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 글쓰기 강의 나눔터
2007.12.21 15:28:25 (*.251.119.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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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수업하는 도서관에서 책을 만든다고 글을 하나 써 달래서 고민하다가 선생님께 배운대로 수업한 내용을 글로 써 보았어요.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어요....
< 관찰의 힘을 키우는 수업>
"선생님, 저는 글쓰기가 제일 싫어요."
"왜?"
"어우, 몰라요. 너무 어려워요."
독서 수업에 들어오는 녀석이 책상 위에 가방을 던지듯 내려놓으며 하는 말이다.
아이들과 글쓰기 수업을 하는 나는 이럴 때 가장 난감하다. 문제는 이녀석 뿐만이 아니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거나 글을 쓰는 일에 질색을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재밌는 글쓰기 시간을 만들어줄까 궁리하다가 하루는 수업시간에 귤을 한봉지 가방에 넣고 들어갔다. 아이들에게 귤을 보여주지 않은 채 귤에 대해서 얘기해 보라고 하자,
"시어요, 새콤달콤해요. 주황색이예요, 동그래요."
기다려봐도 더이상 귤을 표현하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까만 봉지에서 귤을 꺼내는 순간 아이들은 "와~"하고 함성을 지른다.
수업 전부터 간식이 나왔으니 반가울 밖에......
"이번 시간은 관찰하기 수업입니다."
종이를 한 장 씩 나눠준 후 거기에다 지금부터 귤의 모양과 색깔, 냄새, 소리, 맛까지 자세히 관찰한 다음 그것을 본대로 들은대로 느낀대로 글과 그림을 통해 나타내 보라고 했다.
아이들은 집에서 늘 간식으로 후다닥 까먹던 귤이 수업 속으로 들어온 게 신기한지 집중해서 귤을 들여다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조심스럽게 껍질도 벗겨보고, 알맹이 모양도 살펴보면서 하나씩 뜯어서 입으로 가져갔다.
그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귤의 온전한 모습과 껍질을 벗긴 모습, 널부러진 껍질 모습, 알맹이 모양을 자세히 그려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열심히 귤에 대한 설명글을 쓰기 시작했다. 평소에 수업시간이면 "뭐라고 써요?"라며
막막한 표정으로 내게 구원의 눈빛을 보내던 녀석도 오늘은 열심히 까놓은 귤을 그리고 있었다.
수업을 끝낸 아이들의 글을 훑어보니
'귤 껍질에는 땀구멍처럼 구멍이 나 있다.' , '껍질 밖은 매끈한데 속은 털이 쌓여 있다.', '귤 모양이 반달같다.','알맹이 속은 밥알같이 생겼다.', '귤맛이 새콤하고 달콤하다.' .......
이렇게 자세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데서 창의성이 싹튼다고 한다.
아이들 역시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귤의 모습이 아닌 눈 앞에 보이는 생생한 귤의 모습을 적은 글이기에 살아있는 표현을 끄집어 낼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별다른 생각 없이 귤을 볼 때와는 달리 손안에 들어온 한 알이 귤을 직접 자신의 눈으로 살펴보면서 귤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한가지 사물을 자세히 보는 힘을 키우다보면 주변의 사물을 무심히 지나치지 않고 변화를 느끼는 생활을 하게 될 것임을 믿기에 종종 이렇게 관찰의 힘을 키우는 수업을 하곤 한다.
내가 사는 주변에는 어떤 건물들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우리집에서 도서관까지 오는 길을 지도로 그려보게 하거나, 야외수업으로 공원에 나가 풀이나 나무를 한 가지 정해서 자세하게 묘사해보는 수업을 통해서 아이들은 사물을 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될 것이다. 그 힘이 쌓이다 보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도 차차 사라지리라 믿는다. 두려움은 막막함에서 생기는 것이라 구체적인 사물과 사건에 대해서 쓰다보면 없어지기 때문이다.
겨우 귤 한알을 가지고 꿀꺽하지 앟고 한시간 동안 찬찬히 관찰한 상으로수업을 마치고 돌아가는 아이들에게 귤을 하나씩 더 주었다. 그림도 잘 그렸고, 글도 정말 잘 썼다고 칭찬을 듬뿍 해 주면서 말이다.
"선생님, 오늘 수업 참 재밌었어요."
책상을 정리하는데, 방금 나갔던 녀석이 쪼르르 달려와 품에 안긴다.
