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을까
- 독서 감상글 쉽게 쓰기

안정희 | 해오름 사회교육아카데미 강사

아이들은 책을 읽고 나서 쓰는 감상글을 어려워합니다. 때로는 글쓰기가 두려워 책을 읽기 싫다는 말도 하지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어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저 ‘참 재미있었다, 참 감동적이었다’ 라고만 한다면 쉽겠는데, 자꾸 마음을 쓰라고 하니까 어렵습니다. 책의 내용과 나의 삶이 만나는 지점이 어떤 것인지 알기도 어렵고, 또 어렴풋이 알 것 같아도 그것을 글로 표현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겠지요.
우리가 만나는 어린이들은 자신의 삶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이제 막 감정의 분화를 이루는 시기를 지나고 있지요. 그래서 울다가 웃고, 심하게 싸우다가도 금방 언제 그랬냐는 듯 새로운 감정으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책을 통해 간접적인 이야기를 나의 삶 속으로 받아들이고 또 그것을 해석해서 나의 감정을 밝혀내기란 참으로 어려운 작업이겠지요. 하지만 자라면서 재미있게 읽었던 책 중에 몇 권이 강렬하게 마음속에 남아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적인 책읽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읽은 책을 낱낱이 글로 정리해서 남겨야 한다는 일은 또 하나의 힘겨운 공부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또 한편 생각해보면 억지로 쓰는 글이 아니라면, 스스로 즐겁게 해낼 수 있다면 글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자신감이나 성취감 또한 좋은 자양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책에 대해 느끼는 것을 쥐어짜듯 쓰는 것이 아니라 그때 일어나는 마음의 움직임을 잡아 쓰게 한다면 책도 보약 먹듯 읽어내는 과제가 아니라 즐겁게 만나는 친구일 수 있고, 글쓰기도 공부가 아니라 답답한 마음을 털어내는 시원한 바람일 수 있지 않을까요?
여기서는 네 가지 정도로 아이들이 쓴 독서감상글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순서는 아무래도 좋겠지만 먼저 책과 만났을 때 생기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쉽게 감상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이겠지요. 그리고 이야기 속으로 스스로 들어갈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 주고받는 글로 쓸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책을 통해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면 내 이야기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세상에 일어나는 여러 일들을 생각하게 된다면 더할 수 없이 귀한 글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