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논술28기 6강(06.08.10) 수업내용 정리
                                                이승애

  요즘 유럽 쪽에서는 노약자들이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다는 보도가 심심치 않게 이어집니다. 예전 같으면 그저 뉴스를 보면서 “어쩌면 좋아~”하고 말았을 일을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아마 논술 수업덕분에 읽게 되는 여러 가지 책들의 영향인 듯 합니다.
  
  이번 수업은 에세이 과제 발표로 시작했습니다.
  노은창 선생님은 육식의 종말을 읽으시고 모든 생명들이 마치 그물망처럼 한쪽에서 출렁이면 전체가 함께 출렁이게 되는 관계에 대해 쓰셨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어느 한쪽만 잘 사는 ‘약탈’적 삶에서 벗어나 ‘더불어 살아가기’에 대해 이야기 하셨습니다.  
  김미경 선생님은 채식주의자인 친구의 딸의 이야기를 하시면서 함께 나누는 삶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임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저도 육식의 종말을 읽고 조금이라도 육식을 줄이려 노력하겠다는 생각을 에세이에 적어보았습니다.
  마민희 선생님은 무탄트 메시지를 읽으시고 남에게 손해와 불행을 야기 시키지 않는 선에서 소유와 욕심에서 벗어난 자율적이고도 자유로운 삶이기를 희망하신다는 글을 적으셨습니다.

  선생님들의 간단한 발표에 이어 6강 수업을 여는 조동하님의 시를 한편 읽었습니다.

나 하나 꽃 피어

나 한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선생님께서는 결국 “내가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기도 하고 해결자일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부터’와 ‘나 하나 쯤’은 사람의 마음속에 나란히 오고간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결국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지닌 것은 ‘나부터’일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5강 프린터물에 있던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에 이야기 했습니다.
나는 과연 나일까? 여기에 대해 장희익 선생님은 “내 안에서 움직이는 진정한 의미의 나는 이미 36억 년 내지 40억년 이라는 긴 세월을 이 지구상에서 살 온 존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있기 전 수없이 많은 조상들이 있었단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개별적 주체로서의 나가 아니라 집합적 주체로서의 나, 즉 우리를 의식해야 함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때 우리의 삶이, 아이들의 삶이 한층 더 성숙하고 진지해 질수 있음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연이어 게임의 법칙이라는 단편 에니메이션을 감상했습니다.

줄거리        작은 구슬하나가 점점 개수를 늘려가면서 절지동물에서부터 생명의 진화를
        보여줍니다. 다양한 생명들이 탄생하고,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 속에서 순환합니다.
        이후 인간이 등장하고 사람들은 서로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이기 위해서 온갖 무기들을 만들어 싸우고 죽입니다.
        마지막 사람의 손안에 실뜨기의 형상이 나타나고 그 안에 핵 방사선 기호가
        등장합니다.
  
위에 줄거리에서 보여 지는 것처럼 인간들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모든 생명들이 순환의 과정을 지켜왔습니다. 인간만이 재창조의 개념이 아닌 죽고 죽이는 관계로 변질되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이 암시하는 것처럼 이대로 가다가는 공멸을 초래 할 수도 있다는 강력한 암시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본 작품은 식욕입니다.

줄거리        9시에 출근하고 5시에 퇴근하는 한 남자가 주인공입니다.
        근무 중에도 무언가를 먹어대던 남자는 퇴근을 하자마자 식욕에 휩싸입니다.
        음식은 물론이고 나중에는 식탁보와 접시까지 가리지 않고 집어 삼킬 만큼 무서운
        식욕입니다. 남자는 점점 흉측하게 비대해집니다. 어느 날, 남자는 한없이
        아래로 떨어지고 거기에서 무섭게 야윈 사람들에게 뜯어 먹힌다는 끔찍한
        결말입니다.

식욕의 내용을 개인적인 욕구에 맞춰 해석해 본다면 끊임없이 소비하려고 하는 욕구와 탐욕일수도 있고, 좀 더 사회적으로 본다면 자본가들의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와 탐욕일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선생님께서는 김대중 대통령 당선 직후 IMF때 우리나라에 돈을 투자했던 소로스가 무려 30배를 걷어갔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그때 얼마나 많은 가장들이 실의에 빠져 자살을 했던가요. 또 얼마나 많은 가정이 파괴되었던가요. 뉴스에서 들려오던 생계형 범죄라는 말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한데 말입니다.
  참, 좁은 곳만 보고, 내 앞가림만 하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고 바로 엔트로피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습니다.
엔트로피는 질서 있고 유용한 에너지가 무질서하고 무용한 쓰레기의 상태로 전환되는 것을 말합니다. 엔트로피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광물이나 석유자원뿐만이 아니라 물과 흙 같은 모든 것들에 해당됩니다.
  물론 지구는 태양이라든지 달, 별들로부터 끊임없이 에너지를 받는 자정능력도 가지고 있지만 지구가 자정될 시간을 주지 않고 계속 해서 쓰기만 하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이런 엔트로피를 높이는 주요 원인을 살펴보았습니다.
1. 물질적 세계관에 물든 개인의 욕망
2.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하는 도시화된 삶의 양식
3. 전 인류의 욕망의 동질화(육식이나 더 좋은 물건 등에 대한 공통된 욕구)
4. 전쟁(무기의 소비를 위해 전쟁을 부추기고 조장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횡포)
  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요? 우선 ‘나부터 하는 실천’으로 소비의 욕망을 줄이는 것이 있겠고 그 중에서도 ‘조금 더럽게 살기’에 대한 실천도 중요하다는 선생님 말씀이 있었습니다.
  
  수업 정리를 하다 보니 들을 때는 열심히 듣는데 역시 기억하고 남기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더위에 모두들 건강 조심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 주에 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