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규 시인의 <생각의 사이>와 <나>라는 시로 세 번째 수업의 문을 열었습니다.  

생각의 사이
                   김광규
시인은 오로지 시만을 생각하고
정치인은 오로지 정치만을 생각하고
경제인은 오로지 경제만 생각하고
노동자는 오로지 노동만을 생각하고
법관은 오로지 법만을 생각하고
군인은 오로지 전쟁만을 생각하고
기사는 오로지 공장만을 생각하고
농민은 오로지 농사만을 생각하고
관리는 올지 관청만을 생각하고
학자는 오로지 학문만을 생각하고

이 세상이 낙원이 될 것 같지만
사실은 시와 정치의 사이
정치와 경제의 사이
경제와 노동의 사이
노동과 법의 사이
노동과 법의 사이
공장과 농사의 사이
농사와 관청의 사이
관청과 학문의 사이를

생각하는 사람이 없으면
다만 휴지와 권력과 돈과 착취와
형무소와 폐허와 공해와 농약과
억압과 통계가 남을 뿐이다.

또 다른 한편의 시 김광규의  <나>란 시를 통해서 "나는 누구인가? 누구 이여야 하는 가"에 대한 끊임없는 내 안의 물음이라고 해야 할까요. 내가 보고 느끼는 세상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과 물음을 던져 주었던 시였습니다. 사회관계속에 "나"는 존재하지만 진정한 "나"는 무엇인가에 대한 정체성에 대한 내 안의 울림을 준 그런 시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오직 시만을 위한 시는 휴지에 지나지 않으며 정치만을 위한 정치는 권력에 다름 아님을 말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두 편의 시로 삐그덕 거리는 마음의 문을 열고 '레밍 에이드'라는 뉴질랜드의 단편영화를 감상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생각 펼치기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레밍'에 대한 정보를 텍스트로 정해진 데이비드허친스의 '레밍 딜레마'란 책을 통해 이미 알고 있어, 영화의 숨은 의미들을을 쉽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편영화'레밍 에이드'를 감상한 후, 각자의 추론과 생각들을 바탕으로 한 걸음인 <물론의 세계로부터 일탈하기>와 두 걸음인 <나를 지배하고 있는 모순 발견하기>라는 명제아래 일상으로부터 쉽게 일탈되었던 문제의식에 대한 발견을 봄, 여름, 가울, 겨울이란 모둠으로 나뉘어 서로 토론을 통해 생각을 모아보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는 한걸음에 해당하는 <물론의 세계로부터 일탈하기>의 주어진 발문을 통하여
1. 뉴질랜드동물보호협회 회원들과 스칸디나비아 여성을 통해 각각 두 대상들이 레밍의 죽음을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에 대해
2. '레밍구조대'인 뉴질랜드인들이 지닌 가장 큰 문제점과 우리가 '물론의 세계'에 빠져 있는 경우 겪게 될 문제중 심각한 요소에 대해
  

두 걸음에 해당한 <나를 지배하고 있는 모순발견하기>에서는  
1.에이즈와 장티프스는 대표적인 전염병인데 유독 에이즈에만 관심을 보이는 까닭에 대해 그 이유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2.1970년에 전개되었던 국채보상운동과 1998년에 전개 되었던 금모으기 운동은 외채를 갚으려는 같은 목적을 가진 자발적인(?)움직임 혹은 운동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과연 그럴까에 대하여 미리 제시된 쟁점상황을 근거로 IMF금모으기 운동이 갖는 문제점은 무엇인가에 대하여도 함께 토론한 후 의견을 모아보기로 했습니다.
  주어진 1시간 동안 모둠별로 열띤 토론과 나름데로의 근거를 들어 정리한 의견들을 발표하는 것으로 수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첫 번째 걸음인 뉴질랜드 동물보호협회와 스칸디나비아 여성이 레밍을 바라보는 인식의 태도에 대한 발문을 택한 모둠이 많았는데, 뉴질랜드동물보호협회의 모습에서 동물을 보호한다는 맹목적인 목적에 지나지 않는 인간우월주의는 결국, 허위와 거짓에 다름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진실이 배제된 목적은 그저 목적에 지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동물을 보호한다는 생각의 밑바탕에 가장 먼저 전재되어야 할 '이해'와 '사랑'이라는 것은 그들이 내세운 거창한 구호에 허위와 거짓에 지나지 않음을 말입니다. 그 모습에서 현실인식이 부족한 회피자의 모습과 독재자의 모습을 함께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반면에 뉴질랜드여성은 레밍의 죽음자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솔직함을 보였습니다. 허위와 거짓으로 치장되지 않은 솔직함이 바로 진실의 힘이 아닐까하는 생각입니다. 즉, 진정한 관계인식을 통해 생명의 중요함을 깨달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물론의 세계에 빠지게 되면 목표에는 충실할 수 있지만 미숙한 의식의 알을 깨고 나올 수 없다는 이야기가 아닐런지요. 결국 성숙한 의식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로 저는 해석되어졌습니다.
  

