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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논술 강의 나눔터

Boaya
2018.09.09 22:29

난 아주 오랫동안 마을 한켠을 지키고 있던 은행나무야.

사람들은 우리들이 가려주는 그늘밑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아이들은 내 주변을 돌면서 숨바꼭질을 해.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는건 즐거운 일이야. 사람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내가 뿌듯하기도 해.

어느날 거센 바람이 몰아쳤어. 내 기억은 거기까지.. 눈을 떠보니 내 친구들. 가족들이 보이지 않아.. 내 몸은 날카로운 날을 세우며 부러져버렸어. 어쩌나.. 이제 어쩌나...

목이 마르고 타들어 가는듯 내 몸이 가벼워지고 있어.. 그때 어디선가 날 들어올리는 누군가가 있었어.

풍체가 좋은 아저씨야.. 어디선가 본듯한데. 내 그늘 밑에서 쉬어가던 그 아저씨인가?

누군가  나를 열심히 들여다 보고있어. 이렇게 가까이서 누군가에게 보여지는건 처음있는 일이라 당황스러운데.. 이리보고 저리보고 ..흙투성이 상처입은 내모습을 들키는거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아.

나를 열심히 쳐다보던 누군가가 모래종이를 가져와 거칠어진 내 피부를 다듬어 주고 있어. 정말 열심히 공들이는것같아. 그동안 난 누군가의 쉼터가 되어주며 살아왔는데 이렇게 누군가 나를위해 공들여주고 있는 모습이 낯설어.. 그렇지만 기분이 참 좋네. 나를위해 정성을 들여주고 있는 저 손길과 눈빛이 참 따뜻해보여. 저 손길에 점점 믿음이 생겨. 편안해지고... 어느세 내 모습이 고와졌어. 내가 이렇게 곱고 예쁜색을 가졌었나?  나를 위해 공들이던 누군가가 고운 내 얼굴에 더 예쁜색을 입혀주고 있어. 빨갛고 노랗고 예쁜 꽃도 그려주고.. 날 정말 아끼는가봐. 이번에는 초를 가져와서 덧칠을 해주고 있어. 두껍게 두껍게...

초는 왜 입혀주는거지? 답답한데..옷을 몇겹을 입은 느낌이야. 어? 갑자기 깜깜해지더니 밝은 빛이 보여.

나를 초가 있는 곳으로 데려가고 있어.. 안돼. 나는 나무야! 내 고운 몸이 타버릴수 있다고! 더이상 가지마!

..... 아 따뜻해.. 내 몸을 덮고있던 몇겹의 옷이 녹으면서 나를 감싸고 있어. 점점 더 따뜻해져..

촛농으로 나를 감싸주니 기분이 좋아. 이제 겨울이 와도 춥지 않겠어..

몇겹의 옷까지 갖춰입고 나니 내 모습이 너무 번듯해 보여. 이정도면 자신감있게 살아갈수 있겠어.

새롭게 태어난 기분이야.  나를 위해 정성을 다 해준 손길.. 고마워. 그 손길로 나와 늘 함께해줬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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