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쇠날
화창한 하루였다. 방을 옮겼다.  아늑한 분위기에서 언제나처럼 노래를 부르며 수업을 시작했다.

(새로 배운 노래)
딩동 딩동 딩동벨
딩동벨 딩동벨 딩동 딩동벨(조금 힘차게)
아름다운 종소리가
딩동 딩어동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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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들판 제비꽃 한송이
하늘엔 찬란히 빛나는 태양
꽃밭에 나비 춤추며 놀고
나무위 둥지엔 아기 참새들
하늘엔 붉게 노을 물들-고
행복이 가-득 찾아온 저녁
엄마품속에 잠든 아기와
세상은 모두 조화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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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화음으로 호흡을 가다듬고 마음은 차분해 지고 수업에 집중할  준비가 되었다.
찱흙 한덩이씩 각자에게 돌아간다. 오늘은 지난 주에 이어 슈타이너의 12감각에 관해 공부하는 시간이다. 눈을 감는다. 겨드랑이을 붙이고 흙을 드는데, 손끝(세치중 한치)으로 들고 작업한다. 둥근 모양을 빚는다. 돌려가며 어느 손가락이 가장 바지런한가 어느것이 가장 놀고 싶어하는가를 느껴본다. 아이와 대화하며 흙을 빚는다. 친구나 남편과 대화하며 흙을 만진다. 지구를 마음으로 그리며 둥근 모양을 만든다.... 나직히 실로폰 소리가 들린다...이제 흙으로 만든 공을 가만히 앞에 놓고 눈을 살며시 뜬다. 그리고 둘러 앉은 다른 선생님들의 작품을 슬슬 살펴본다.
돌아 가면서 작업하는 중 느낀 점들을 나눈다. 오늘 만나고 온 아이들과, 남편과 두발 딛고 서있는 지구와 화해한다. 더 좋은 엄마가, 더 따뜻하고 이해심 있는 아내가 되어야 겠다.  지구를 생각하니  무겁게 느껴지지만 책임감을 더 가져야 하겠다고 마음을 단돌이 해본다. 이제는 나는 나답게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살아야 겠다. 모두 가정을 이루고 뿔뿔히 흩어진 형제들이 조금만 마음을 모은다면 둥근 공을 닮아 화목할 수 있을 텐데 아쉽다. 이렇게 10개의 손가락들이 서로 도와 둥근 모양의 원을 만드는구나..손가락 한개에 힘을 주어 눌러보니 흔적이 깊다 메우기가 힘들다. 이렇듯 상처나고 모난 말은 관계를 쉽게 망가뜨리지만 상처를 회복하기는 어렵구나. 부드럽고 이해가 담긴 말을 해야 겠다. 흙을 만졌을 때 처음 느낌은 차가웠고 무거웠고 형태를 만들기가 두려웠다. 눈을 감으니 촉각이 더 예민해진다...
다시 눈을 감고 ‘나’를 생각하면 마음속에 떠오르는 형태를 만든다....눈을 뜨고 보니 열 다섯이 만든 모양이 모두 달랐다. 중앙에 작품을 모았다. 그리고 돌아가면서 한사람씩 한 작품을 골라 이야기를 만들고 다음 사람도 하나를 선택하여 앞선 이야기에 이어 이야기를 만들어 보았다.
‘밝고 화창한 날이었어요. 둥글고 큰 호떡을 좋아하는 한 아이가 살았어요. 아이는 곧잘 환하게 웃으며
날마다 가지가 큰 나무에 가서는 가지에 매달려 놀았어요. 무럭 무럭 자라나 어른이 된 아이는 배를 타고 세상에 나아가 그릇을 빚기를 배웠어요 여러 가지 형태를 가진 아름다운 그릇을 빚었어요.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든) 토기장이는 평평한 의자에 앉아 인생을 생각했어요 세상의 많은 그릇들을 만들었지만 이제는 눈썹이 잘생긴 자신의 얼굴을 닮은 그릇을 빚고 싶었어요 (열심히 만들었어요 그리고 난후)  아름드리 큰 나무 그늘에서 때론 작고 어린 나무 옆에 앉아 쉬며 생각해 보았어요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길을 따라 살겠지만  그릇을 빚으며 살아온 토기장이의 삶이 훌륭하고 멋지고 아름다운 승리의 길임을 깨닫고 행복했어요.‘
“아름다운 철학동화 한편이 완성되었군요” 선생님이 말씀하셨고 모두 흡족하게 웃었다.
