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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논술 강의 나눔터

배쓰
2017.04.17 09:54
제출자 : 신정아

아까 늘어지게 자고 있는데 어떤 여자가 철퍼덕 나를 한자닥 뜯어내더라. 그러고서는 나를 자기 손에 들고는 이리저리 돌리는가 싶더니 금세 나를 꼬집고 뜯고 누르고 또 밀고...더듬더듬 한참을 나를 굴리며 더듬길래, '아 공처럼 만드려나 보다.' 짐작하게 됐어. 
귀찮아서 내내 감고 있던 눈을 너무 간지러워서 살짝 뜨고 보니 이 여자도 눈을 감고 그러고 있더라고. 눈이 부시기도 하고해서 다시 눈을 감아버렸어. 
다 만들었나 손이 멈추는가 싶더니 갑자기 나한테 묻는거야. '넌 뭐가 되고싶니?' 하. 그 순간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인간들은 늘 지들 멋대로 나를 주무르기만 했지 말을 거는 경우는 드물잖아. 너무 놀라서 처음엔 멍하니 있다가 예전에 본 사과가 생각났어. 어린 아이들이 소풍 와서 왁자지껄 떠드는 게 재미있어서 한참 구경하고 있었는데, 소풍 온 친구가 먹는 사과를 입맛만 다시며 물끄러미 바라보던 한 아이를 본 적이 있었거든. 이 여자가 내 말을 알아들을지는 모르지만 그 얘길 들려줬어. 난 사과가 되고싶다고. 그런데 그 여자는 날 사과뼈다귀로 만들어 버렸어. 비록 내가 되고 싶었던 탐스러운 사과는 아니었지맘, 맛있게 먹고 난 사과뼈다귀가 된 기분도 나쁘진 않았어. 그 아이가 먹었겠거니 생각하니 설레기까지 하더라. 너희는 뭐가 됐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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