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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논술 강의 나눔터

다반향초
2018.09.09 00:12

나는 바오밥나무야. 나의 부모님의고향은 아프리카지만 나는 어릴 때 이사와서  제주도에 살아.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다닐 수 있는 자유로운 새가 부러웠었던 나는  한국까지 오는 긴 여정도 잘 참아낼 수 있었어.  이제 어른이 되어 큰 키에 사람들을 내려다 보고  저 멀리 제주도의 푸른 바다도 볼 수 있어 행복했어. 그러던 어느날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태풍이 휘몰아쳐 나를 덮쳤어. 난 깜짝 놀랐고  나뭇잎이 다 떨어져 뿌리처럼 생긴 나의 가지가 몇개 꺽여 땅에 떨어졌어.  난 너무 아프고 속상했지. 날이 개이고 때마침 학교애 가던 8살 여자아이가 나를 한참동안 올려보더니 땅에 떨어진  나의  긴 가지 하나를 가지고 갔어.  도착한 곳은 12명의 아이들의 맑고 높은 목소리가 가득한 교실이었어. 거기에서 나도 덩달아 즐거웠지.  선생님께서 나를 발견하시고  아이들에게 나무목걸이를 만들어 보자고 하시며  톱을 가지고 오셔서 슥싹슥싹 하시더니 뚝딱 나를 12개의 나무조작으로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눠주시더라구. 잘려져 나가는 기분은  썩 좋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돋보기를 들고 반짝반짝한 눈으로 나를 살펴보는데 너무 진지한 얼굴이 귀엽더라구.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내 나이테를 찬찬히 보고  톱으로 잘려나간 거칠은 나의 피부도 보더니 모래종이로 나를 문지르기 시작했어.  아이들은 힘이 들었는지 땀을 똑똑 떨어뜨리며 열심히 문질러댔지.  나는 처음에는 따가웠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내가 참아서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뿌듯하겠다 싶었어. 그런대 삽십분이 넘도록 박박 문지르는데 어느정도의 고통을 넘어서니 매끌매끌한 속 피부가 나오는 거야.  이제 내가 좀 달라보이는지 아이들도 웃으며 코에 송송난 땀을 닦고나서 매끈한 표면에 자기의 이름도 쓰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더라구. 꽃그림, 새그림, 별그림 그려넣고 알록달록 색칠을 하네. 나도 화장을 한 것 같았어.  어설프고 단순한 그림들은 나름대로 멋이 있었어. 그리고는 나에게 초를 열심히 비벼서 코팅을 시켜주네. 불을 밝힐때만 쓰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코팅을 하는 용도로도 쓰이는 구나. 근데 그림이랑 색깔이 조금 번지는 것 같은데 왜 하는 걸까?  이제 친짜로 초를 켜놓고 나를 불꽃에 갖다 대고 달구기 시작했어. 어어 타버리면 어떻하지?  그런데 아까 코팅한 초가 촛불에 닿더니 스르르 물결 흐르듯 녹아져 내 몸에 스며들더라구.  나의 피부는 좀 짙어져서 더 건강해 보이는 것 같았어. 나는 힘들었지만 조금씩 변화하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  마직막으로 줄로 나무조각을 매달아 귀여운 아이들의 목에 걸리는 순간이 되었어.  아 나는 이제 예전의 그냥 바오밥나무가 아니라 누구누구의 특별한 이름이 담긴 의미있는 바오밥나무가 되었구나. 역시 변화를 두려워 할 필요는 없었어. 고마워 아이들아, 너희들도 나만큼 변화하고 성장했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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