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 역사와 인식


1. 1분 발언


  1분 발언의 주제는 ‘나를 살아가게 만드는 힘과 질투의 대상은 무엇인가? 나를 지배하는 두려움과 불안감은 무엇인가? 그걸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하는가?’였습니다. 많은 선생님들께서 1분 발언을 통해 나를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가족과 종교적인 삶, 타인에게 인정받는 나 등을 말씀해주셨고, 질투의 대상으로는 친구, 도덕적인 삶,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원장 등을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불안감으로는 건망증, 현재의 행복 등등의 내용을 서로 솔직하게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2. 던의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나」/ 브레히트의 「어느 책 읽는 노동자의 의문」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나


누구든, 그 자체로서 온건한 섬은 아니다.

모든 인간은 대륙의 한 조각이며, 대양의 일부이다.

만일 흙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면 대륙이나 모래톱이 그만큼 작아지듯.

그대의 친구들이나 그대 자신의 영지(領地)가 그리 되어도 마찬가지다.

나는 인류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사람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킨다.

그러나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지를 알고자 사람을 보내지 마라.

종은 그대를 위해 울린다.


※ 시인은 ‘어느 사람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킨다’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른 사람의 죽음은 나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시는 결국 ‘관계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타인과 어떻게 관계하고 있으며, 타인의 일을, 역사의 일을 어떻게 나의 문제로 인식하느냐?의 문제입니다. 그런 관계속에서 올바른 역사 인식이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책 읽는 노동자의 의문


성문이 일곱 개인 테베를 누가 건설 했던가?

책에는 왕들의 이름만 나온다.

왕들이 손수 돌덩이를 운반해 왔을까?

그리고 몇 차례나 파괴되었던 바빌론

그때마다 누가 그 도시를 재건했던가?

황금빛 찬란한 리마에서 건축노동자들은 어떤 집에서 살았던가?

만리장성이 완공된 날 밤에 미장이들은

어디로 갔던가? 위대한 로마제국에는

개선문이 참으로 많다. 누가 그것들을 세웠던가?

로마의 황제들은 누구를 정복하고 승리를 거두었던가?

많은 사람들이 찬미하는 비쟌틴에는

시민들이 살던 궁전들만 있었던가? 전설의 나라 아틀란티스에서조차

바다가 그 땅을 삼켜 버린 밤에

물에 빠져 죽어가는 사람들이 그들의 노예를 찾으며 울부 짖었다.

젊은 알렉산더는 인도를 정복했다.

그 혼자서?

시이저는 갈리아를 토벌했다.

적어도 취사병 한 명쯤은 데려가지 않았을까?

스페인의 필립 왕은 자신의 함대가 침몰 당하자

울었다. 그 외에는 아무도 울지 않았을까?

프리드리히 2세는 7년 전쟁에서 승리했다. 그 말고도

누군가 승리하지 않았을까?

역사의 페이지마다 승리가 나온다.

승리의 향연은 누가 차렸던가?

십 년마다 위대한 인물이 나타난다..

거기에 드는 돈을 누가 냈던가?

그 많은 보고(報告)들.

그 많은 의문들.


※ 브레히트는 알렉산더와 필립왕과 프리드리히의 업적만으로 기억하는 주류(主流)의 역사 속에서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방해하고 왜곡시키는 것은 없는가?  묻습니다. 2차 세계 대전의 주범인 히틀러가 단죄된다면, 히틀러에게 동조했던 독일 국민은 면죄되어도 되는가?에 대한 고민을 던져줍니다. 역사를 바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한 쪽에 치우친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입니다.

 근대는 ‘나는 어떤 존재인가?’ 자기 확인의 과정에 대해 고민하며 시작됩니다. 그리고 근대에서 벗어나며 ‘관계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됩니다. 이것은 ‘포스트 모더니즘’과 더불어 1960년대부터 시민과 국가, 노동자와 고용자 등의 관계를 모색하게 됩니다. ‘인간은 자연과 어떤 관계였으며, 현재 어떤 관계이고, 앞으로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에 대한 문제 제기와 ’남자와 여자의 관계‘에 대한 문제 제기는 1960년대 피임 약이 출시되는 시기에 시작되었던 ’페미니즘‘과도 맞물리게 됩니다. 이 때부터 여성들은 임신에 대한 주권을 획득하고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또한 한 편에서는 히피들의 극단적인 자유 운동이 전개되기도 합니다. 이들은 종속성에서 탈피하고자 하였고, 주로 독일과 일본에서 많이 활동하였다고 합니다.

 ‘역사의 주체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역사를 해체하며 역사 인식의 전환점을 이루게 됩니다.


3. 강만길의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란 인간 사회의 지난날에 일어난 사실 자체를 가리키기도 하고, 또 그 사실들에 관한 기록들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어난 사실이 모두 역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가에 의해 중요한 일이라고 인정되어 뽑혀진 것이 역사가 되는 것이고, 그 기록을 담당한 사람이 역사가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록해둘 만한 중요한 사실이란 무엇을 말하고 그 사실을 가려내는 주체인, 사람의 생각과 처지의 문제가 중요합니다.

