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황혜선  첨부파일

Subject  달오름 친구들 안녕? (완결편)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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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숨 막힐 정도로 아스팔트에서 뿜어대는 열기. 집에 가서 한숨 푹 자고 싶었지만 예정된 음악회 관람 계획이 있었기에 억지로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예술의 전당으로 돌리고 바이올린 소리를 자장가로 들으며 거의 12시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와 미친듯이 잠을 청했단다.
깨어보니 8시. 그래도 잠이 안 깨 뒤척이며 9시까지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니 눈 앞에는 시원한 청일농원 계곡 물줄기와 예쁜 바위, 돌, 송사리들이 아른아른거리는 거야. 그리고 너희들 달오름 친구들의 얼굴도 어른거리고 말이지.

달오름 친구들, 어떻게 하루를 보냈니?
너희도 나처럼 멋진 여름 해오름의 시간들을 떠올리는 건 아니니? 여럿이 어울려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큰소리도 치고 야단도 쳤지만 너희들 개개인은 다 사랑스럽고 예쁜 아이들이라는 것 잘 알고 있어.

우리 모둠의 경로당, 아니 장수 만세 어르신네, 동훈이와 형욱이!
청일농원에 여장을 풀자마자 날렵한 몸놀림으로 신기한 애벌레, 여치, 콩벌레, 방아깨비 등등을 잡으며 뛰어다니는 너희 둘 모습이 아른거린다. 어디 있나 찾아보면 계곡 물가에서 물장구 치는 모습, 또 어딨나 찾아보면 곤충을 잡으러 다니고 어쩌면 너희들은 정해진 틀을 싫어하는 아이들처럼 너무도 행복하게 자유를 만끽하고 있어 나도 즐거웠단다.

또 얌전한 듯 얌전하지 않은 안 브라더스!
어린 나이인데도 전혀 찡그리지 않고 해맑게 웃음지으며 생활하는 의젓한 재완이, 가끔씩 수줍게 엄마가 보고 싶다고 했지만 끝날 때까지 한 번도 말썽부리지 않고 너무도 의연하게 생활한 재완이, 많이 칭찬해주고 싶구나. 또 물놀이를 품위있게 하려고 살살 도망다니던 재현, 네 옷 적셔놓았더니 그때부터 열심히 어찌나 잘 놀던지. 황토염색할 때도 옷 버릴까봐 몸 사리더니 나중에는 재미있었지? 그래, 놀 때는 아무 생각없이 몸을 던져서 노는 것도 좋은 경험이야. 이것 저것 따지면서 놀면 흥이 나겠니?

한데 똘똘 뭉쳐다니며 팀웍을 자랑하던 삼총사, 수진, 상원, 다희.
겨울학교에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는데 지킬 거지? 너희는 어느 자리를 가더라도 멋지게 생활할 수 있는 아이들이야. 서로 지킬 것을 지켜 줄 줄 알고 피해가 되는 행동을 안 하려고 애쓰는 것을 보면 평소에 너희들이 바른 생활을 했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단다. 열심히 밟은 황토옷을 잘 입고 다니며 해오름의 시간들을 기억해주렴.

끝으로 귀여운 승연!
어찌나 아는 것도 많은지. 재주도 많고 예의도 바르고 센스도 빠르고 몸도 날래고 서비스 만점!!! 명주꼬리하다가 과격한 힘싸움에 찢어진 옷 어떻게 됐니? 떨어진 단추는 찾았니? 가는 손목으로 내 허리를 꼭 붙잡으려 했으니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그런데 온 힘을 다해 꼬리를 잡은 이 추억은 오래 남을 만큼 소중할 거야. 네가 쓴 시처럼 밝고 순수하고 맑게 잘 자라라.

달오름 친구들, 너희들이 바른 생각으로 자신 뿐만 아니라 남도 사랑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자연 속에서 해맑고 순수한 웃음을 지은 것 오래오래 간직하길 바래.
우리 모두 몸과 마음 살찌워서 겨울에 멋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마니마니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