(여럿이 함께 서로 다른 모습을 다치지 않고 이렇게 아름다운 하나의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놀랍고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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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감각에 대하여 이론적인 수업을 했다.
먼저 루돌프 슈타이너의 ‘자유의 철학’ 의 발췌문을 노트에 옮겨 적었다.
‘개관적인 인식 대상인 사람속에는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마치 식물의 씨앗속에 전체 식물이 될 가능성이 놓여 있듯이 주어져 있다. 식물은 자신안에 내재한 개관적 자연적 법칙성에 의해 성장 변화된다. 그러나 사람은 스스로 자신안에 놓여 있는 변화요소를 끄집어 내어서 자신의 힘으로 변화시키지 않는 한 불완전한 상태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자연을 사람을 단순한 존재로, 사회는 사람을 법에 맞게 행동하는 존재로 만든다. 그러나 자유로운 존재로 만드는 것은 오직 사람 스스로 할 수 있다. 자연은 사람을 어느 특정 단계의 발달에서 그 구속을 풀어준다. 그리고 사회는 이러한 발달을 어느 단계에서 조금 더 이끌어 준다. 그러나 마지막 손길은 오직 사람 스스로 자신에게 가할 수 밖에 없다.(梵我一如)’

한지위에 정성을 다해 열두감각을 보여주는 그림을 그렸다. 의지감각과 감정감각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의지감각(0-7세) 노랑/ 신체의 탄생, 에테르체 성장 또는 잉태// (감각지각운동)감각체계->균형감각 발달 (비유하면 흙, 봄에 해당)// 촉각, 생명감각, 운동감각/ (->의지작용-> 지각발달 )이 발달하는 시기// 몸 가누고 뒤집고 배밀이 기면서 장기발달 척추의 힘이 생기면서 직립하고 걷고 집밖의 세계 탐험 공간이해가 생기며 이런 과정안에서 인내와 끈기가 생긴다 (보행기 절대 사용하면 안된다) 전두엽(빛나는 이성)이 없다. 따라서 인지학습은 뇌에 해롭다. 자연물을 이용한 직접 경험과 놀이을 권장하며, 밝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바람직하다. 색을 구별 능력이 발달중이다(잘못하면 어른의 선호에 따라 분홍이 파랑이가 될 수 있다). 몸으로 체득하는 시기이며 아우라(느낌, 감각, 생각)이 생겨나는 시기이다.
-감정감각(7-14세) 빨강/ 에테르체(기운 활기 생기 에너지) 탄생, 아스트랄체 성장 또는 잉태// 열감각, 예술 수학, 철학 영어// (색채 빛인식 -> 감정발생) 시각, 미각, 후각 (좋아함 싫어함 생기고 공감과 반감을 인식한다) 에테르체의 탄생으로 감정과 육체의 회복능력이 매우 좋다. 리듬이 생기기 시작하며 선호도가 생기며 취양이 발달하는 시기이다. 음식을 맛있게 만들고 아름답게 차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식감각은 다음 주에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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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무 가지위에 달린 움이 트며 아린에 싸인 잎과 꽃이 자기의 본래 가져온 모습대로 서서히 세상을 향해 펼쳐 지듯이 나의 느낌과 생각도 느리지만 힘있고 활기 있는  모양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아 좋다. 작고 소리없는 변화들이 일어 나고 있음에 틀림없다. 많은 배움을 주시는 박선생님과 함께 공부하는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하시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