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만 선생님 잘 지내시죠?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찾는 올 한 해가 되길 빌어 봅니다.

초등논술 27기 권오섭니다.

아래글은 제가 아는 모든 분들께 띄우는 글입니다.

저 이제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살다 보면 남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인데 떠나는 이 마당이 되어서야 겨우 생각이 미치게 되네요.

그동안 관계 맺은 여러 사람들에게 떠나기 전에 무슨 말이든 해야 할 터인데,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해서 하루이틀 미루다가 오늘에야 씁니다.

제가 오늘 고향 후배를 만나서 맥주를 마셨는데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또 좋은 생각들이 많이 떠올라 이 글을 쓸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이 보냈는데, 오늘 처음으로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길을 조금 찾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도 그러했듯이 전 술이 조금 들어가서 기분이 좋아지면 글이 잘 써지네요.

오늘은 왠지 솔직히 고백하고 싶네요. 책을 보다 보니 제가 얼마나 열등감이 콤플렉스가 큰 사람인지도 알게 되고 또 책임감이 약한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완벽을 추구하고 결벽증이 있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지난 6개월 동안 마음의 병을 앓았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창피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해서 피하기만 했습니다. 세상을 부정하고 자신을 부정하면서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여러 곳에서 여러 일로 관계 맺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모두 끊어버리고 현실에서 숨어버린 지난 6개월이었습니다. 몇 번씩 글로라도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지만 늘 힘과 용기가 딸렸지요. 어쩌면 오늘 이 글도 술기운이 있기에 쓸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은 이제까지 해 온 모든 일들이 쓸모 없고 가치 없다고 자꾸만 제 자신을 몰아쳤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 순간만큼은 그동안 해 온 모든 일들이 나름의 뜻이 있었다고 믿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사람과 관심을 받았지만 제 자신이 여러분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주는 일에는 참으로 서툴렀습니다. 사랑받는 것보다 사랑하는 것이 더 행복한 일이라는 시도 있지만 그러하지 못했지요.

한 친구가 늘 제게 일상의 작은 힘들이 모여서 무엇인가가 이루어진다고 얘기를 했지만, 그 얘기를 마음으로 받아들지 못한 지난 날이었습니다.

다음 주 달날(월요일)이면 제 고향인 경북 풍기로 내려갑니다.

새로운 희망을 안고 내려가고자 합니다.

혹시라도 풍기 들릴 일이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맛있는 밥 한 끼는 사 드리겠습니다. 손전화 번호는 그대로(019-268-9436)입니다.

여러분들도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찾는 올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자기 자신의 못남도 인정할 줄 알아야 하는 권오석 올림.
(돌이켜 보면 너무 자기 잘 만 줄만 알고 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