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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논술 강의 나눔터

테스트
2018.09.10 02:05
가을에 한창 빛을 발할 단풍나무인 나는 가을이 오기도 전해 어떤 이에 의해 잘려졌다. 한 번이 아닌 여러번 나를 조각냈다. 잘려서 아프기도 아팠지만 내가 어디에 쓰이길래 이렇게 많이 잘려지는걸까. 내 살들은 처음 맞는 공기에 깜짝 놀라고 적응하기도 전에 커다란 상자에 담겨졌다. 어디로 가는건지...사계절 마다 고난과 역경을 잘견디며 자란만큼 좋은 곳에 쓰이고 싶었다. 

몇 시간 후에 어딘가로 도착했는데 상자에 갇혀서 보이는것도 없고 그저 아이들 소리와 몇몇 사람들 소리가 들렸다. 어딜까 여긴.. 한 참이 지났는데 나를 아무도 꺼내주지 않기에 허탈한 마음으로 깜깜한 천장만 보며 누워있었다. 몇 일이 지났을까 누군가 저벅저벅 걸어오더니 내가 담겨있는 상자를 열었다. 손에 커다란 무언가를 든채로. 빛 때문에 눈이 부셔 눈을 차마 다 뜨기도 전에 손에 있던 커다란 무언가로 내게 구멍을 내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드릴이었다. 

다음날 나는 어떤 여자의 조그마한 손에 쥐여졌다. 그녀는 나를 들여다보고 만저보고 향도 맡았다. 무언가 나를 이렇게 바라보고 관찰한 사람이 있었나?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그러더니 이내 까끌까끌한 사포로 나를 힘껏 문질렀다. 이렇게 까지 작게 잘렸는데 나는 쓸만한게 될까 싶었다. 내 살은 사포로 열심히 문질러진 덕에 나이테가 다 드러날정도로 매끄러워졌다. 아팠지만 나는 이런 상태가 좋았다. 

나는 차가운 책상위에 눕혀져 그녀가 든 펜에 의해 내 몸에 그림이 새겨졌다. 형형색색 네임펜으로 꽃을 그려 넣었다. 그림을 다 그렸는지 펜을 놓더니 양초로 나를 문질렀다. 이후 불이 다 꺼지고 내 앞에 촛불이 켜졌다. 그녀는 나를 촛불 앞으로 데리고갔다. 차가운 책상에 오랫동안 누워있느라 떨어진 체온이 촛불앞에 가니 따뜻해졌다.  몸에서 이상한게 흘러내렸다. 아까 문질렀던 초인가보다. 녹았던 촛농이 굳어지면서 나는 코팅이 되었다. 옷을 입은것 같다. 그러곤 줄을 꿰어 나무 목걸이가 되었다. 다른 단풍나무처럼 똑같은 모습의 가구나 장난감이 되는것보다 나는 이게 더 마음에 들었다. 나의 결말은 누군가의 하나밖에 없는 목걸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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