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아침 서둘러 6시 30분에 출발을 했는데도..
지각을 해버렸어요.. 사실 지하철을 갈아타는 과정에서.. 실수를 한것 같아요.. ^^;;;
너무 일찍 일어난 탓에 조금 길게 앉아서 갈라구 처음에 갈아탔어야 하는데..
조금 더 가서 갈아탔거든요...
많은 선생님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
그치만.. 제가 늦게 온 덕분에 출발하기 직전 아슬아슬 다른분이 참여 할 수 있게 됐으니..
용서해 주실꺼죠?? 헤헤헤헤~~ ^_______^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참여하신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소개와 함께 노래를 듣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학교 다닐때 소풍을 가던 생각도 나고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고속도로 횡성 IC를 빠져나가서는 한재용 선생님께서
재밌고도 신기한 실뜨기를 가르쳐주셨습니다.
고양이를 만들어 소리도 내고
할아버지 수염을 만들어 할아버지 기침소리 흉내도 내고
반지 마술도 함께 해보고 난 후
노래에 맞추어 옆에 있는 짝꿍과 함께 박수도 칠 수 있는
다양한 실 뜨기를 배웠습니다.
사실 그렇게 다양한 모양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정말 놀랐답니다... 후훗... ^^

꾸불꾸불한 물이 흐르고 있는 산길을 따라 가다보니
어느새 작고 아담한 해오름 살림 학교에 도착했죠.
살림학교 교장 선생님께서 솟대 만들 재료를 손질하고 계셨고
활짝핀 수국과 귀여운 강아지 세마리가 우리 일행을 반겨 줬습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흔히 봐온 수국인데 그곳에 있으니
왜 그렇게 멋있어 보이던지...
사실 수국뿐 아니라 많은 것들이 그곳에서 더욱 멋있게 느껴졌답니다.

신나게 사진도 찍고,
아이들은 신기하게 생긴 수레도 타보고
(사실... 저도 무척이나 타보고 싶었습니다... ㅋㅋ)
텃밭에서 점심으로 먹을 쌈 채소도 조금 수확(?) 했습니다.
사실... 직접 재배한 것도 아닌데 그렇게 손 쉽게 뜯어다가 맛있게 먹고나니
그 채소를 심고 가꾸신 분들에게 감사함과 미안함이 함께 느껴졌습니다. ^^

점심을 기다리면서 솟대 받침이 될만한 나무를 하나 골라
표면을 모래 종이로 다듬었습니다.
다들 마음에 드는 나무를 골라 이쁘게 다듬느라 정신이 없었지요...

해오름 살림학교 교감(?) 선생님께서 준비해주신 음식으로
                       (교장 선생님 사모님이라는 호칭보다는 이렇게 불러드리고 싶었습니다. ^^)
우린 정말 맛있는 점심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음식을 먹으며 편안한 행복을 느꼈습니다.

점심을 다 먹고 나서는 해오름 살림학교 교장선생님의 지도로
멋있는 솟대 만들기를 시작했습니다.
받침과 대의 높이와 새의 크기가 모두 조화로워야 한다고 하신 말씀 때문에
대추나무로 마련된 새의 몸과 머리를 고르는데 무진장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대나무를 고르고 내가 다듬은 받침에 잘 고정 시킨 후에
새의 몸통과 머리를 골라서 부리와 목, 꼬리 부분을 약간씩 깍아낸 후 결합을 시켰지요..
결합하는 과정은 교장선생님께서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노작 활동을 하는 아이들의 사뭇 진지한 모습이 너무도 이뻐보였습니다.
특히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고민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옛날 우리 선조들이 소망을 담아 만들었다는 솟대...
비록 작은 크기로 만들어 본 것이지만
모두들 정성을 다하고, 소망을 담아서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느끼셨을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솟대를 만들면서 그동안 그냥 지나치다 못해 하찮게 생각했던
작은 나무 조각 하나가 그렇게 소중하게 느껴질 수가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아 가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해오름에서 나무를 이용해 많은 것들을 만들면서
나 닮은 나무라는 것이 무엇일까 항상 고민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만든 솟대 두개(엄마것과 제것)를 보더니
남자친구가 제 것을 딱 알아보더라구요..
이렇게 특이한 나무 고를 사람이 저 밖에 없다면서요...  ㅡ.ㅡ;;;;
굳이 나 닮은 나무를 고르지 않아도 나는 나 닮은 것에 끌리게 되어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솟대 만들기를 끝내고 잠시 휴식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아이들은 바로 옆에 있는 냇가에서 옷을 적셔가며 신나게 놀았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부러운지... 옷 하나가 더 있었다면.. 아이들과 함께 놀고 싶을 지경이었습니다. ^^;;;

