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년 아이들과 몸으로 하는 시간 체험
- 『똑딱 똑딱』

황정희 | 논술교사

대상: 초등 2학년
수업시간: 4차시(90분씩)
함께 읽은 책: 『똑딱 똑딱』(제임스 덴버 글·그림 / 그린북)
참고도서: 『시간을 우습게 볼 수 없어요』(브리지뜨 라베·미셀 퓌엑 글 / 자크 아잠 그림 / 소금창고)
학습목표:
1. 시간의 구체적인 개념을 익힐 수 있다.
2. 과거, 현재, 미래로 연결되어 있는 시간의 속성을 알 수 있다.
3. 시간과 나의 삶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나에게도 정말 시계 속에는 시간이 살고 있다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을까? 시계 보는 법을 배우는 도중에 어떤 아이가 45분을 읽어내기가 거추장스러워서, "에이, 그냥 아홉 분이에요."라고 해서 두고두고 웃었던 적이 있습니다. 정말 아이들에게 시간은 거추장스러운 숫자에 불과할 뿐인지도 모르겠어요.
두 달 동안 시간을 주제로 한 수업을 준비하면서 이래저래 고민이 되었습니다. 시계를 앞에 놓고 하는 수업은 싫었어요. 날마다 시계를 보면서 읽어내는 시간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얼마나 커다랗고 기다란 존재인지에 초점을 맞추었고, 몸으로 직접 해보고 꾸며 보는 활동에 비중을 많이 두었습니다.

◆ 4차시 수업 계획안


1차시

<마음열기>

◆ 질문 카드로 하는 스무 고개 한 판!

·방법: 교사가 미리 명함 크기의 두꺼운 종이에 질문꺼리를 적는다. 뒤집어 놓은 상태에서 아무거나 돌아가면서 집게 한다. (반대로 아이들 중 한 명이 답을 가지고 있고, 나머지 아이들이 질문카드를 이용해서 질문을 하면 답을 가진 아이가 순발력 있게 답을 하는 방법도 재미있다.)

- 살아 있습니까? / 아니오. 그렇다고 죽었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 죽어 있습니까? / 아니오. 하지만 분명히 움직입니다.
- 사람이 손으로 움직입니까? / 아니오. 저절로 갑니다. 막을 수도 없습니다.
- 시장에서 팝니까? / 아니오. 어디에도 팔지는 않습니다.
- 아무데나 있습니까? / 네. 늘 있어 왔고, 앞으로도 계속 쭈욱 그럴 것입니다.
- 먹을 수 있습니까? / 글쎄요. 먹는다고 해야 하나?
- 만질 수 있습니까? / 만질 수는 없지만 느낄 수는 있습니다.
- 냄새가 납니까? / 아니오. 하지만 이것 때문에 썩기도 합니다.
- 색깔이 있습니까? /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색깔을 느끼기도 합니다.
- 어떻게 생겼습니까? / 모릅니다.
- 무서운 것입니까? / 아니오. 하지만 우습게 여기면 큰일 납니다.
- 힘이 셉니까? / 아무도 겨루어보지 않았지만 그 누구도 꼼짝 못 합니다.
- 마술도 부릴 줄 압니까? / 아니오. 그렇지만 오래 되면 많은 것을 변하게는 합니다.
- 크기가 얼마나 합니까? / 글쎄요. 어마어마하게 느껴지다가도 아주 작게도 느껴집니다.
- 싸움을 잘 합니까? / 아니오. 워낙 힘이 세기 때문에 아무도 도전을 못했을 걸요.
- 인기가 많습니까? / 글쎄요. 어떤 사람은 몹시 기다리고, 또 어떤 사람은 지겹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아까워 죽겠다고 하니까요.
- 우리나라에만 있습니까? / 아니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 우주 전체에 퍼져 있
지요.
- 돈으로 치면 비쌉니까? / 예, 느끼기에 따라 비싸기도 하고 싸기도 합니다.
- 부자들이 많이 가지고 있습니까? / 아니오. 누구에게나 똑같이 있습니다.
- 어떤 소리가 납니까? / 심장이 뛰는 듯한 소리도 나고, 새 소리가 나기도 하고, 종소리가 나기도 하고, 음악 소리가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람들이 만들어 낸 소리이고, 아무도 진짜 소리를 못 들어 봤을 걸요.

·정답은 무엇일까요?
- 괴물, 공기, 소리, 생각, 생명, 시계 등….

<펼치기>

·여러분은 부지런한가요? 게으른가요? 학교에 지각 안 하고, 일찍 일어나고, 숙제 잘 해 오면 부지런한 사람이라고요? 또, 저녁에 양치질하기 싫어하고, 엄마가 깨우지 않으면 매일 늦잠 자고, 일요일이면 집안에서 뒹굴뒹굴 하면서 텔레비전만 보고 있으면 게으른 사람이라고요? 그러고 보니까 나는 어릴 적에 꼭 게으름뱅이가 분명했나 봐요. 양치질도 하기 싫었고, 늦잠도 많이 잤고, 일요일엔 집안에서 많이 뒹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엄청 부지런한 척 하고 살아요. 아침마다 우리 집 아이들 깨우면서 빨리 일어나라고 흔들어 깨우고, 학교 갔다 오면 숙제하라고 무섭게 하고, 어디 나갈 때 준비가 늦으면 꾸물거린다고 잔소리를 늘어놓거든요.
- 맞아요. 우리 엄마도 그러세요.
- 엄마들은 놀면서 빨리 학원 가라고 난리 쳐요.

