 길가, 들판 등에 흔히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전체에 거친 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며 크기가 고르지 않고 톱니가 있다. 짚신나물은 암 치료에 효과가 탁월하다. 짚신나물은 예부터 민간에서 지혈제로, 또 설사를 멈추게 하는 약으로 더러 써왔다.

5. 엉겅퀴
산기슭이나 들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잎가에 예리한 가시가 있고 잎 뒷면에 백색 솜털이 많다. 꽃은 모두 통꽃이고 진한 자줏빛이다.
엉겅퀴는 쓸모가 많다. 어린 잎은 나물로 무쳐 먹고 자란 뒤에는 약으로 쓴다. 나물로 먹을 때는 살짝 데쳐서 우려 낸 다음에 먹어야 쓴맛이 없어진다. 엉겅퀴에는 피를 멎게 하는 약효가 들어 있다. 또 신경통이나 관절염에 좋아서 할머니들이 많이 캐러 다닌다. 엉겅퀴를 뿌리째 짓이긴 뒤에 밀가루 반죽에 섞어서 허리나 다리에 붙이면 아프던 곳이 시원해진다고 한다.

6. 고사리
우리가 먹는 고사리는 이른 봄에 땅속줄기에서 올라온 어린 잎자루이다. 4월쯤 되면 땅속줄기 끝에서 마치 움켜쥔 아기 손처럼 생긴 어린 고사리 순이 돋아난다. 이 순이 피면 잎이 되는데 잎이 퍼지기 전에 통통한 연초록색 순을 꺾는다. 이 순을 뜨거운 물에 삶아서 말리면 갈색 고사리 나물이 된다. 날 고사리에는 독이 들어 있어서 우려 내지 않고 먹으면 눈이 멀 수도 있다. 그래서 고사리 나물을 먹으려면 여러 차례에 걸쳐서 손질을 해야 한다. 가을이 되면 고사리 뿌리를 캐내어 녹말을 낸 다음 풀을 쑤기도 했다.

7. 가락지 나물(소시랑개비)
들이나 밭둑의 습지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땅을 기어뻗으며 뿌리잎은 잎자루가 길고 잎이 다섯장이다. 꽃은 노란색이고 다섯 장이다.

8. 조개나물
풀밭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전체에 융털이 많고 잎은 마주난다. 푸른 자주색의 꽃이 핀다.

9. 광대나물
광대나물은 줄기가 네모진다. 줄기 아래쪽에서 많은 가지가 갈라져 나온다. 잎은 마주 붙어 난다. 아래쪽 잎에는 길다란 자루가 달려 있고 위쪽 잎에는 자루가 없다. 광대나물은 4∼5월에 보랏빛 꽃을 피우며 7∼8월에 열매를 맺는다. 어린 잎과 줄기는 국거리로 쓰인다.

10. 지칭개
밭둑이나 들에 흔히 자라는 두해살이풀로 줄기에는 골이 많고 뿌리잎은 모여나고 줄기잎은 어긋나며 깃꼴로 깊게 갈라지고 톱니가 있으며 뒷면에는 백색  솜털이 많다.

♧ 그 밖의 진강산의 들꽃

1. 양지꽃
산기슭이나 풀밭의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자란다. 줄기는 옆으로 비스듬히 자라고 높이가 30∼50cm이며 잎과 함께 전체에 털이 있다. 뿌리에서 나온 잎은 뭉쳐나고 비스듬히 퍼지며 잎자루가 길고 3∼9개의 작은잎으로 구성된 깃꼴겹잎이다. 끝에 달린 3개의 작은잎은 서로 크기가 비슷하고, 밑 부분에 달린 작은잎은 밑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작아진다. 작은잎은 길이 1.5∼5cm의 넓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 또는 타원 모양이고 맥 위에 털이 많으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턱잎은 타원 모양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한방에서는 식물체 전체를 약재로 쓰는데, 잎과 줄기는 위장의 소화력을 높이고, 뿌리는 지혈제로 쓰인다.

