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즐거움에 관하여
- 『네모의 책』 외

서미선 구룡중 국어교사

올해 나는 중3 담임을 맡고 있다. 고등학교 진학이 코 앞인 만큼 열심히 공부할 것을 표나지 않게 주문하며 아이들과 일대일 상담을 하고 있다. 그럴 때 앞에 앉은 아이가 맑은 눈으로 "왜 공부를 해야 하나요?" "어른이 되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와 같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질 때가 있다. 반갑기도 하고 막막하기도 한 순간이다. 정말이지 우리는 왜 공부를 하는 것이며, 세상 속의 나는 어떤 존재인지… 어른인 나도 금방 답이 나오지 않은 물음이다. 그날 나는 그 아이에게 "세상을 좀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정도의 대답을 하면서 내 중고등학교 시절을 얘기했다. 내 경험을 얘기하면서 (정확하게는 경험의 아쉬움!) 아이들이 입시와 학업이라는 좁은 틀에 얽매이지 말고,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세상과 세상의 지식을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그 때 나는 자유롭고 신선하게 공부를 대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여기에 소개하는 책 몇 권이 "아는 즐거움"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경이롭게 세상을 볼 줄 아는 눈을 잃지 않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사회를 바라보길 바라는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내 학창 시절, 이런 책이 있었다면 배움이 좀더 즐겁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