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속에 숨어있는 ‘소중한 나’                                 

황정희 | 논술교사

『행복한 청소부』라는 그림책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아하! 말은 글로 쓰인 음악이구나. 아니면 음악이 그냥 말로 표현되지 않은 소리의 울림이거나.’ 시도 그럴 것입니다. 시는 말도 되고, 글도 되고, 음악도 되고, 소리의 울림도 되고, 한 편의 이야기도 될 것입니다. 사람의 본성대로라면 누구나 아름다운 것, 귀한 것, 향기로운 것에 끌리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그러한 음악이나 그림이나 문학이니 하는 것들이 사랑을 받는 것이겠지요. 가까이 하면  할수록 더 깊이 알게 되고 마음을 열게 되어서 어느 날 내가 그 안에 풍덩 빠져서 흠뻑 취해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지요. 예전에 수업 시간에도 책상 밑에 몰래 놓고 시를 외웠던 기억이 납니다. 영어 단어 외우기는 끔찍이 싫었지만 시키지도 않은 시는 어지간히도 외우고 싶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사랑도 해보지 않고 왜 그리 슬픈 사랑 시가 가슴을 울렸던지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납니다.
헐레벌떡 들어서는 아이들을 모아놓고, “자, 오늘은…” 하며 곧장 준비한 수업에 들어가기는 참 못할 노릇입니다. 눈높이를 맞추고 “우리 숨 좀 돌려야겠다” 하며 넌지시 기다리고 있으면 아이들의 호흡이 좀 누그러집니다. 그 때 시라도 한 편, 노래라도 한 자락 내놓으면 아이들은 이 곳에 오기 전에 그 어떤 상황을 겪었다 해도 일단 맘 편히 잡게 되지요. 수업 주제와 연결되는 것도 좋고, 계절이나 날씨와 맞아떨어지는 것도 좋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것도 아주 좋습니다. 세상을 달리 보고, 나 자신을 새로이 보게 되는 눈은 그러면서 생겨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제 소개할 세 편의 시는 ‘나’라는 존재를 생각해 보게 하는 시입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커다란 질서 안에서 자그만하게 살아가는 ‘나’를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