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와중에 있는 어린이들
- 『그림자 동물』, 『희망의 섬 78번지』

서미선 구룡중 국어교사

이라크 전쟁의 와중에 나는 수업을 한다. 표준어와 방언에 대해서, 현대사회와 과학에 관해서 열심히 문단을 정리하다가 아침 신문에서 본 눈맑은 소년들과 내 앞에 앉아있는 내 아이들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글쓰기 과제를 내주고 이라크 출신 13세 소녀의 글을 읽어주었을 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문제아』(창작과비평사)를 쓴 박기범 작가가 반전평화팀의 일원으로 이라크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전하니, 그 책을 기억하는 아이들은 놀라운 눈빛이 된다. 전쟁의 한가운데서 아이들은 전쟁을 어떻게 기억할까. 그들은 전쟁의 와중에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이번에는 전쟁을 배경으로 아이들이 나오는 소설을 골랐다. 공교롭게도 이스라엘 작가가 쓴 소설이 두 편, 보스니아 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 한 편이다. 유태인은 나에게 있어 두 모습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간 사람들, 책 『안네의 일기』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 나오는, 말 그대로 참혹한 세월을 겪은 약자로서의 유태인. 그리고 현대사에서 미국과 궁합을 맞춰서 아랍인과 전쟁을 벌이는 신흥부호세력의 유태인이 있다. 아프간 사태와 지금의 전쟁을 보니 어쩌면 유태인 문학이 미국의 입장에서 부풀려진 측면이 있겠지 싶다. 미국 역사에서 인디언을 소재로 한 책들이 붐을 이루듯이 말이다.
박해를 당하는 유태인 이야기는 흔해서 마땅치는 않지만, 의외로 책이 별로 없었다. 네 편 내 편 가르기 전에, 전쟁이 어린이들에게 입힌 상처와 그 와중에 발견한 참된 용기와 인간애의 소중함을 말하는 책을 중심으로 골랐다. 어쩌면 전쟁은 지나가는 배경일 뿐, 소통과 성장에 관한 책일지도 모르겠다.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