2. 노루발풀
산의 숲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은 뿌리에서 모여나고 잎자루가 길며 원형 타원형으로 질이 두껍고 뒷면은 자주색을 띠기도 한다. 새싹이 올라오는 모습이 노루발을 닮아 이름이 붙여졌다.

3. 원추리
넘나물이라고도 한다. 산지에서 자란다. 높이 약 1m이다. 뿌리는 사방으로 퍼지고 원뿔 모양으로 굵어지는 것이 있다. 잎은 2줄로 늘어서고 길이 약 80cm, 나비 1.2∼2.5cm이며 끝이 처진다. 조금 두껍고 흰빛을 띤 녹색이다. 꽃은 7∼8월에 주황색꽃이 핀다. 어린순을 나물로 먹고, 꽃을 중국요리에 사용하며 뿌리를 이뇨·지혈·소염제로 쓴다.

4. 그령
길가나 빈터 풀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높이 30∼80cm이다. 줄기는 편평하고 여러 개가 뭉쳐나서 큰 포기를 이룬다. 잎은 줄 모양이고 끝이 뾰족하며 매우 질기고 길이 20∼40cm, 나비 2∼6mm이다. 표면 밑부분과 잎집 윗부분에 털이 있다.
8∼9월에 붉은빛을 띤 갈색 꽃이 핀다. 꽃이삭은 긴 타원형이고 길이 20∼40cm이다. 가지는 마디에 1개씩 달리고 겨드랑이에 털이 약간 있다.

5. 억새
산과 들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높이 1∼2m로, 뿌리줄기는 모여나고 굵으며 원기둥 모양이다. 잎은 줄 모양이며 길이 40∼70cm, 나비 1∼2cm이다. 끝이 갈수록 뾰족해지고 가장자리는 까칠까칠하다. 맥은 여러 개인데, 가운데맥은 희고 굵다. 밑동은 긴 잎집으로 되어 있으며 털이 없거나 긴 털이 난다. 뒷면은 연한 녹색 또는 흰빛을 띤다.

6. 현호색
산의 습기가 있는 곳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덩이줄기는 지름 1cm 정도이고 여기서 나온 줄기는 20cm 정도 자란다. 밑부분에 포 같은 잎이 1개 달리고 거기서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길며 1∼2회 3개씩 갈라진다.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뒷면은 분백색이다. 꽃은 4월에 피고 연한 옅은 자주색이다. 뒤쪽은 꿀주머니로 되며 앞쪽은 넓게 퍼져 있다. 땅속의 뿌리덩이는 노란색이다. 한방에서는 덩이줄기를 정혈제·진경제 및 진통제로 쓴다.

7. 댓잎 현호색
산지의 숲속 그늘이나 습기 있는 곳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풀잎 모양이 대나무 같아서 댓잎현호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다른 현호색에 비해 개체수가 많지 않다. 덩이줄기는 공 모양이고 지름 2.5cm 정도이다. 줄기는 연하고 곧게 선다. 높이는 20cm 정도로 아래쪽에 1개의 큰 비늘잎이 있고 그 겨드랑이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길며 깃꼴로 1~2회 가늘게 갈라진다. 갈라진 조각은 줄 모양의 긴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다. 4∼5월에 연한 자줏빛 꽃이 핀다. 꽃대는 가늘고, 가늘게 찢어진 달걀 모양의 포(苞)가 붙는다. 종자는 둥글고 검은색으로 윤이 나며 7∼8월에 익는다. 덩이줄기는 한방에서 진경·진통·타박상 등의 약재로 쓰이나 유독성 식물이다.

아이글

안재현(3학년)
난 오늘 엄마가 다니는 해오름에서 들공부를 했다. 거기서 강화도를 갔는데, 가는데 마다 쑥 밖에 없었다. 쑥은 왜 쑥이냐면 쑥쑥 자라서 쑥이라고 한다. 또 거기서 노루귀, 상수리 나무, 적송, 노루발 풀, 인동, 아까시 나무 들도 보았다. 도시 생활에서는 이런 여러가지 풀들을 볼 수 없었는데 보니 참 좋았다. 그리고 우리는 점심을 먹고 쑥을 캤다. 선생님께서는 쑥을 많이 캐서 집에서 끓여 먹으라고 하셨다. 오늘 저녁에는 아직 못 먹고 내일 엄마가 해 주신댔다. 그런데 우리 엄마가 드실 수 있을까? 우리 엄마는 위가 약하셔서 조금밖에 못 드실 것 같다. 우리 엄마가 그걸 드시게 위가 건강해지면 좋겠다.

