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교단에서 배우기 … 중학생 수업

자신의 신화를 만들자
- 『연금술사』

이소영 | 독서교육연구회 ‘책마루’ 회장․『우리말지킴이 또바기의 한글신문』저자

대상 : 중학생
교재 :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 문학동네)
수업시간 : 2차시(60분씩)
학습자료 :
『파랑새』(메데를링크 / 동해 )
『책 먹는 여우』(프란치스카비어만 / 주니어김영사)
학습목표 :
1. 제목에 대한 의미지도를 만들고 내용을 예측한다.
2. 인물을 중심으로 소설의 전체 구조와 전개를 이해한다.
3. 다른 작품과 비교하여 주인공의 공통점을 통해 성공요인을 확인한다.
4. 자신의 신화를 찾아 글로 쓴다.

장래희망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모르겠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많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런 아이들이 늘어난다. 그 이유를 물어보면 초등학교 때나 중학교 1~2학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부모님이 원하는 직업을 장래희망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학년이 올라가고 시험성적 결과에 실망하고, 스스로 자신에 대해 생각하면 부모님이 원하는 직업에 대해 자신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공부하려고 생각해 보지만, 해낼 자신이 없다고 말한다.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고 특별히 하고 싶은 것도 없다는 것이 아이들의 이야기다. 이렇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TV와 게임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TV와 게임이 생각보다 무척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다.
시내버스에까지 광고가 붙어있는 『연금술사』는 이미 제목을 알고 있는 아이들이 많았다. 어떤 아이는 집에서 부모님이 이 책을 읽는 것을 보았다고 하였다. 이렇게 대부분의 아이들이 책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막상 왜 읽지 않았는지 물어보자 한결같이 ‘우리들은 시간이 없잖아요.’라고 대답하였다.
『연금술사』는 동화처럼 맑고 따뜻한 소설이다. 그래서 나도 청소년 시절에 읽었으면 좋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훈적인 이야기도 시적으로 의미심장하게 전달하고 있었다. 특히 누구나 보물을 가지고 있다는 희망적이 메시지와, 사막을 건너는 도전과, 고난을 겪어내지 않으면 그 보물을 영영 찾을 수 없을 거라는 은근히 위협적인 메시지가 함께 담겨있는 것이 인상깊었다.
어른이 보기에는 하찮은 것으로 보일지 모르는 것들도 아이들에게는 아이들마다 그 중요한 정도가 다르다. 어떤 아이에게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고, 또 다른 아이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것이다. 공부는 학교에서 성적으로 나타나는 것만이 아니라, 즐기면서 몰두하고 다시 꿈꾸면서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일체의 과정이 공부다운 공부일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방식으로 배우는 거야.’라는 소설 속의 말처럼 아이들마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이 수업을 통해 마음이 있는 곳에 보물이 있다는 말처럼 마음을 많이 기울이면 그것이 곧 보물이 된다는 걸 깨닫고, 아이들이 자신의 보물을 찾기 위해 희망을 가지고 힘차게 노력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