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물을 소유한다는 것은 결국 그것을 자신의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사람들이 자신의 집과 자동차를 남다르게 꾸미는 데 열광하는 것도 그것이 자신의 소유라는 점을 확인받고자 하는 욕망의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우리 스스로가 점점 소유물에 의해 지배당한다는 아이러니입니다.
우리가 어떤 사물을 "자신의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다만 착각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소유된 사물이 그 자신의 용도에 맞게 우리의 삶을 지배해 나갑니다. 자동차를 갖는다는 것은 자동차를 팔거나, 부수거나, 남에게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갖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가능성일 뿐이지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그와는 반대로 소유 자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삶은 자동차라는 소유물을 중심으로 재편됩니다. 결국 우리가 무엇인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우리의 삶이 어떤 존재에 소유되고 있다는 뜻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삶은 이제 소유 자체를 유지하는 것이 삶의 근본적인 목적이 됩니다. 우리의 삶을 소유하고 있는 것들은 단지 눈에 보이는 것들만은 아닙니다. 우리가 소유했다고 생각하는 것들 중 많은 것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인간관계가 그러하고, 사회적 지위가 그러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눈에 보이건 눈에 보이지 않건 나와 사물 중 과연 어느 것이 진정한 주인인지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오늘날 우리들의 삶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라 불리는 검사들의 모습에서 이 단순한 삶의 진리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과연 그들은 검사라는 권력을, 사회적 지위를 왜 올바르게 사용할 수 없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결국 그들 자신 역시 검사라는 지위를 소유한 것이 아니라, 단지 검사라는 권력에 의해 지배당한 존재일 뿐이라는 점을 말해줍니다. 이런 삶의 유일한 목적은 그 소유 자체를 유지하는 것뿐이라는 사실도 말해줍니다.
오늘날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인지 돌이켜 봅니다. 혹시 그것이 나의 삶을 지배하고는 있지 않은지 돌이켜 봅니다. 사물을 진정으로 소유한다는 것은 그것을 버릴 용기가 있을 때 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