두 걸음에 해당한<나를 지배하고 있는 모순발견하기>에 해당하는 에이즈와 장티프스에 대한 관심의 차이에 대한 의견을 정리 해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에이즈는 국가권력, 저 개발민족의 야만성을 날카롭게 쏘아 부치는 비판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성애, 소수자의 삶을 허용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미국(백인 중상층)이 에이즈에 걸려서 문제가 비로서 촉발되었다는 점입니다. 거대국가가 가진 힘의 논리에 부합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또한 국가적인 일이지만 성의 접촉을 통해 생겨나는 비도덕적인 일이라는 인식 때문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토론거리였던 금모으기 운동이 갖는 문제점은 기득권과 지배권력을 가진 거대한 기업들이 IMF의 근본적인 발생의 원인인데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그 원인의 발생을 알지 못 한 채 언론과 지배권력에 의해 금모으기로 내몰렸다고 볼 수 있다. 허위에 가려진 '현실'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문제인식에 눈을 떠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치관' 문제에 접근하는 다음주 <과제>입니다.
1. 톨스토이 단편소설 읽어 오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2. 톨스토이 작품세계와 그의 삶에 대해.
3. 그 작품시대배경에 대해 (그 당시 시대배경에 대해서도)
4.* 맹자의 사단과 논술의 상관성에 대해 자신의 견해 정리하여 한편의 글로 완성하기.
* 1) 돈 걱정을 않거나 다른 사람 생각을 신경 쓰지 않는 다면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 그       이유는
    2) 우리 사회에서 없애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지 이유는 무엇인가?
    3) 남은 생애동안 청각. 시각 등 감각 중 하나만 쓴다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그 선택        을 한 이유는?
    4) 내가 살아 있는 동안 꼭 이루어야 할 삶의 목표는 무엇이고 그것은 나에게 어떤 의        미가 있는 것인가?
4번 중 *두 개중에 한가지를 선택하여 에세이로 써오시면 됩니다.
5. 지난 수업 중에 받은 <살림의 경제학>프린트 읽고 3강 프린트 물 중에 페이지 2 쪽 오 른쪽에 있는 질문 3가지를 하나로 묶어 에세이로 써오세요.(메일로 보내기. 3월 1일까지-5    강 전까지)
   1) 살림의 경제학을 읽으면서 깨닫게 된 것 중 일상에서 전혀 문제라고 의식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로 떠 오 른 것이 무엇이며 그것이 왜 문제라고 생각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자신     의 의견을 간략하게
   2) 자본주의 체계 위에서 펼치는 현대인의 삶은 궁극적으로 어떤 문제에 직면하게 될 수 밖에 없는가?
   3)도시와 시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현대 사회에서 산다는 것은 결국 어떠한 삶을 살아  야 한다는 것일까?  
    *<9강 읽어 올 책>
1. 건축, 우리의 자화상 -임석재/ 인물과 사상사
2. 총. 균. 쇠 -제레드 다이아몬드/문학과 사상(문명, 분석한 책이랍니다)


이번주과제와 앞으로 준비해 오셔야 할 과제들로 찻물 끓이시는 날이 많아지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매주 목요일 새벽이면 걷어내지 못한 잠을 눈 꼬리에 달고 비몽사몽 헤매며 3시간 남짓한 시간들을 해오름을 향해 가고 있답니다. 다음주에 뵐께요. 편안한 시간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