  모든 역사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집니다. 의미가 달라질 수 없는 역사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역사로서의 위치를 잃어갑니다. 역사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뜻이 달라질 수 있는, 더 높아지고 확대될 수 있는 것만이 영원한 역사로 남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역사는 인간이 정치적인 속박을 벗어나는 길, 경제적인 불평등을 극복하는 길, 사회적인 불평등을 해소하는 길, 사상의 자유를 넓혀가는 길로 발전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이에 합치되는가 아닌가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요약)


 ※ 우리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동학난에서, 동학혁명으로, 또 농민전쟁으로 부르는 과정에서 재조명되는 역사적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전의 성격을 띠고 있는 6.25 사변이라는 호칭이 왜 한국 전쟁 (* 18개국 이상이 참여한 국제전이며, 냉전 이데올로기 대립의 장으로 제공되었던)으로 바뀌어야 하는지, 왜 내전으로 알려진 월남전이 미국이 개입한 국제전인 베트남전으로 바뀌어야 하는 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역사는 지금까지 기록하는 주체에 따라 변화해 왔고,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역사적 의미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역사가 정전으로 정착되어 가는 과정을 검토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전은 그 시대의 권력을 독점한 주류들에 의해서 기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사실’로서의 역사와 ‘기록’으로서의 역사, ‘해석’으로서의 역사

  ‘사실’로서의 역사는 역사적 사실 그 자체를 말하지만, ‘기록’으로서의 역사는 기록하는 주체에 따라 왜곡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석’으로서의 역사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역사적 의미가 재조명될 수 있습니다.

  이화여대 역사학과 학생의 글은 광주 민주화 운동과 동학 농민 운동, 실학 연구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해석되고 있는 지를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눈, 역사인식이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달라짐을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역사의식의 변화는 우리 사회의 현실적 모순을 해결하고 더 나은 사회로 이끌기 위한 시대적 소명이라고 밝힙니다. 역사는 사실의 객관성을 바탕으로 한 역사가가 항상 새롭게 다시 쓰는 현재의 역사인 것입니다.


5. 토의하기

  1) 역사적 사건들 중 시대에 따라 의미가 새롭게 규정되면서 호칭의 변화가 일어난 사례를 들어 보며, 호칭에 따라 역사적 사실의 의미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토의해 보았습니다.

  광주 민중 항쟁(*시민들의 저항에 머뭄)이 광주 민주화 운동(*광주 시민이 민주화를 획득하기 위한 역사적 사건)으로 바뀌어야 하는 이유와 광주 시민혁명으로서 갖는 의미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광주 시민 혁명으로 불리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무정부 상태에서 시민들이 주축이 된 운동이었으며, 아래로부터의 자발적 운동이었고, 시민의식을 고양시킨 의식의 변화를 일깨워준 운동이었으며, 국가의 부당한 권력에 대해 저항한 운동이었고, 결국 독재를 종식시킨 거국적 사건이었음에 그 의미를 두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혁명으로 불리지 못하는 한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 ‘인간의 역사는 반복되는가, 퇴보하는가. 발전하는가?’에 대해 토의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인간이 수렵, 채집을 하던 원시 사회에서부터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원시 사회와 현대 사회의 생활 방식과 사고는 완전히 달라졌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생활 방식에 있어서는 원시 시대에는 삶의 주체가 ‘나’에서 현대 산업 사회에서는 ‘산업 구조’, ‘생산자’, ‘자본가’와 같은 ‘산업 시스템’으로 변화되었지만 인터넷 보급은 오히려 수렵, 채집의 유전자가 극대화된 결과물이 아닌가 의문을 제기하였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역사는 발전해왔다고 하지만 원시 시대에 비해 수명이 짧아졌고, 수많은 질병이 난무하며,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삶을 볼 때, 역사가 발전했다고 볼 수 있는가? 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의 원시 공동체 삶이 우리가 지금 꿈꾸고 있는 가장 완벽하고 이상적인 국가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가 꿈꾸는 공동체 생활이 결국에는 원시 사회의 모습을 닮아가려는게 아닌가하는 점입니다.

  토의를 통해, 일반적으로 역사는 발전해 왔다고 생각했던 사고의 틀을 깰 수 있었고, 다양한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며 균형을 잡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6. 과제


  ․ 영화 ‘몰락’ 보고 오기

  ․ 1분 발언

   - ‘몰락’을 보고 히틀러는 역사에서 어떤 존재였을까? 어떤 의미를 갖는가? 에 대해 발표하기

   - 14p 김남주의 <시인>을 읽고 역사와 개인의 삶의 관계에 대해 발표하기

   - 둘 중 한가지 주제만 준비하면 됨.

  · <역사란 무엇인가> 책 읽기

 

※ 늦게 올려 죄송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