·그래요. 좀 늦게 해도 되는데, 어차피 내가 알아서 할 건데 어른들은 그걸 못 참아요. 여러분은 어떤 경우에 '빨리 빨리' 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엄마나 주변 사람들, 혹은 나도 그 말을 쓸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 보세요.
- 빨리 빨리 학교 가야지. / 빨리 숙제해. / 빨리 학원 가. / 빨리 일어나. / 빨리 옷 입어. / 빨리 씻어. / 빨리 자. / 빨리 가자. / 빨리 일기 써. / 빨리 갔다 와. / 빨리 말해 봐….

·그러면 반대로 천천히 라는 말은 언제 주로 쓸까요?
- 좀 천천히 먹어라. / 천천히 해도 돼. / 천천히 말해 봐. / 천천히 골라야지. / 문제를 천천히 풀었어야지. / 천천히 챙겨야지. / 글씨 좀 천천히 써라….

·'빨리 빨리'와 '천천히'는 쓰임새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어떤 경우에 쓰이는 말인지 살펴보세요.
- 빨리 빨리는 아침이나 저녁에 많이 쓰는 말이에요.
- 우리가 늦게 한다고 엄마가 야단칠 때 많이 쓰는 말이에요.

·그러면 '천천히'는 느릿느릿하게 움직여야 할 때 쓰는 말인가요? 예를 들어 '좀 천천히 먹어라.'하는 말은 어떤 뜻인가요?
- 허겁지겁 먹지 말고 물 마시고 천천히 먹으라는 뜻이에요.
- 잘 씹어서 먹으라는 뜻이에요.

·다른 것들도 모두 느릿느릿 하라는 뜻은 아닌 것 같은데, 한 번 다른 말로 고쳐 봅시다.
- 천천히 해도 돼. : 서두르지 말고 해.
- 천천히 말해 봐. : 차근차근 자세하게 말해 봐.
- 천천히 골라야지. : 대충 고르지 말고 잘 골라야지.
- 문제를 천천히 풀었어야지. : 침착하게 잘 생각해 보고 문제를 풀었어야지.
- 천천히 챙겨야지. : 빠뜨리는 거 없이 꼼꼼하게 챙겨야지.
- 글씨 좀 천천히 써라. : 글씨 좀 또박또박 써라.

·여러분들은 어떤 말을 더 많이 듣는 것 같아요? 나는 집에서 '빨리 빨리'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은데 여러분들의 엄마는 어느 쪽일까 잘 생각해 보세요.

☞ '빨리 해라' 혹은 '천천히 해라' 하는 말들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딸려 나오는 말이에요. 꼭 학교에 빨리 가야하는 것도 아니고, 늘 빨리 일어나야 하는 것도 아니에요. 또 늘 천천히 먹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요. 시간 사정과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지요. 그러면, 항상 빨리 해야 하는 것과 천천히 해야 하는 것에는 어떤 일들이 있을까요?

<빨리 빨리!>
- 달리기 시합할 때 : 빨리 달려야 1등을 하니까.
- 공연 할 때 : 불이 꺼지면 얼른 무대를 바꿔야 하니까.
- 마술 할 때 : 사람들 눈을 감쪽같이 속여야 하니까.
- 음식 배달 할 때 : 오래 걸리면 음식이 식거나 사람들이 많이 기다려야 하니까.
- 119 신고 : 위급한 상황이니까.

<천천히!>
- 산가지 놀이 할 때 : 서두르지 않아야 실수하지 않으니까.
- 수술할 때 :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 갓난아기 만질 때 : 조심해서 살살 만져야 하니까.
- 바둑 둘 때 :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니까.
- 시험 볼 때 : 틀리면 안 되니까.

·여러분들이 날마다 몇 번씩 들어야 하는 '빨리 빨리'는 사실 시간 때문이에요. 사람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시계를 들여다봐요. 매 시간마다 할 일들과 챙겨야할 것들이 얼마나 많겠어요. 여러분들도 시계를 자주 들여다봐야 하죠? 안 그랬다가는 금방 들통이 날걸요. 매번 시계를 들여다보고 시간을 확인하지만 사실 몇 초 몇 분이 어느 정도 긴 시간인지는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을 거예요.
시간 3초 안에 어떤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1분이라는 시간도 가만히 느껴보면 그리 짧은 시간도 아니거든요. 여기 『똑딱 똑딱』이라는 그림책이 있어요. '똑딱 똑딱'은 시간이 가는 소리예요. 엄밀히 말하자면 시계가 움직이는 소리이지요. 시간은 우리 눈에 직접 보이는 것이 아니니까 시계라는 기계를 통해서 느끼는 것뿐이에요. 초, 분, 시간이라는 단위도 사람들이 시간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 정해 놓은 것이랍니다. 이 책 속에는 여러 가지 시간 체험 방법들이 잘 나와 있어요.

