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인님과 소망이 *

  인품 좋고 마음 넉넉한 주인님은 사랑하는 소망(예쁜 강아지)이를
잘 가꾸어진 정원 한 곁에 집을 지어주며 살게 했습니다.
소망이는 아름다운 정원 안을 마음껏 뛰어다니며
주인님의 사랑에 봄, 여름, 가을을 즐기며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겨울이 왔습니다. 쌩쌩 바람이 불어오고 눈비가 오더니
아름답고 달콤한 소망이의 동산은 싸늘하고 삭막한 절망의 벌판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소망이는 슬펐습니다. 춥고 외로웠습니다.
자기 집 구석진 곳에 몸을 웅크리고 취위를 피해 보려고 애써보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웅크리면 웅크릴수록 해님이 없는 그늘 뿐이기 때문입니다.
소망이는 오돌오돌 떨면서 밥도 먹지 못하고 끙끙 소리 내어 앓기 시작했습니다.
이 추운 겨울을 어떻게 지내야 하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외출하셨던 주인님이 소망이가 걱정이 되서
하던일을 멈추시고 서둘러 일찌기 돌아 오셨습니다.
반가운 마음과 긍휼한 마음으로 주인님이 손을 내밀며 소망이를 불러보지만,
소망이는 자기 집에 틀어박혀 점점 몸을 웅크리며 깨갱거릴 뿐,
도무지 주인님의 손에 안기려하질 않았습니다.
소망이는 인품 좋고 마음 넉넉한 주인님을 모르나봅니다
소망이는 주인님에게 받았던 그 동안의 사랑과 보살핌을 잊었나 봅니다.
그러나, 주인님은 더욱 깊숙이 손을 내밀어 어둡고 구석진 곳으로부터
불쌍한 소망이를 꺼내 품에 품으시고 주인님이 거처하시는 내실로 들어오셨습니다.
그리고 이 추운 겨울을 주인님과 함께 내실에서 살도록 허락했습니다.
내실은 소망이가 살던 집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곳입니다.
정말이지 밝고, 아늑하고, 향기 그윽한 천국이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곳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소망이는 자기를 더 좋은 곳으로 옮겨 살게 하려하신
주인님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던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소망(예쁜 강아지)이는 이제 행복하답니다.  
                                
                                                        부끄러운 글을 '안정희 선생님'께 올립니다. *^^*
                                                                                                25기 기은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