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 시작하기까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도, 꼭 얼빠진 듯한 둔한 머리로 동작이 굼뜨기만 하더니 끝내 차를 늦게
탔습니다. '그래도 빠듯하게 도착하겠구나'하는 안도감은 소주박스를 가득 실고 길가에 세워진
트럭때문에 10분여를 늦출 수 밖에 없었답니다.
기사 아저씨가 개화산을 지날 때 알려 주시더군요. 저기 나무들 중에 노랗게  된 것이 아카시아
나무인데, 요즈음 아카시아가 거의 다 죽어가고 있다고 하시면서 잘된 거라고 덧붙였어요.
아카시아 뿌리때문에 다른 나무가 살기 힘들다지요. 그런데 정말 왜 그럴까요?  
해오름에 도착하니 정겨운 이선희 선생님과 반가운 도반님들이 시를 읊으시는 것 같더군요.

*수업을 여는 시
          - 내 안의 빛이여-
        내 안의 빛이여
        우리 위에 떠올라
        생각을 비추고
        마음을 밝히며
        발길을 살펴
        참다운 삶으로
        이끌어주소서

선생님께서 외워 보라고 하십니다.

*  <자장노래>를 배웠습니다.

      자장 자장 우리 아기
      꿈나라로 가렴 엄마와 함께
      자장 자장 잘 자거라
      사랑스런 우리 아기야
      엄마 품에 안겨서
      고이고이 잠들면
      천사님들도 와서 너를 지켜줄거야
      자장 자장 잘 자거라
      사랑스런 우리 아기야
잠은 몸이 쉬고 영은 움직이는 시간으로 깨어있음의 연장이라고 하셨지요.
자장가는 무의식에 말을 거는 행위로써, 어린 아기들이 말 뜻은 모르지만
의식은 담아 두고 있답니다.
혹시 도반님들 아이들에게 자장가 불러주시다가 먼저 잠드시진 않았는지요.

* 포르멘 시간
저번 주에 이어서 이번주에도 원을 그리면서 시작했습니다.
원은 보이지 않는 중심축에 의해서 그려진다고 하십니다. 저번 주 보다는 조금 잘 그려지더군요.
집에서 많이 그려보았냐고 선생님께서 물으셨지만 우리 도반님들 그냥 웃고만 말았지요.
  먼저 둥근원을 사방에서 보아 균형잡히게 그립니다. 그리다가 점점 안으로 타원이 되게
들어가면서 부드럽게 태극을 그립니다. 태극은 음과 양이 순환하는 형상이니 그침없이 원에서
이어져야 하고, 이는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랍니다.
다시 반대로 똑같이 해서 8자 모양의 무한대 기호를 완성합니다.
가운데가 잘록한 모양이 이상적인 모양새라고 하시는데, 저는 꽈배기엿 모양밖에 안그려지니
한숨을 푹 쉬고 있는데,  장유정 선생님이 그리신걸 보니 '이야' 탄성이 절로 납디다.

*<당신은 당신 아이의 첫 번째 선생님입니다.>
"상상이 뭘까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셨습니다.
도반님들 대답하셨는데, 선생님께서는 아주 중요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도반님들 대답은 심하게 말하면 동문서답이라고 할 수있다고 하시면서,
'개념을 파악하지 않고 수단이나 효과를 먼저 생각하면 안된다.
  본질을 먼저 알고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항상 무의식적으로 넘기다가 깊이 새겨 들었습니다.
'상상'은 지금은 없는데, 머리 속에는 실존하는 것이고,
'상상력'은 형상화(形像化)-imagination , 즉 어떤 상을 만드는 능력으로 발달한답니다.
0~7세의 아이는 몸을 키우는 일을 하면서 영혼이 클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 때에는 지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감수성)을  키워주고,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심성을 길러
줘야 한답니다. 이 때는 모든 것이 가능한 시기이며, 부모는 아이가 크면서 뭔가를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대요. 교사 부모에게도 역시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옛이야기 들려주기
옛이야기의 기원은 몇천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기에는 그 많은 세월동안 지나오면서
쌓인 삶의 지혜와 고뇌와 착함(善)-인류 보편적인 진리가  담겨있다.
주인공은 약하고 가난하게 그려져 자신과 동일시 하게 된다.
구조는 착한 주인공이 시련을 겪게 되고 그때마다 도움을 주는 무언가가  나타나게 해 희망이
깃들여 있다.  이야기는 들으면서 내용을 형상화 할 수 있다.
초등학교 2학년까지는 책을 읽는 인지능력이 30%밖에 안된다네요. 따라서 듣기능력(상상력)을
기르지 못하면 종합적 사고능력이나 논리적 사고능력을 기를 수 없답니다.
그리고 6~7세 때까지 '절대적인 도덕감'이 만들어지는데요, 이것이 평생 간답니다.
이야기는 살아있는 감정으로 삶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것이 들어 있다.
이야기는 편하고 안전한 사람으로부터 들으면서 안정을 찾을 수 있어야하고,
발달 단계에 맞게 해줘야 한다.

