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 쪽은?’ 깊이 보기

1. 길을 떠난 동그라미
동그라미는 ‘조각을 잃어버려’ 그 조각을 찾아 길을 떠납니다. 여기서 조각이란 동그라미가 찾길 원하는 것, 즉 어떠한 욕망이나 꿈,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동그라미가 정말로 조각을 ‘잃어버린’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인데, 외부의 여러 가지로부터 그 조각을 ‘가져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동그라미는 조각을 찾는 여행에서 여러 ‘존재’들을 만납니다. 그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맞지 않는 조각들>과 <꽃이나 벌레 간은 주변의 것들>로.
<맞지 않는 조각들>은 동그라미가 살아가면서 겪는 실패들을 의미합니다. 인생의 역경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동그라미에게 상실감과 허탈감을 주기 보다는 그를 성숙하게 하는 중요한 존재들입니다.
<주변의 것들>은 우리 주변의 이웃들, 살아가면서 누리는 작은 여유와 기쁨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동그라미의 여정에 중요한 활력소가 됩니다.

길을 떠나는 동그라미는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 떠돌지만 그 삶의 과정을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2. 짝을 만난 동그라미
동그라미가 드디어 꼭 맞는 조각을 만났습니다. 이것은 그가 원하는 것을 얻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짝을 만난 동그라미의 삶은 아주 바빠졌습니다. 꽃과 벌레를 만나 이야기 할 시간도 여유도 없습니다. 노래를 부르고 싶어도 입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원하는 것을 얻었지만 그것 이외의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되는 우리네 삶을 생각하게 됩니다.

동그라미는 겉보기에는 완벽해 보이지만 진정한 자신을 잃어버린 삶을 살고 있습니다. 주변을 살피지 못하고 혼자서만 떼굴떼굴 구르는 동그라미는 행복하지 않습니다.

3. 다시 길을 떠나는 동그라미
‘내려놓은 조각’ 이 조각이 동그라미가 진정 원하는 것이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이 조각은 동그라미가 원했던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강요당했던 ‘형식적인 것’이 아니었을까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회로부터 학벌, 재산, 사회적 지위, 이성에 대한 가치관 등 여러 가지 가치기준을 강요받습니다. 또 그것들이 내가 진정 바라는 것이라 착각하고 살 때도 종종 있습니다. 동그라미는 그 착각에서 벗어난 것 같군요.

동그라미는 다시 길을 떠납니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잃어버린 한 쪽의 속박’에서 벗어난 동그라미는 자유롭습니다. 어디로든 갑니다. 다시 풍뎅이와 이야기를 하고 나비와 춤을 추며 ‘진정한 자신’을 찾는 여정을 계속합니다.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 하며 노래하고 있는 동그라미는 이미 꼭 맞는 조각을 원하는 삶을 살지는 않습니다. 생활에서 지나치는 작은 것들을 소중히 여길 줄 알고 나와 맞지 않는 타인과 이웃을 사랑하며 그것에 감사할 수 있는 동그라미입니다. 그가 꼭 맞는 조각을 다시 만난다면, 이번에는 웃으며 지나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 것입니다.


**가을팀 선생님들과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어서 참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막상 정리를 하려고 하니 제 생각이 자꾸 앞서 튀어나오네요. 사람이란 참으로! 주관적인 것 같습니다...호호
구체적으로 일상과 연결시켜 풀어보려고 애를 썼습니다만 알맹이 없이 두리뭉실한 글이 된 것 같아 걱정입니다.

-이상, 제게 꼭 맞는 조각을 찾아 헤매는 박주희였습니다. (그 조각을 찾는다면... 내려 놓을 용기는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