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풀과 우리 생활
- 『짚 문화 여행』 읽고 박물관 탐방하기

맹성숙 논술교사

·대상: 초등 중학년
·시간: 3차시 90분
·교재: 『짚 문화 여행』(인병선 / 현암사)
학습목표
1. 짚풀에 담긴 조상들의 삶을 이해하고 그 숨결을 느낀다.
2. 현대 문명 속에서 우리가 해결해야 할 환경 문제를 인식하고, 그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이 변화해야 하는지 생각해본다.
·참고 :
『나는 둥그배미야』(김용택 / 푸른숲)
『잡초는 없다』(윤구병 / 보리)
『배워서 남주자』 2002년 5월호 "박물관, 이렇게 보자"
『창의적인 수업 내용 77가지』(해오름) 308쪽 "쌀의 이모저모"
짚풀 생활사 박물관 홈페이지 www.zipul.org

풀은 대체로 쉽게 자라고 쉽게 시들기 때문에 인생의 덧없음을 상징하곤 합니다. 값어치 없는 물건이라는 의미를 지닌 "초개"(草芥)라는 말도 이와 관계합니다. 윤선도 역시 "오우가"에서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 풀은 어이하여 푸르는 듯 누르나니 / 아마도 변치 아닐 손 바위뿐인가 하노라"면서 풀이 지닌 생명력보다는 무상함을 강조합니다. 빨리 자라서 쉽게 시들어 버리는 속성 때문에 그렇겠지요.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라는 속담에서도 역시 "지푸라기"는 믿음직스러운 그 무엇이 아니라 하잘 것 없고 미미한 힘을 뜻하겠지요.
우리 조상들은 농경이 주된 산업이었기 때문에 풀과 짚은 삶과 깊은 관련이 있었습니다. 속담만 보더라도 짚을 소재로 한 것이 많습니다. 보잘 것 없는 사람도 배필은 있다는 뜻의 "짚신도 제짝은 있다"라든지, 반가운 사람을 맞으려고 허둥지둥 정신없이 뛰어 나간다는 뜻을 가진 "짚신을 거꾸로 끌다", 몹시 인색함을 뜻하는 "짚신을 거꾸로 신다", 하찮아서 쓸모가 없을 듯한 물건도 없어지면 서운하다는 뜻의 "짚불도 쬐다 나면 섭섭하다", 약한 것이라도 큰일을 해낼 수 있다는 "짚불에 무쇠가 녹는다", 잡았던 권세가 갑자기 몰락된다는 "짚불 꺼지듯 한다" 등이 있지요.
지난 유니버시아드 행사 기간에 전통문화 행사가 풍성했다고 합니다. 선무도, 태극무, 고전 무용, 탈춤, 사물놀이, 농악 공연과 함께 짚풀 공예 체험행사를 가졌고, 여수국제 청소년 축제 때 역시 전통 음악 공연, 도자기, 탈 만들기와 함께 짚풀 공예 등 전통문화체험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짚풀은 요즘 전통 체험이라고 하면 빠지지 않는 체험 거리가 되었지만, 짚풀이 이렇게 전통체험의 한 부분으로만 남아 있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렇다고 짚신을 신자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짚풀 생활 문화를 가졌던 조상들의 삶의 모습을 느끼고, 현재에도 이어질 수 있는 슬기로움과 지혜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과 짚풀로 달걀 꾸러미를 직접 만들어 보면서, 버릴 것이 하나도 없던 옛날의 문화와, 쓰레기가 넘쳐나는 현대의 문화를 비교하면서 우리들의 삶의 모습을 돌이켜보는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수업을 준비하면서 김용택 선생님의 『나는 둥그배미야』를 참고했습니다. 쌀이 나에게 오기까지의 수고로움과 지극한 돌봄 가운데 여물어 가는 곡식의 소중함을 알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으로는 벼의 성장과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책에 이어 『짚문화 여행』(인병선)을 통해서는 수확한 벼가 남기고 간 짚의 긴요한 쓰임새를 공부할 수 있습니다. 이 두 책은 서로 원인과 결과로 이어지기에 적절한 책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짚풀 박물관에서 실제로 이루어지는 수업에 대해서는 『배워서 남주자』 2002년 5월호 "박물관, 이렇게 보자"(최지연 선생님)중에서 "짚풀 생활사 박물관" 부분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박물관 수업을 펼치기 위한 여러 방법과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관점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