김정연(3학년)
해오름에서 들공부를 떠나는 날이다. 새봄을 맞아 숲과 나무를 돌아보고 나물을 캔다니, 벌 써부터 기대가 잔뜩 되었다. 어젯밤 손님이 오셔서 늦게까지 놀아 아침에 허둥댔다. 내가 챙긴 가방 안에는 빵과 바나나, 물, 휴지, 과도, 필기도구, 수첩이 들어 있었다.
버스를 타고 선생님 뒤를 따라 통나무로 만든 집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가까운 산에는 특히 무덤이 많았다. 왜 무덤 근처에는 나물들이 많을까 궁금했다.
난 풀 중에서 냉이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잎은 민들레와 비슷하였고, 커다란 줄기에 달려 있는 노랗고 조그만 꽃이었다. 양지꽃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노란 물이 나오는 애기똥풀을 래현이는 신기해 했다. 손등과 손톱에 매니큐어 바르듯이 문질렀다.
노루발풀, 조개나물, 가락지나물, 꽃다지, 쑥, 엉겅퀴 등 이름도 재미있고 모양도 예쁜 나물이 참 많았다.
다시 과도를 들고 쑥과 냉이를 캐러 숲으로 갔다. 그곳에는 쑥이 참 많이 모여 있었다.
'이 쑥 가져가서 엄마한테 쑥떡 만들어 달라고 해야지!'
냉이도 조금 캤다. 비닐봉지가 반이나 꽉 찼다. 래현이는 벌레가 있다고 소리치며 도망을 갔다. 계속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더니 힘들어서 좀 쉬려고 캠프집으로 갔다.
그런데 위험한 일이 일어났다. 어떤 아이들이 원두막에서 뛰고 구르다가 원두막이 무너진 것이다. 두 아이는 무사했지만 한 아이는 머리가 끼인데다 이가 빠지고 코피가 나서 엉엉 울었다. 불쌍했다. 다행히도 그 이는 흔들려서 금방 빠질 이였다.
조그만 사고가 있었지만 내가 캔 나물을 보니 기분이 다시 밝아졌다. 정말 봄나물은 많구나!

장소희(3학년)
난 이번에 처음으로 규정이와 같이 들공부에 갔다. 버스안에서 선생님들이랑 노래를 불렀다. 제일 기억나는 노래가 "가자가자 감나무"였다. 난 이 노래가 좋아서 맨날 부른다. 그리고 도착해 한참을 걸어 목사님 댁으로 가서 조금쉬고 산으로 올라갔다. 가는 도중에 아주 큰 개들과 작은 개들을 많이 봤다.
산에 올라가면서 봄나물을 많이 봤다. 그리고 관찰도 했다. 제일 기억에 남는 풀들은 그령과 양지꽃이다. 우리 삼모둠 선생님은 참 좋은 선생님 이셨다. 봄나물을 많이 보고 나서 목사님댁으로 와서 밥을 먹었다. 그리고 놀고 있는데 목사님댁에 있던 원두막이 쓰러졌다. 여자아이 3명이 그곳에 올라가서 뛰어서이다. 난 놀라서 봤더니 2명은 괜찮은데 1명이 이빨이 부러졌다. 다행이 흔들리는 이빨이 빠져서 다행이다.
목사님 댁에 있던 강아지는 아주 귀여웠다. 그리고 봄나물을 캤다. 쑥과 냉이를 캤다. 아주 많이 캤다. 그리고 버스로 돌아와 "이웃집 토토로" 라는 비디오를 보며 집에 왔다. 그리고 오늘 쑥과 냉이를 닦아서 된장국을 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