휴식을 끝내고 강당으로 옮겨간 우리는
맑은 소리가 나는 독특한 모양의 악기 밤벨 연주를 배웠습니다.

'밤벨'은 인도네시아 말로 '대나무' 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대나무로 만들어진 그 악기는 왼손이 축이 되고 오른손으로 흔들어 연주하는 것인데
매달아 놓고 혼자 연주를 하기도 하지만, 한사람이 한 음씩 맡아 합주를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밤벨 합주를 해보았죠.
잘 하시는 선생님도 있었지만.. 저는 흔드는것도 영 어색하고.. 무척 힘들었습니다. ^^;;;;
연주는 힘들었지만...
자연이 만들어준 악기로 우리가 함께 하나의 노래를 연주 했다는 것은 참 뿌듯했습니다.

밤벨 연주가 끝난 후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들을 배웠습니다.
처음에 배운 놀이는 쥐와 고양이 놀이였습니다.
모두가 둥글게 서서 세명씩 짝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쥐와 고양이를 정해 고양이가 쥐를 잡으러 가는 것이지요
쥐는 고양이에게 잡히기 전에 세명씩 짝을 이루고 있는 어딘가에 붙어 숨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쥐가 붙은 모둠의 쥐 반대편 사람이 고양이가 되고
먼저 고양이였던 사람이 쥐가 되어 또다시 쫓고 쫒기는 놀이입니다.
오랜만에 웃고 떠들고 뛰어 볼 수 있는 시간이라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예정된 시간보다 늦어졌지만 모두들 서울로 돌아가기 싫은 눈치 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몸짓놀이 한가지를 더 배우기로 했죠..
제가 붙인 이름은 '도깨비 씨름놀이' 입니다. ㅎㅎㅎ
키가 비슷한 두명이 짝이 되어
손을 마주 잡고 흔들며
도깨비야~~~ 왜 불러~~~
어디가니~~~ 죠~~기~~~
뭐하러~~~~ 씨름하러~~~
어떻게~~~~ 이렇게~~~
노래를 부르다가 잡고 있는 손을 놓지 않고 한바퀴 돌면 성공하는 놀이였습니다.
별거 아닌것 같으면서도 성공하고 나면 짝꿍과 함께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

그렇게 활동을 마무리하고 단체 사진을 찍은 후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들공부의 여운이 남아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피곤함을 잊고
선생님들과 쉴새 없이 이야기꽃을 피웠답니다.

정말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교실에서와는 다른 느낌으로 선생님들을 뵐수 있었고,
선생님들을 꼭 닮은... 한없이 귀엽고 이쁜 아이들과 만날 수 있었고...
자연 속에서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던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신 다른 선생님들과 달리
저는 엄마를 모시고 참여했었는데요
함께 다녀오신 엄마도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고 하시면서 행복해 하셨어요
그런데 평소 교육과정에서 제가 무지하게 느리다는 사실을 엄마한테 들켜버렸답니다.. ^^
너 느린거 다 소문났다며 어찌나 놀리시던지... ㅎㅎㅎ

그날의 후유증으로 이래 저래 오늘 저녁까지 무척 바빴는데도
몸은 힘들지만 마음의 즐거움은 아직까지도 남아 있답니다.

그날 함께하신 선생님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특히 그 많은 일행을 인솔해 주신 박형만 선생님과 한재용 선생님 정말례 선생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리고 솟대만들기를 도와주신 박형필 선생님과
살림학교에서의 맛있는 식사를 준비해 주신 사모님께 정말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