*'초' 시간 체험
- 심장이 한 번 뛸 때마다 1초 정도의 시간이 지납니다. 심장이 열 번 뛰면, 달팽이가 우리 손등을 기어갈 수 있는 시간이에요.
- 한 발로 서서, 심장이 20번 뛸 때까지 있어 보세요.
- 책을 머리 위에 올려놓고 심장이 몇 번 뛸 때까지 책을 떨어뜨리지 않고 견딜 수 있나요?
-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데 약 2초가 걸려요.
- 재채기를 하는 데 1초가 걸려요.
- 15초 동안 파리는 날개를 500번 정도 퍼덕일 수 있대요. 그렇다면 우리는 같은 시간에 아래 위로 팔을 몇 번이나 흔들 수 있을까요?
- 날치는 공중으로 날아올라 20초 정도 머무를 수 있대요.
- 서로의 눈을 마주보고, 눈을 깜박이지 않고 40초 동안 견딜 수 있을까요?

*'분' 시간 체험
- 2분 동안 쉬지 않고 몇 단어나 말할 수 있을까요? 무려 200-300단어나 된대요.
- 욕조에 가득 찬 물을 빼는 데는 4-5분 정도 걸린대요.
- 우리 얼굴을 그리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 제일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를 보는 데는 얼마나 걸릴까요?

*'시간' 시간 체험
- 1시간 동안 걸으면 2, 3 킬로미터 정도 갈 수 있어요.
- 하루 동안, 먹는 데 보내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모두 합치면 2시간 정도래요.
- 18시간 동안, 고양이는 1/2 리터의 우유를 마셔요. 코끼리는 자그마치 1000리터나 되는 물을 마신대요.
- 열대 지방에 있는 어떤 풀은 20시간 동안 무려 25 센티미터나 자란답니다.

·초 시간 체험만 직접 해보았는데 재미있었나요?
- 날치가 20초 동안 바다 위에 있으면 완전히 날아다니는 거네요. 아무래도 선생님이 시간을 길게 주신 것 같아요.
- 20초 동안 한 발로 서 있는 건 진짜 쉬워요.
- 40초 동안 눈 깜박이지 않기 게임 또 해요. 이번엔 오래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요.

·참 신기해요. 그냥 20초는 그다지 표시 나는 시간도 아닌데 날치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20초가 정말 길었어요. 나는 팔을 높이 들고 있느라고 힘들었어요. '언제 20초가 다 흐르나' 하고 기다렸다니까요. 수업 시간 상 분 체험과 시간 체험은 하지 못했어요. 혹시 시간이 나면 집에서 분과 시간 체험을 해 보세요. 그리고, 마무리하는 의미로 문제 하나 낼게요. 이 문제의 답은 아주 쉬워요. 오늘 수업이 즐거웠던 친구들은 금방 답이 무엇인지 알 거예요.

이것은 생물은 아닌데 분명 움직입니다. 그리고 다리도 없는데 저절로 아주 잘 갑니다.
냄새도 없고, 맛도 없고, 모양도 없습니다. 아무도 막아설 수가 없을 만큼 힘이 막강합니다. 그렇다고 무섭게 생긴 것도 아닌데, 우습게 여겼다가는 정말 불편합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있는 것입니다. 사람은 이것 때문에 약속도 하고, 기다리기도 하고, 지겹다고도 하고, 아깝다고도 하고, 빨리 빨리 움직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쓰기 좋으라고 크기에 따라 구분을 해 놓습니다. 아주 짧은 것도 있고, 아주 긴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쓰기 편리하라고 기계를 만들어서 이것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이쯤이면 눈치 챘겠지요? 무엇일까요?
- 그것은 바로 바로 시간!

2차시

<마음열기>

·이틀 후에 여러분들은 어떤 계획이 있나요?
- 내일 모레요? 토요일이네. 아싸! 컴퓨터 맘대로 할 수 있고요!
- 저는 모레 어디 가야 해요.
- 계획 없는데요.

·그러면 8만6천 4백 초 뒤에는 뭐 할 거예요?
- 네? 세상에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 1년 뒤에요? 아니면 10년 뒤에요?
- 날짜로 이야기해 주세요. 그래야 쉬워요.

·8만6천 4백 초는 24 시간 동안 흐르는 초 시간이에요. 1 분이 60 초이고, 1 시간인 60 분이 3,600 초이고, 24 시간이면 8만6천 4백 초가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24시간 뒤인 내일 이 시간에는 뭐할 거냐고요.
- 아, 내일요? 그럼 그렇게 물어야 되잖아요!
- 맞아요. 깜짝 놀랐잖아요.

·아, 이렇게 물으면 정말 복잡하고 어렵군요. 그렇다면 '초'라는 시간단위로 물어보려면 어떤 걸 물어야 되지요?
- 숨 안 쉬고 몇 초 있을 수 있나, 이런 거 물어 볼 때요.
- 지난번에 다 했잖아요. 눈 깜빡이지 않고 얼마나 있나, 사과가 몇 초 만에 땅에 떨어지나….
- 달리기 시합할 때도 몇 초인지 봐야 해요.

