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2년 5월11일


중략~


강의를 듣지않아도, 책을 읽지 않아도, 세상에는 사랑이 가득한 착한 삶을 객관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글을 쓰거나 입으로 체계적으로 설명을 하지 못해도, 피부로 다시 말해서 직관으로 착하게 살아갈 줄을 알고 있는 사람들, 즉 진리를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다.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 같은 분들이 그렇다. 하지만 그 경우에도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로 그런 사람들은 '인류'라든가 '사회'라든가 혹은 '역사'같은 문제를 공부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언제나 자신과 가까이 있는 사람외에 사랑을 베풀수가 없고,


둘째로 그 착한 마음에 비하여 확실한 지식이 약하기 때문에, '직관'인 만큼 항상 안정되고 확실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끔 직관이 빗나갈 수도 있다. 그런 경우 내가 언젠가 편지에 썼듯이 스스로는 착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실제로는 도둑놈을 도와주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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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식옥중편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