도반님들이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먼저, 신차남 선생님의 <사윗감을 찾아 나선 쥐>이야기.- 낭랑한 목소리에 긴장도 않고
잘 하십니다.
이선희 선생님말씀이 이 이야기는 동서남북을 다 돌다가 결국은 쥐에게로 오는, 그래서
아이들에게 자아로 귀착하는 힘을 길러 주는 이야기로 5~6세 아이에게 적당 하답니다.
갈등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로는 <좁쌀 한톨로 장가가는 총각>도 있는데 ,평안도 사투리로
쓰여져 있는 것으로 읽으면  지역의 정서를 경험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하십니다.
다음 박진욱 선생님의 <나무꾼과 선녀>이야기.- 아주 잘 하십니다. 발표 때마다 떨리신다던
그 분이 맞나요?  제가 오히려 당황스럽군요. 뒤에 가서는 이야기가 길어서 좀 급하게
서두르시네요.
이선희 선생님 말씀- 한 이야기 속에도 지역마다 다르게 전해져 내려온다고요.
이 이야기에는 갈등(-금기)이 있다. 주인공은 이 금기를 깨고 반전의 이야기를 이어준다.
금기를 깨면 시련이 있다는 교훈을 준다고 하셨어요.
다음 장유정 선생님의 <박박 할아버지>이야기.- 참 재미 있었습니다. 탁윤란 선생님께서는  
자꾸 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해오름 여름학교에서 선생님의 활약이 무척
기대됩니다.
다음 저 백영신의 <콩돌이 이야기> 가 있었고,
탁윤란 선생님의 < 돌 할아버지와 통통 도깨비>이야기는 아쉽게도 시간이 모자라서 듣지를
못했어요. 읽어보니 아주 재미있더군요. 선생님의 재미난 목소리로 들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이선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콩중이 팥중이 이야기>- 이북 사투리로 들려주셨어요.
개작도 되고 권선징악을 항상 담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신화를 들려주셨는데 <소별왕 대별왕 이야기>.
이 이야기 속에서 '왜 사람이 사는 세상은 속이고 그러는 모습일까'를 생각하게 만드는데,
이처럼 세상이 생겨난 이야기라든가 생사를 주관하는 신의 이야기들은 사춘기의 아이에게 자기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대단히 중요하다고 하십니다.
아이들에게는 한가지 이야기를 한달정도 충분히 익숙해 질 때까지 들려 주는 것이 좋고요,
밤에는 여러권의 책을 읽어줌으로 해서 사고를 깨우지 말고, 잠을 자도록 유도해야 한답니다.
몸을 부드럽게 쓸어주는 방법도 좋은데 아침에도 역시 그렇게 하면 좋다고 하시면서
강의를 마치셨습니다.

끝맺으면서
화요일 오후에 컴퓨터 모니터가 맛이 갔습니다. 이 참에 lcd판으로 바꿨습니다. 오늘에야 컴퓨터를
만져 보았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하는 일마다 쉽게 되는 일이 없지요.
그래도 괞찮습니다. 해오름이 아니라면 모니터를 이렇게 쉽게 바꾸진 않았을테니까요.
매일같이 방문하면서 실망하셨을 도반님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요, 혹시 빠트린 것이 있으면
올려주세요. 제가 급하면 빠트리는 부족함이 많답니다. 타자속도도 엄청 느리고 서툴거든요.

         *강의 소감문
구선옥-   말,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있었는데 오랜 세월 잊고 살았네요.
              깨달음과 감동이 있는 수업 감사합니다.
조은의-   옛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조용해지고 즐거운 시간입니다. 오늘부터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려줘서 서로 좋은 관계가 되었으면...  다음시간이 기대됩니다.
장유정-   이야기는 중요하다. 어떤 이야기라도 자주 전해주자. 그리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내버려두거나 대충 넘기려 하지 말자. 알 때까지 이해할 때까지 알아보고 곱씹자.
이진희-   이야기에 관련한 많은 것 들이 신기하고 놀라웠다.
곽희진-   매번 참 즐겁고 깨우치는 강의를 들어서 기쁩니다.오는 발걸음이 정말 가볍습니다.^^
              저희 아이, 학생들을 생각하며 들으니 제가 바꿔야 할 것들이 참 많네요.
             오늘 들은 '옛 이야기'에 관한 강의는 제 자신도 참 즐겁게 들었습니다.
김영숙-   옛이야기의 중요성을 알고는 있었지만 오늘 수업을 통해 더욱 확신을 갖게 되었다.
             앞으로 아이의 의식을 깨어주는 다양한 이야기꺼리를 늘 생각하면서 살아야겠다.
박진욱-   한 이야기가 충분히 이해 되고 체화 될 수 있도록 반복적으로 읽어 주겠습니다.
             많은 책을 읽혀야 겠다는 엄마의 욕심을 버리겠습니다.
이지연-   선생님들의 옛날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마치 동심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박경화-   숙제를 못 해 와서 마음이 좋지 않네요.^^
              포르멘 시간 너무 좋았습니다.
유상현-   선생님들이 들려주신 이야기에 배꼽 빠지게 웃었습니다. 이야기의 힘이 느껴집니다.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은나래-  수업 중에 '이야기'는 어머니나 할머니에게서 들었을 때 신뢰와 편안함을 준다는 말이
               나왔다.  그래서인지 이번 시간에 선생님들이 하는 이야기가 왜인지 무척 친근하게
              느껴졌다.  엄마의 힘! 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 다음 주 해오실 일>
  -   빛그림을 그립니다. 그러니 우리주변의 색깔을 관찰 하셔야 합니다. 그냥 담아오세요.
       앞치마만 가져 오시면 된답니다.
  -   에어컨 바람에 오들오들 떠시는 도반님께서는 얇은 겉옷을 들고 오심이 좋겠습니다.
       이선희 선생님께서 더위를 많이 타시는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