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하고 같이 보셔야 하지만 아쉬운대로...

정성을 담아 솟대 만들기
- 해오름 어린이 살림학교 들공부

이연희 해오름 어린이 살림학교 교사

며칠째 내린 비가 잠시 멈춘 11월 9일 날 서산에 다녀왔습니다. 감기에 걸려 아파서 못 온 친구들도 있고 집안 사정이 있어 몇몇이 빠졌습니다. 이번 가을학기에는 들공부가 2회밖에 없어서인지 신청하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아 이미 등록을 했더라도 못 갈 것 같으면 미리 연락을 달라고 일일이 전화를 드렸건만 아침에야 못 온다는 연락들을 받았습니다. 미리 얘기해 주면 꼭 가고 싶어하는 다른 아이들이 갈 수 있었는데 아쉽기만 합니다.
좀 헐렁한 듯한 차를 타고 아이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노래도 부르면서 갔습니다. 내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만들 솟대를 위해 모든 액을 없애는 "액맥이 타령"을 부르고, 액을 물리고 찾아올 평화를 생각하며 「평화는」이라는 노래도 불렀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이런 활동의 의도를 일일이 설명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젖어들게 해 보려고 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항상 누군가로부터 설명을 듣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천히 가더라도 흐름이나 분위기에 젖어 자연스럽게 스스로 깨치면 그 과정에서 예상치도 못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될텐데, 눈에 보이는 것에만 치중하지 않는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