·아, 그렇군요. 그럼 내친김에 이것도 생각해 봐요. '몇 분 걸리니?'라고 물어볼 때는 어떤 경우인가요?
- 아침에 학교 갈 때 몇 분 걸리니.
- 몇 분 동안 이 책 다 읽을 수 있니.
- 너는 목욕 할 때 몇 분 걸리니.
- 너는 똥 눌 때 몇 분 걸리니.

·재미있네요. 그러면 '몇 시간 걸리니?'라고 물어볼 때는요?
- 너 몇 시간 자니.
- 시골 갈 때 몇 시간 걸리니.
- 너는 하루에 게임 몇 시간 할 수 있니.

·그러면 '며칠'이라고 물을 때는요?
- 방학이 며칠 남았니.
- 일주일이 며칠이니.
- 휴가가 며칠이니.
- 며칠이 지나야 눈이 올까.

·어, 아무 생각 없이 이렇게 저렇게 말하며 살았는데 각자 적당한 쓰임새가 있었군요.
- 방학이 몇 시간 남았냐고 물으면 계산을 한참 해야 하잖아요.
- 그 때 그 때 잘 어울리게 물어봐야 빨리 대답을 해요.
- 몇 초 몇 분으로 말하면 너무 어려워요.

·사람들이 시간을 구분해서 사용하는 이유가 뭘까 한 번 생각해 보세요.
- 요일이 없으면 어떻게 학교를 가요.
- 달력도 못 만들어요.
- 얼마나 힘들겠어요.
- 몇 월 며칠인지도 모르겠네요.

·옛날 사람들 참 똑똑해요. 시간을 어떻게 잘 구분해 놓았으니 말이에요. 그랬으니까 우리가 이렇게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편리하게 생활하고 있는 거잖아요.

<펼치기>

·여러분은 곤충 박물관이나 새 박물관에 가 보았나요? 그곳에 가면 여러 가지 곤충과 새들이 잘 진열되어 있지요. 곤충은 환경에 민감하고, 생명 기간이 짧아서 대부분 살아 있는 채로 보관되어 있지 못하죠. 그리고 새도 마찬가지로 박제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새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새를 붙잡아서 원형 그대로 잘 처리해서 유리관에 보관하죠. 그래야 새를 자세하게 관찰하고 연구할 수 있으니까요. 그걸 표본이라고 해요. 새의 표본은 그 새가 멸종되어 버려도 자료로 남아 있을 수 있고, 쉽게 볼 수 없는 새도 필요할 때마다 가까이 두고 연구할 수 있어요. 그래서 새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표본이 필수라고 해요.
『똑딱 똑딱』 이야기 뒤편에 보면 시간에 대한 구분이 잘 나와 있어요. 1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모여서 이루어졌는지 보세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단위는 1년을 열두 달로 나누는 거지요. 1년이 몇 주냐고 물으면 한참 계산을 해야 해요. 또 1년이 몇 시간이냐고 물으면 더 계산을 해야 해요. 그러니 1년이 몇 초냐고 물으면 참 막막하죠.
그런데 분명한 것은 1초 1초가 모여야만 하루가 만들어지고, 한 달도 만들어지고 1년도 만들어진다는 거예요. 큰 축구공에 공기를 다 빼고 그 대신에 모래를 잔뜩 집어넣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그 모래를 한 알 한 알 세어본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것처럼 1년 안에는 모래알 수만큼의 '초'라는 시간이 들어가 있는 거예요. 그걸 언제 다 세고 있냐고요? 그러니까 분, 시간, 일, 달, 하는 시간 단위가 만들어졌겠지요. 아까 새의 표본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 오늘 할 일이 시간 표본을 만들어 보는 거예요.

◆ 시간 표본 만들기

필요한 재료 : 8절 색지, 못쓰는 CD 1장, 본드(글루건), 알갱이로 이루어진 것들 (색모래, 커피, 쌀, 콩, 모루, 바둑알 등), 싸인펜
<예>
초 - 색모래 / 분 - 커피 / 시 - 쌀
일 - 콩 / 주 - 바둑알 / 달 - 동그랗게 만 모루
CD - 4 등분을 해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그림

1. 색지에 동전 크기의 동그라미부터 시작해서 차례로 조금씩 큰 동그라미를 그린다.
(크기별로 6개의 동그라미를 그린 후 CD를 붙일 자리도 만든다.)
2. 각 동그라미마다 크기에 맞는 알갱이를 빼곡하게 채워서 붙인다.
3. 빈자리에 사계절 그림을 그린 CD를 붙인다.
4. 동그라미 밑에 시간을 쓴다.

