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이연희  첨부파일

Subject  얘들아, 메뚜기 못 잡아서 섭섭했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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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내린 비로 논두렁에 물이 너무 차서 메뚜기들이 다 도망가고 논에 들어간다고 해도 질퍽거리는 통에 잡지고 못하고 관찰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아 프로그램을 조정했단다.
또 우리가 메뚜기를 잡다보면 벼이삭들을 건드리게 되는데 물을 뺀 논에서는 괜찮지만 그날처럼 비가 많이 오면 너무 질퍽거려 벼이삭을 못 쓰게 된단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그런 결정을 내렸구나.
들공부 갔다와서 몇몇 아이들 집에 전화해 보니 그놈의 메뚜기 못 잡았다고 원망하는 소리가 자자하던데.
아직도 화가 안 풀렸니?
메뚜기를 못 잡더라도 우리가 심은 모들이 어떻게 자랐나 자세히도 보고 그랬어야 하는데 미안하구나.

대신에 올해 풍작인 도토리를 진강산 자락에서 주웠는데 색다른 경험이 되었을 것 같은데. 어땠니?
생긴 것도 저마다 다른 도토리가 너희들의 모습을 닮은 것 같더구나.
도토리는 다 비슷하게 생겼는데 자세히 보면 도토리의 나무들이 다 다르단다.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굴참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신갈나무 등이 있단다. 다들 사촌지간이지. 집에 도감이 있는 친구들은 한 번 찾아보렴. 인터넷으로 도감을 찾아봐도 자세히 알 수 있지.
그리고 목사님 사모님께서 너희들이 주워온 도토리로 도토리묵을 쑤어 주신다고 했는데 잊지 않았지?

들공부 프로그램은 날씨에 따라 좀 달라질 때가 있는데 농사체험은 더 영향을 많이 받는단다. 그때그때 좀 달라진다고 해도 섭섭해 하지말고 우리의 먹거리를 위해 늘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갖도록 하자.
도토리묵을 기다리며 다음 들공부 때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