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를 위한 책
- 『작은 학교가 아름답다』

이선희 해오름사회교육아카데미 강사


얼마 전 2004 대학 수학능력평가 날, 온 국민이 학생들과 함께 몸살을 앓았습니다. 출근시간이며 등교시간이 두 시간 씩 늦춰지고, 듣기 평가를 위해 비행기도 안 뜨고… 수험생들이 시험장 안에서 시험을 치르는 동안 많은 사람들은 밖에서 마음을 졸였습니다.
12년의 노력이 하루에 평가되는 것으로 초조함이 그치는 것은 아닙니다. 나온 성적을 바탕으로 어느 대학에 어떻게 들어갈 것인가가 일생일대의 관문으로 남아있습니다. 수험생들은 자기네끼리 ‘대학에 "적성"에 맞춰간다’고 합니다. 그게 뭐가 틀린 말인가 하고 자세히 들어보니 "적성"이란 바로 "적당한 성적"이라고 합니다. 수능을 다 치르지도 않고 1교시 언어영역을 보고 나서 고사장을 빠져 나온 그 학생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암담함? 좌절감? 실패감? 마침 제 아이도 시험을 치르는 터에 들리던 소식이라 더 가슴 아프고 암담했던 그 사건 앞에 마음이 쓰라리기만 했습니다. 여섯 시가 훨씬 넘어 시험장을 나오는 아이에게 정말 진심으로 “살아 돌아와 주어 고맙다”는 말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