<시간 표본 자료 1>
심재민(은로초 2학년)


<아이글>

초는 모래 가루로 했어요. 분은 커피로 했어요.
커피 한 알에 모래가 60개가 들어 있고요. 쌀에는 커피 알이 60개가 들어 있어요.
까만 콩에는 쌀이 24개 들어 있어요. 또 바둑알에는 까만 콩이 일곱 개 들어 있고요.
모루 안에는 바둑알이 네 개가 들어 있어요. 그게 바로 1년인 사계절이랍니다.
최세범(은로초 2학년)

오늘 글방에서 시간 표본을 만들었다. 먼저 종이에 이름을 썼다. 그 다음 선생님이 딱지랑 무슨 뚜껑이랑 주셨다. 전부다 색연필로 따라 그렸다. 동그라미마다 초, 분, 시간, 일, 달 그런 이름을 붙였다. 그 다음 초에는 색 모래를 뿌리고, 분에는 커피를 뿌리고, 시간에는 쌀을 뿌렸다. 선생님께서 본드를 칠해 주셔서 거기에 붙인 거다. 재미있었다. CD에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림도 그렸다. 이게 시간표본이다.
라호진(은로초 2학년)


3차시

<마음 열기>

◆ 무무 아저씨 이야기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어느 마을에 '무무'라는 아저씨가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이 아저씨가 끔찍한 병에 걸렸어요. 잠만 자는 병이에요. 무무 아저씨는 무려 20년 동안이나 침대에서 잠만 잤대요. 이십 년이 지난 어느 날, 무무 아저씨가 긴 잠에서 드디어 깨어났어요. 그런데 주위 사람들 보다 더 놀란 건 무무 아저씨 자신이었대요. 20넌 전에 젊고 예뻤던 무무 아줌마는 폭삭 늙어 있었고, 20년 전에 세발 자전거를 타고 놀던 아들 보보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거예요. 또 20년 전에 젖병으로 우유를 먹던 딸 요요는 이제 포도주를 마시는 처녀가 되어 있는 거예요.
그리고 무무 아저씨가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기념으로 심은 나무들은 무무 아저씨보다 훨씬 키가 커져 있었어요. 또 무무 아저씨가 살던 동네 길모퉁이에 있던 방앗간은 없어져버렸고, 그 자리에 휴대전화를 파는 가게가 생겨버린 거예요. 무무 아저씨는 너무 혼란스럽고 신기해서 한동안 정신이 없었대요.

·이십 년이라는 시간은 얼마만큼 큰 시간일까요?
- 우리 나이가 스무 살이 더 먹는 거예요.
- 지금이 2005년이니까 아직 멀었죠.
- 우리가 어른이 되고도 남아요.

·여러분 나이가 지금 아홉 살이니까 스물 아홉 살이 되겠네요. 스물 아홉 살이면 선생님은 그때 결혼해서 아기를 낳았을 때예요. 여러분들은 아마 멋진 처녀 총각이거나 혹은 저처럼 결혼을 해서 멋진 엄마 아빠가 되었을 수도 있어요.
만일, 여러분이 지금부터 20년 동안 잠을 잔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20년 후에 잠에서 깨어났다고 상상해 보세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무무 아저씨처럼 세상이 온통 변해 있겠죠. 우리 가족도 모두 변해 있고, 우리 동네도 변해 있을 거예요.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가능한 일들을 상상해 보세요.
- 옷이 검정색이 된다 / 이불이 낡아버렸다 / 엄마가 할머니가 되고 흰 머리가 많이 있다/
내가 어른이 되어 있다 / 친구를 못 알아본다 / 결혼을 못했다 /우리 집이 이상해 보인다/
마을이 완전히 바뀌었다 / 동생이 커져 있다 / 학교가 없어졌다 / 동생이 누군지 모른다 / 나이가 달라졌다 / 삼촌이 할아버지가 되어 있다 / 내 동생이 아가씨가 된다 / 옷이 작아진다 / 시계가 멈춘다 / 아는 사람이 없어진다 / 책이 낡아 있다 /동생이 대학생이 된다 / 건물이 바뀌었다 / 시계가 멈춘다.

<펼치기>

·시간은 눈에 보이지 않아요. 그렇다고 없는 게 아니에요. 형체가 없을 뿐이지요.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눈에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것들이 있어요. 너무 작아서 안 보이는 것들도 있어요. 하지만 시간처럼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모르고 단지 느낌으로만 알 수 있는 것들도 있어요.
- 소리요. 소리는 들리기만 하지 안 보여요.
- 생각하는 마음도 안 보여요.
- 공기도 안 보여요.
- 바람도 그래요. 바람이 부는구나 하고 느끼잖아요.

·시간은 속도가 다를까요? 나는 어떤 날은 하루가 금방 훌쩍 가버리는데, 또 어떤 날은 하루가 참 길게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어떤 경우에 하루가 금방 훌쩍 가버리든가요?
- 잠 잘 때요. 엄마가 막 깨우면 더 자고 싶어져요.
- 놀 때 그래요. 더 놀고 싶은데 시간이 금방 가서 학원 갈 때가 되어 버려요.
- 텔레비전 볼 때에도 시간이 금방 가요.
- 컴퓨터 게임할 때 정말 시간이 후딱 가 버려요.
- 맛있는 밥 먹을 때도 시간이 금방 가요.

