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 글쓰기 강의 나눔터
2007.03.14 04:16:17 (*.76.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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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자전거 타 봤어?"
자려고 누웠는데 남편이 갑자기 생각난 듯 물었다.
"....으응. 탔어..."
타긴 탔다. 세워놓고.
올림픽 공원에서 자전거 교실이 열린다기에 어제부터 나가서 배운다. 어제는 자전거를 만지지도 못하고 두 시간 동안 온갖 잔소리(실례!) 를 다 들었고, 드디어 오늘, 자전게에 올라탔다.
"자, 항상 자전거가 왼쪽에 오도록 서야 합니다."
"자, 이제 안장에 엉덩이를 살짝 올려 놔 보세요"
"자, 오른쪽 페달을 앞으로 오게 수평으로 발을 올려 보세요"
"자, 균형을 잘 잡고 일어나 보세요"
거의 한 시간 동안 이런 거를 반복해서 했다. 나처럼 뭐든 룰 대로 하는 거를 싫어하는 사람이 그 말을 다 꼬박꼬박 듣고 있자니 숨이 넘어갈 것 같았는데 꾸욱 참고 시키는 대로 다- 했다. 이태 전 여름 남편이 자전거 가르쳐 준대서 학교 운동장에 갔다가 올라타자 마자 엎어져서 여름내내 무르팍에 피딱지 앉은 채로 지낸 거를 생각하면서.
움직이지 않는 자전거에 올라 앉아 페달을 열심히 밟으며 한 시간쯤 지났을까? 날씨가 아침부터 요상하더니 기어이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아!......
멋졌다.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으니 내가 가고 있는 거였다. 내가 자전거를 타고 그 눈발을 가르며 달리고 있는 것 같았다. 자칫 타이타닉 포즈를 취할 뻔 했다.
"대답이 왜 그래? 재미가 없었어?"
남편이 다시 물었다.
"여보, 나 있지, 자전거 잘 타게 되면 올 겨울에는 눈 오는 날 한강변에서 달릴 거야"
"..... 이 사람이, 그러다가 죽어!"
"....? 왜?"
"길이 얼마나 미끄러운데!"
"아!... 그렇겠다....근데 왜 소리는 질러"
"바보같은 소릴 하니까 그렇지. 차근차근 제대로 배워. 기지도 못하면서 날 생각부터 하지 말고."
"..... 그래도 참 좋던데.... 오늘 자전거 위에서 눈 맞으니까.... 중얼중얼....."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잠이나 자!"
이럴 땐 정말 무드없는 이 남자랑 이십년도 넘게 살고 있으면서도 적응이 안된다.
말 잘해주는데 돈드냐?
자려고 누웠는데 남편이 갑자기 생각난 듯 물었다.
"....으응. 탔어..."
타긴 탔다. 세워놓고.
올림픽 공원에서 자전거 교실이 열린다기에 어제부터 나가서 배운다. 어제는 자전거를 만지지도 못하고 두 시간 동안 온갖 잔소리(실례!) 를 다 들었고, 드디어 오늘, 자전게에 올라탔다.
"자, 항상 자전거가 왼쪽에 오도록 서야 합니다."
"자, 이제 안장에 엉덩이를 살짝 올려 놔 보세요"
"자, 오른쪽 페달을 앞으로 오게 수평으로 발을 올려 보세요"
"자, 균형을 잘 잡고 일어나 보세요"
거의 한 시간 동안 이런 거를 반복해서 했다. 나처럼 뭐든 룰 대로 하는 거를 싫어하는 사람이 그 말을 다 꼬박꼬박 듣고 있자니 숨이 넘어갈 것 같았는데 꾸욱 참고 시키는 대로 다- 했다. 이태 전 여름 남편이 자전거 가르쳐 준대서 학교 운동장에 갔다가 올라타자 마자 엎어져서 여름내내 무르팍에 피딱지 앉은 채로 지낸 거를 생각하면서.
움직이지 않는 자전거에 올라 앉아 페달을 열심히 밟으며 한 시간쯤 지났을까? 날씨가 아침부터 요상하더니 기어이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아!......
멋졌다.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으니 내가 가고 있는 거였다. 내가 자전거를 타고 그 눈발을 가르며 달리고 있는 것 같았다. 자칫 타이타닉 포즈를 취할 뻔 했다.
"대답이 왜 그래? 재미가 없었어?"
남편이 다시 물었다.
"여보, 나 있지, 자전거 잘 타게 되면 올 겨울에는 눈 오는 날 한강변에서 달릴 거야"
"..... 이 사람이, 그러다가 죽어!"
"....? 왜?"
"길이 얼마나 미끄러운데!"
"아!... 그렇겠다....근데 왜 소리는 질러"
"바보같은 소릴 하니까 그렇지. 차근차근 제대로 배워. 기지도 못하면서 날 생각부터 하지 말고."
"..... 그래도 참 좋던데.... 오늘 자전거 위에서 눈 맞으니까.... 중얼중얼....."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잠이나 자!"
이럴 땐 정말 무드없는 이 남자랑 이십년도 넘게 살고 있으면서도 적응이 안된다.
말 잘해주는데 돈드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