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만남이 있는 그림책
- 『빨간 모자 아저씨의 파란 집』

장준혜 시사랑 교육문화원 교사

그림책을 만나는 것은 다양한 색깔, 다양한 소리, 다양한 생각,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과 같습니다. 그림책이 보여주는 그림과 글 말고도 그림책 속에는 소리와 느낌도 들어있고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존재들이 들어있어, 음미하면 할수록 그림책을 만나는 재미와 기쁨은 커집니다.
어른들은 "그림책" 하면 아이들에게 그림 보여주고, 줄글 읽어주면 되겠지 하기 쉽죠. 저도 한동안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그림보다는 글에 비중을 두고 아이들이 그림책을 통해 뭔가 얻기를 막연히 바랬던 것 같아요. 책은 아이들에게 교육적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었겠죠.
몇 년 이상 그림책과의 만남을 즐기고 음미하다 보니 이제 그림책을 만나면 눈, 코, 입, 귀, 손, 마음까지 즐거워진답니다. 아이들에게 그림책은 모양이 바뀐 장난감이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림의 색깔, 형태, 그림 밖의 또 다른 넓은 그림을 상상해 보고 그 속엔 담긴 소리와 생각, 존재도 만날 수 있게 한다면 어떨까요?
아이들에겐 저마다 즐겨 보는 그림책이 한 권 이상 있습니다. 같은 그림에 같은 이야기인데도, 그 책을 만날 때마다 만남의 느낌과 의미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이렇게 우리가 매일 만나는 수많은 만남이 그냥 지나쳐 버리지 않고, 내게 들어와 그 무엇이 된다는 걸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번호에 소개할 책은 『빨간 모자 아저씨의 파란 집』(안느 에르보 글·그림 / 교학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