·반대로 시간이 정말 길게 느껴질 때는 언제인가요?
- 공부할 때요. 수학할 때 더 그래요.
- 엄마 기다릴 때 시간이 정말 안 가요.
- 엄마한테 혼 날 때 시간이 길어요.
- 오줌이 급할 때 시간이 빨리 갔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상황에 따라 시간이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 짧게 느껴지기도 해요. 할 일이 많은 날은 특히나 하루가 정신없이 가버리죠. 그 대신에 한가한 날은 하루가 길고 여유 있게 느껴진답니다. 어떤 사람들은 날마다 바쁘게 살아야 한다고 해요. 또 어떤 사람들은 하루하루 시간에 쫓기지 말고 여유 있게 살아야 한다고도 해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바쁜 게 좋은가요, 한가한 게 좋은가요?
- 저는 바쁜 게 제일 싫어요. 그래서 화요일, 목요일이 싫어요. 놀지도 못하잖아요.
- 저도 실컷 놀고 싶어요. 여기 가라 저기 가라 하면 짜증이 나요.
- 그래도 저는 심심하면 싫어요. 학원 가서 친구 만나는 게 더 좋아요.
- 남자애들은 집에서 게임하고 싶어서 그래요. 여자애들은 게임을 안 좋아하니까 조금 바빠도 괜찮아요.

·바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 뭐가 다를까요?
- 바쁜 사람은 뛰어 다녀요. 그리고 막 서둘러요.
- 바쁜 사람은 우리 엄마예요. 우리 엄마는 맨날 바쁘다고 하시거든요. 운동도 해야 하고, 집안일도 다 해야 하고, 우리들도 돌봐 줘야 하니까 맨날 바빠요.
- 학원 다니는 게 바빠요. 학교 갔다, 학원 갔다, 또 학원 갔다, 숙제 하고, 일기 쓰고.......

·그럼 한가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 뭐가 다를까요?
- 맨날 놀아요. 우리 동생처럼요. 우리 동생은 네 살인데 맨 날 집에서 엄마하고 놀고, 옆집 가서 놀아요. 부러워요.
- 게으름뱅이에요. 일도 하고,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고 해야 하는데 집에서 그냥 노는 사람은 게으름뱅이에요.
- 한가하면 좋아요. 일요일 날 집에서 뒹굴면 얼마나 좋은데요.
- 그래도 맨날 놀면 안 돼요. 맨 날 놀기만 하면 나중에 훌륭한 사람이 못 된대요.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해야죠.
- 그래도 저는 학교도 안 가고 학원도 안 가고 맨날 놀았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아주 바쁘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장단점이 있을 것 같고, 아주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장단점이 있을 것 같아요.
- 바쁘면 좋은 점보다 나쁜 점이 더 많아요. 왜냐면 바쁘면 자꾸 까먹고 잊어버려요.
- 바쁘면 힘들어요.
- 바쁜 게 더 좋아요. 많은 걸 배울 수도 있으니까요.
- 한가하면 좋아요. 텔레비전도 실컷 보고, 게임도 맘대로 할 수 있잖아요.
- 일주일에 토요일 일요일만 한가한 게 더 좋아요. 맨날 할 일이 없으면 놀기만 해야 하잖아요. 공부하는 게 더 좋아요.
- 저는 일주일에 반은 한가하고, 반은 바쁘면 좋겠어요.
- 한가하면요? 우리 엄마는 얼른 동화책 읽으라고 난리치신다니까요.
- 여자애들은 선생님한테 아부하는 것 같아요. 전부 다 좋은 얘기만 하잖아요.

·공부하고 싶다 그러고, 바쁘면 좋다 그러잖아요.  바쁜 건 마냥 좋기만 한 것일까요? 아까 누군가가 일주일에 반은 한가하고, 반은 바쁘면 좋겠다는 말을 했죠? 사실 저도 그렇게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해야 할 일을 할 때에는 바쁘고 부지런하게 하고, 한가한 시간에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선, 꼭 해야 할 일은 이 글방에서 아이들과 공부하는 것, 집안 일 하는 것, 우리 집 아이들 돌보는 것, 수업 준비하고 공부하는 것, 그런 것들이에요.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은 편안하게 앉아 음악도 듣고, 차도 마시고, 인형도 만들고, 운동도 하고, 인터넷도 보고, 쇼핑도 가고 하는 것들이에요. 여러분은 한가한 시간이 생길 때 하고 싶은 일이 뭐예요?
- 당연히 실컷 놀고 싶죠. 축구도 하고, 컴퓨터 게임도 하고, 텔레비전도 실컷 보고….
- 저는 놀이동산 가고 싶어요. 거기서 놀이기구 전부 다 타 보고 싶어요.
- 저는 선생님처럼 인형 만드는 거 배우고 싶어요. 저 바느질 잘 해요.
- 읽고 싶은 책 맘대로 읽고 싶어요. 만화책 읽어도 뭐라고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 그냥 뒹굴뒹굴 하다가 자고 싶어요.

