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 9일 초등논술 34기 4강

역시 노래부르기로 수업을 열었습니다. 새로 배운 노래는 '해가 나면'과 '여름이 오면'입니다.

<해가 나면>
해가 나면 해바라기
벙글벙글 좋아서 웃음 짓고
비가 오면 개구리들
개굴개굴 좋아서 노래하고

<여름이 오면>
여름 여름 여름이 오면
햇님은 높이 오르고
나무 그늘 아래서
1.하늘을 봅니다
2.구름을 봅니다.
3.먼 산을 봅니다.

Deep Peace, Donna Nobis Pacem, 하나를 부르지도 함께 불렀는데 이제 많이 익숙해져서인지 노래도 안정되고 화음도 잘맞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관찰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수업방식도 익숙해져서 전보다 훨씬 편하게 느껴졌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우선 지난번 숙제였던 씨앗 관찰 소감을 돌아가며 이야기했습니다.
평상시에 주의해서 보지 않았던 곡식과 과일씨앗들을 돋보기로 보니 그동안 몰랐던 모습들을 보게 되었고
무심히 버리기만 하던 작은 씨앗 안에 우주가 , 생명이 들어있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아이들이 씨앗처럼 스스로 싹을 틔우고 성장하기를 기다려주어야겠다는 선생님도 계셨고, 씨앗이 잘 자라려면 주위환경이 중요하듯이 아이들에게 부모님과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겠다는 선생님도 계셨습니다.
박형만선생님은 좁쌀을 관찰해보면 신기한 게 많다면서 꼭 한번 관찰해보라고 권하셨습니다. 또 과일 먹고 난 뒤에 씨앗을 씻어 그늘에서 잘 말렸다 한통에 모아두면 또 다른 느낌이 든답니다.
강의 후반부에 하신 씨앗에 관한 말씀을 여기에 덧붙이자면, 씨앗은 또 다른 생명이고, 자기안에 생명을 키워내는 힘이 있답니다. 교육은 아이들이 자신을 위대한 존재, 쓸모있는 존재라고 여기고 자기 안의 가치를 발견하게 하는 것인데 현실은 반대로 흘러간다고 하셨구요.

다음으로는 천원 지폐와 1달러 지폐를 관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둠별로 같은 점, 다른 점, 지폐의 그림 문양 도안이 그 나라와 돈의 가치를 어떻게 보여주고 있을까를 이야기하고 발표했습니다.
우선 같은 점은 교환수단이다/ 역사적 인물이 나오고 둘 다 남자다/ 고유한 문양이 있다/ 발행번호, 발행처 등이 있다/ 직사각형이고 여백이 있다/ 섬유로 만들었다 등이 나왔습니다.
다른 점에서는 인물, 그림, 나라이름의 유무, 문구, 색깔 등에서 많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달러에 나온 문구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In God We Trust 우리는 하느님을 믿는다
  Annuit Coeptis 신은 우리가 하는 일을 도와주신다 He (God) favors our undertakings
  E Pluribus Unum 여러 갈래가 모여 하나가 되다  from many, one
  Novos Ordo Sedorum 새로운 시대의 질서 new order of the ages)
이런 관찰을 통해서 달러는 건국역사, 종교관, 국가관을 강하게 드러내는 반면, 천원은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 성리학에 기초한 유교 문화, 우리 고유의 정신세계를 보여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박형만 성생님은 미국돈은 국가주의를 강력하게 나타내고 우리나라 돈은 우리나라스럽게 만들어져있다고 한마디로 정리하시더군요.

마지막으로는 지금까지 관찰한 것을 토대로, 아이들에게 왜 관찰이 필요한지 관찰의 목적을 이야기했습니다.
봄모둠은 열심히 보면 몰랐던 걸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되며 결국에는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하셨고,
여름모둠은 생각과 질문을 많이 하게 되고 뭔가를 읽어내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가을모둠은 앎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오감을 통해 사유의 세계를 넓혀갈 수 있으며 대상과 상호 교감할 수 있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겨울모둠은 또다른 세계를 볼 수 있는 힘과 비교분석하는 힘을 기를 수 있고 자신의 내면세계를 성장시킬 수 있으며 몰입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박형만 선생님의 총정리가 있었습니다.
먼저 공부란 원래 있는 걸 모르고 지나치다가 발견하는 것이라고 하셨지요. 그런 공부의 주체는 아이들이고요. 관심을 갖고 생각해보고 알아보려는 태도를 아이들 스스로 가지도록 해야한다고 하셨습니다.
관찰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이야기하셨습니다.
첫째, 관찰을 하면 스스로 섬세해지고 깊어집니다. 대상에 섬세해질 때 소통이 가능해지고 진정한 관계가 이루어집니다. 우리 현실은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관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나를 변화시키는 힘도 관찰을 통해 길러집니다.
둘째, 관찰은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관찰을 통해 세상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음을 깨닫게 되고 그 관계를 통해서 무한한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기 보다 느낀 만큼 보인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끝으로 Aura에 대해 이이기하셨습니다. 나 혼자만의 깨달음 속에서 몸전체로 각인된 기억과 체취를 Aura라 하는데, 아우라는 누가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체험했을 때 생긴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도 이런 아우라가 생겨야 문제의 근원을 스스로 판단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말씀 같았습니다.

많은 말씀을 해주셨는데 능력 부족으로 제대로 정리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 마음속에 더 많은 것을 담으셨으라 생각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관찰을 왜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풀려서 속이 후련해졌습니다. 다음주에는 또 무엇을 배울지 기대가 되네요.

<숙제와 준비물>
* 들꽃관찰
(들꽃 하나를 정해서 꽃과 잎을 보이는 크기 그대로 그려오기.
어디 사는지도 보고 오래 관찰한 뒤 연필로 스케치하고 보이는대로 채색. 17장 복사해오기)
*'교육기초로서의 일반인간학'(물병자리 출판) 중 8강-12감각의 작용 읽어오기
* 앞치마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