나도, 아이들도 행복한 수업을 꿈꾸며 또 다른 내일을 준비해야겠다.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어요....
< 관찰의 힘을 키우는 수업>
"선생님, 저는 글쓰기가 제일 싫어요."
"왜?"
"어우, 몰라요. 너무 어려워요."
독서 수업에 들어오는 녀석이 책상 위에 가방을 던지듯 내려놓으며 하는 말이다.
아이들과 글쓰기 수업을 하는 나는 이럴 때 가장 난감하다. 문제는 이녀석 뿐만이 아니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거나 글을 쓰는 일에 질색을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재밌는 글쓰기 시간을 만들어줄까 궁리하다가 하루는 수업시간에 귤을 한봉지 가방에 넣고 들어갔다. 아이들에게 귤을 보여주지 않은 채 귤에 대해서 얘기해 보라고 하자,
"시어요, 새콤달콤해요. 주황색이예요, 동그래요."
기다려봐도 더이상 귤을 표현하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까만 봉지에서 귤을 꺼내는 순간 아이들은 "와~"하고 함성을 지른다.
수업 전부터 간식이 나왔으니 반가울 밖에......
"이번 시간은 관찰하기 수업입니다."
종이를 한 장 씩 나눠준 후 거기에다 지금부터 귤의 모양과 색깔, 냄새, 소리, 맛까지 자세히 관찰한 다음 그것을 본대로 들은대로 느낀대로 글과 그림을 통해 나타내 보라고 했다.
아이들은 집에서 늘 간식으로 후다닥 까먹던 귤이 수업 속으로 들어온 게 신기한지 집중해서 귤을 들여다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조심스럽게 껍질도 벗겨보고, 알맹이 모양도 살펴보면서 하나씩 뜯어서 입으로 가져갔다.
그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귤의 온전한 모습과 껍질을 벗긴 모습, 널부러진 껍질 모습, 알맹이 모양을 자세히 그려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열심히 귤에 대한 설명글을 쓰기 시작했다. 평소에 수업시간이면 "뭐라고 써요?"라며
막막한 표정으로 내게 구원의 눈빛을 보내던 녀석도 오늘은 열심히 까놓은 귤을 그리고 있었다.
수업을 끝낸 아이들의 글을 훑어보니
'귤 껍질에는 땀구멍처럼 구멍이 나 있다.' , '껍질 밖은 매끈한데 속은 털이 쌓여 있다.', '귤 모양이 반달같다.','알맹이 속은 밥알같이 생겼다.', '귤맛이 새콤하고 달콤하다.' .......
이렇게 자세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데서 창의성이 싹튼다고 한다.
아이들 역시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귤의 모습이 아닌 눈 앞에 보이는 생생한 귤의 모습을 적은 글이기에 살아있는 표현을 끄집어 낼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별다른 생각 없이 귤을 볼 때와는 달리 손안에 들어온 한 알이 귤을 직접 자신의 눈으로 살펴보면서 귤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한가지 사물을 자세히 보는 힘을 키우다보면 주변의 사물을 무심히 지나치지 않고 변화를 느끼는 생활을 하게 될 것임을 믿기에 종종 이렇게 관찰의 힘을 키우는 수업을 하곤 한다.
내가 사는 주변에는 어떤 건물들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우리집에서 도서관까지 오는 길을 지도로 그려보게 하거나, 야외수업으로 공원에 나가 풀이나 나무를 한 가지 정해서 자세하게 묘사해보는 수업을 통해서 아이들은 사물을 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될 것이다. 그 힘이 쌓이다 보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도 차차 사라지리라 믿는다. 두려움은 막막함에서 생기는 것이라 구체적인 사물과 사건에 대해서 쓰다보면 없어지기 때문이다.
겨우 귤 한알을 가지고 꿀꺽하지 앟고 한시간 동안 찬찬히 관찰한 상으로수업을 마치고 돌아가는 아이들에게 귤을 하나씩 더 주었다. 그림도 잘 그렸고, 글도 정말 잘 썼다고 칭찬을 듬뿍 해 주면서 말이다.
"선생님, 오늘 수업 참 재밌었어요."
책상을 정리하는데, 방금 나갔던 녀석이 쪼르르 달려와 품에 안긴다.
나도, 아이들도 행복한 수업을 꿈꾸며 또 다른 내일을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