·아무튼 여러분들 대단해요. 어른이 된 엄마들도 사실은 밥도 안 하고, 청소도 안 하고 맨날 놀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더 놀고 싶어도 꾹 참고, 피아노 치러 가고, 운동 하러 가고, 영어 배우러 가는 모습 보면 어른보다 여러분들이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옛날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늘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무엇이든지 다 때가 있다 하시던 말씀 말이에요. 너무 한꺼번에 많은 걸 배우면 무리가 되겠지만 무언가 꾸준하게 열심히 배우는 건 정말 좋은 일이에요. 여러분들은 아직 어리지만 어엿한 학생이니 만큼 배우는 일을 무조건 싫어하고 힘들어하면 안 돼요. '내게 좀 무리구나' 싶으면 부모님께 잘 말씀드려서 의논을 해야 하고, 어차피 꼭 해야 하는 일은 즐겁게 받아들여야 해요.
이제 2학년이 다 끝나 가는데 아쉽죠?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싶을 거예요.
어떤 날은 하루가 지루하게, 또 어떤 날은 하루가 후다닥 가버리기도 했을 거예요.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으면 해보세요.
- 저는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어요.1학년 때는 쑥스러워서 친구가 별로 없었는데 2학년이 되어서는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어요. 삼총사도 만들었어요.
- 저는 힘들었어요. 엄마가 2학년이 되었다고 영어도 배우고, 글쓰기도 배우라고 해서 바빴어요. 그래도 올 때는 힘든데 오면 재미있어요.
- 저희 반에 친구가 다른 학교에 전학을 갔는데요. 올 겨울 방학에 우리 집에 놀러오기로 했어요. 전학 갈 때 정말 슬펐어요.

·지나간 시간은 돌이킬 수 없지요.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고, 후회스러워도 어쩔 수가 없어요. 지나간 시간 중에서 가장 아쉬운 일이 있다면 어떤 일들인지 이야기해 보세요.
-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헛수고 한 일 / 수학 잘 할 걸. / 친구랑 싸웠을 때 사과 할 걸. /발표할 때 잘 할 걸. / 구구단 외울 때 열심히 외울 걸. / 동생 때문에 혼났던 일 / 학교 지각했던 일 / 동생이랑 싸우지 말 걸. / 엄마가 선물 고르라고 할 때 고를 걸….

·『똑딱 똑딱』 뒤편에 보면 과거, 현재, 미래 이야기가 나오죠. 지금 여러분들이 한 이야기들은 이 셋 중에서 어디에 속할까요? 그래요. 과거예요. 지나간 시간은 모두 과거지요.
한 번 지나간 시간은 절대로 되돌아오지 않아요. 그리고 현재는 늘 순간 순간 바뀌는 것이고, 다가오는 미래는 아무도 모르죠. 다만 예상하고 바랄 뿐이지요. 오늘은 과거 이야기까지만 할 거예요. 다음 시간에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할 거예요. 그리고 '나의 연표 만들기'를 할 거예요. 내가 언제 태어나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표로 만들어 보고, 미래 모습도 상상해 볼 거예요. 내가 언제 태어났는지, 또 언제 말을 시작하고, 걸음마를 했는지 집에 가서 부모님께 여쭈어 보고 오세요.

<마인드 맵 사진>
권용한(은로초 2학년)

4차시

<마음열기>

·우리는 지나간 시간을 '과거'라고 합니다. 지나간 시간은 바로 어제도 이미 과거라고 했어요. 만일 우리가 아기였을 적에 걸음마를 배우지 못했다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 잘 못 걸어서 기어 다녀요.
- 기어 다니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 대신 유치원 갈 때 겨우 걸었을 거예요.

·그러면 과거에 여러분이 옛날이야기 속에서나 엄마 아빠로부터 착한 마음을 배우지 못했다면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 매일 싸우고 지낼 것 같아요.
- 거짓말도 많이 하고, 남의 돈도 훔치는 나쁜 어린이가 되어 있을 것 같아요.

·그래요. 현재 내가 건강하게 잘 뛰어 다니는 것은 과거에 내가 수십 번 수백 번 넘어지면서 걸음마를 배웠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지금 내가 남에게 미움 받지 않고 착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도 과거에 동화책이나 엄마 아빠를 통해서 착하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배웠기 때문이에요. 배우는 것뿐만이 아니라 모든 게 그래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들은 과거와 연결되어 있어요. 또 앞으로 다가 올 미래와도 연결되어 있어요.
아직 다가오지 않은 시간을 미래라고 해요. 지금 이 순간은 현재라고 하고요. 그리고 지나간 시간은 모두 과거라고 하는데, 방금 지나간 시간도 과거예요. 내일 오후 세 시는 금요일 오후 세 시이고,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예요. 하지만 내일 이 시간이 되면 그 때는 뭐라고 부를까요?
- 지금, 오늘, 세 시, 금요일, 현재….

·그러면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때는 과거, 현재, 미래 중에서 뭐가 될까요?
- 과거.

·그래요. 그게 시간이에요. 우리는 앞으로 수많은 미래를 기다리며 살 거예요. 그리고 수많은 현재를 살아가고, 그 시간은 모두 과거가 될 거예요. 아직은 여러분이 어리고 시간에 대해서 이해가 잘 안 갈 수도 있지만 조금씩 학년이 올라가고 나이가 들어가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펼치기>

◆ 활동 1: 미래의 내 모습

'나의 연표 만들기' 활동에 앞서 미래의 내 모습을 어려움 없이 표현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신문 잡지 등을 이용해서 미래의 내 모습과 관계 있는 것들을 오려서 붙여본다. 어른이 되어서 갖고 싶은 것, 미래의 내 모습, 내가 살고 싶은 집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고 연관되는 사진을 오려서 붙이는 활동이다.

<나의 미래 사진 1>
- 서른 살이 되었을 때 제 모습이에요. 멋있죠? 멋진 사냥개도 키우고 싶어요. 체스 시합에 나가서 우승도 할 거예요. 그리고 이건 제가 제일 갖고 싶은 카메라인데 어른이 되면 이런 거 다 가질 거예요. 또 30대가 되면 술도 먹고, 외국 음식도 많이 먹을 거예요. 이건 냉장고인데 멋있어서 그냥 붙여 봤어요. 이런 것도 가질 수 있으면 좋죠.
유주형(은로초 2학년)

◆ 활동 2: 나의 연표 만들기

·활동 준비물 : 8절 색지, 사인펜, 색 테이프, 하트나 별 모양의 작은 스티커
·전 시간에 미리 나누어 준 과제물 :

<알아 오기>
- 부모님께서 도와주세요.

1. 내가 태어난 해와 날짜는 언제였나요?
2. 내가 처음 '엄마'라고 말을 할 줄 안 시기는 언제였나요?
3. 내가 처음 걸음마를 시작한 때는 언제였나요?
4. 내가 처음 유치원이나 놀이방에 갔던 시기는 언제였나요?
5. 내가 처음 글씨를 읽을 줄 알게 된 시기는 언제였나요?
6. 맨 처음 놀이 친구는 언제 사귀었나요?
7. 처음으로 학습지나 학원, 혹은 집에서 시작한 공부는 언제였나요?
8. 처음 학교에 입학한 시기는 언제였나요?
9. 처음 비행기를 타 보았거나, 처음 바다에 가 보았거나,
그 외에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접하게 된 큰 사건들을 적어 보세요.
10. 가까운 가족들의 죽음을 접하게 된 시기는 언제였나요?
11. 동생을 본 시기는 언제였나요? (사촌)

* 이 <알아 오기>는 아이들과 수업 중에 이루어질 '나의 삶 연표 만들기'에
적용할 내용입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개념을 알아보고, 그것이 나의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볼 것입니다. 아주 정확하지 않아도 됩니다.
몇 살, 혹은 몇 개월로 표시해 주세요.


<나의 연표 그림 사진 1>

☞ 저는 1997년 9월 26일에 태어났어요. 7개월에 엄마라고 부르고, 두 살 때부터 걸었어요. 그리고 네 살 때 흑석 어린이집에 다녔어요. 여섯 살 때 글씨를 읽었고요. 그 때 처음 바다에 갔어요. 그리고 일곱 살 때부터 예스셈 학원을 다녔고요, 여덟 살 때 학교에 들어갔어요. 아홉 살 때 처음 비행기도 타 봤어요.
저는 현재 2학년 방학 중이에요. 그리고 글방에서 연표를 만들고 있는 중이에요.
저의 미래는요, 열여섯 살이 되면 남자친구랑 놀이동산에 갈 거예요. 스무 살이 되면 대학교에서 1등 할 거예요. 스물다섯 살에는 일본에 가고요, 스물아홉 살에는 연예인이 되어 인기가 많아질 거예요. 서른 살에는 부자가 되어서 행복하게 살 거예요. 그리고 결혼도 하고 쌍둥이도 낳을 거예요. 서른네 살부터는 회사 사장이 되고, 그 다음 부터는 안 싸우고 살 거예요. (김서영 / 은로초 2학년)

<나의 연표 그림 사진 2>

☞ 저는 1997년 8월 2일에 태어났어요. 7개월 때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8개월에 엄마라고 불렀고요, 13개월에 걸음마를 시작했고요, 그 때 동생도 태어났어요. 세 살 겨울에 비행기타고 제주도에서 잠수함도 타 봤어요. 네 살 때 학습지도 하고, 청호어린이집에 다녔어요. 여섯 살 때 글씨를 읽었어요. 여덟 살 때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아홉 살 때 2학년이 되었어요. 이게 제 과거예요.
현재는 지금 배고파요. 그리고 겨울방학이에요.
미래는 서른 살에 놀고 돈도 벌 거예요. 서른다섯 살에 여행가고, 마흔 살에 한국에 다시 오고, 마흔한 살에 회사에 다닐 거예요. 마흔두 살에 우주에 갈 거예요. 그 다음에도 행복하게 살 거예요. (권용한 / 은로초 2학년)

마무리

아이들에게 뒤늦게 여러 가지 그림책을 읽어 주었습니다. 꾸미고 만드는데 너무 열중하느라 그림책을 맛나게 읽어주지 못한 게 영 걸렸기 때문입니다.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이 시간 개념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음을 느꼈지요. 저학년 아이들은 1초라는 시간과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별개인 것으로 알고 있었고, 또 과거와 현재 미래도 각기 다른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시간에 대한 느낌이 식기 전에 동화 수업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삶과 죽음에 관한 것이거나,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 또는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내용도 좋지요. 무려 4차시에 걸쳐 수업을 진행했음에도 저학년과의 시간 수업은 뭔가 허전합니다. 뭔가를 더 채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어쩌면 말랑말랑한 젤리보다는 조금 더 타박타박한 계란 노른자를 먹이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