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적 사고하기 방법론 1 - 존재론에서 관계론으로 전환하기
-“나/우리”는 누구인가? 물음에 대한 존재론과 “나/우리”를 넘어서는 관계론 이해하기
- 고전 강독을 통해 통찰적 사고하기 방안 찾기
TEXT : 장자 30구 / 이인호 지음 / 아이필드 출판

배움에 앞서 힘을 얻는 시

  포옹
                                   
정호승

뼈로 만든 낚시 바늘로
고기잡이하며 평화롭게 살았던
신석기 시대의 한 부부가
여수항에서 뱃길로 한 시간 남짓 떨어진 한 섬에서
서로 꼭 껴안은 채 뼈만 남은 몸으로 발굴되었다
그들 부부는 사람들이 자꾸 찾아와 사진을 찍자
푸른 하늘 아래
뼈만 남은 알몸을 드러내는 일이 너무 부끄러워
수평선 쪽으로 슬며시 모로 돌아눕기도 하고
서로 꼭 껴안은 팔에 더욱더 힘을 주곤 하였으나
사람들은 아무도 그들이 부끄러워하는 줄 알지 못하고
자꾸 사진만 찍고 돌아가고
부부가 손목에 차고 있던 조가비 장신구만 안타까워
바닷가로 달려가
파도에 몸을 적시고 돌아오곤 하였다

                                                                                창비 2007

시 안의 사람들은 타자의 삶에 대해 방관적 자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석기 시대의 한 부부에게 흥미를 가지고 사진을 찍지만 단지 흥미의 대상으로 여길 뿐입니다. 그들은 타자의 삶을 자신의 삶과 연결하지 못합니다.
‘너와  나’의 개념에서 개인주의, ‘우리’가 나왔습니다.  ‘나’만 남으면 이기주의, 배타주의가 되고 말겠지요.
남을 철저히 ‘타자’로 보는 우리, 지금 자신의 모습을 돌아봐야 하겠습니다.

존재론 - ‘내’가 왜 살아가야 하는가
관계론 - ‘우리’는 왜 살아가야 하는가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세계 구조 속에서 내가 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궁금해 하지 않습니다.
‘내가 무엇을 한다’는 것을 나의 존재로 보지 않고 지식을 소유하고 집착하고 있는 것이지요.
최고의 경제학자라 불리는 마르크스, 그 뒤를 이는 케인즈, 하이에크 뒤에 있던 경제학자 ‘폴라니’ 는 신자유주의의 종말을 예상했습니다. 그는 “경제는 나누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폴라니가 각광받고 있으니 곧 그의 연구가 번역되어 들어올 것이라고 합니다.

* 장자 강독하기(필수)

바깥 그림자의 그림자가 안쪽 그림자에게 물었다.
“조금 전 그대는 걷더니 이제는 멈추고, 전에는 앉아 있다가 지금은 일어나는구나. 왜 그리도 지조가 없는 게야!”
안쪽 그림자가 대답했다.
“의지하는 게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또한 내가 의지하는 것도 기대는 게 있어서 그러네. 혹시 나는 뱀의 비늘이나 매미의 날개에 기대고 있는 건 아닐까? 어째서 그런 줄 알며 왜 그렇지 않은 줄 알겠는가. 언젠가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어 인간 장주인지도 몰랐지.
그러다가 문득 잠에서 깨어나 보니 자신이 분명히 누워 있는 게 장주였다네. 그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꿈에 그가 된 것인지 몰랐다네. 장주와 나비는 틀림없이 다른 존재일 것이므로 물화物化라고 일컫는다네.”

- 위 글에서 물화(物化) 의미를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해석해 보자.

그림자가 있으므로 내 실존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자연 체계 안에서 한 몸입니다. 모든 것이 나이고 내가 모든 것이 됩니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자세, 결국 물화는 나와 너는 우리 안에 있으며 나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관계론을 말하고 있습니다.

* 선택과제 1

제시문 (가)는 체제공의 <번암집> 중에서 보은의 삶을 살았던 만덕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제시문 (나)는 홍세화의 <세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중에서 파리 15구에 있는 아미랄 루생 거리에 있는 식당을 소개한 부분입니다.
제시문을 통해 우리는 현대사회가 회복해야 할 가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나는 양보하고 사회는 배려하는, 덕을 베푸는 자세입니다. 그들만의 더불어 사는 삶을 모두의 것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 선택과제 2

제시문 (가)와 (나)를 통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는 정신보다 물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정신의 황폐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도시의 모습을 살펴보면 도시의 특색이 느껴지는 곳이 없지요. 모든 것을 경제 논리로 풀어가기 때문이겠지요. 지켜야 할 가치를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끝없이 제시해야 할 때입니다. 문화란 공유재, 공공재로 이해해야 할 필요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 선택과제 3

고종석의 <불순함에 대한 옹호>에서 우리는 순수함을 강조할수록 공격적, 야만적, 배타적인 이중성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심한 경우로 종교의 순수성을 강조한 나머지 서로를 적대시하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 다음 주 과제 첫 번째는 신영복 선생님의 ‘대립과 갈등의 시대, 진정한 소통을 위하여’를 읽고 물음에 답해 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강수돌 교수의 ‘생명 경제를 위한 살림 경제학 시론’을 읽고 물음에 답해 오는 것입니다. 질문 5의 그림은 유명한 작품이니 실제 작품을 인터넷으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그 동안의 수업자료를 하나로 엮으려고 합니다. 1강~5강 수업자료를 가지고 오셔요.

* 강의소감

정확한 개념 정리 없이 수업에 임해서인지 수업이 힘들었다. 그동안 나눠 가졌던 것들을 내면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다.

매주 새벽바람 맞고 오는 보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져서 오는 발걸음도 가벼워지고 답을 내리지 못하지만 새로운 숙제를 안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 수업한 관계론을 듣고 제 입장과 아이들의 관계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순수성에 대한 열정이 배타성으로 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많은 생각을 해보았던 수업이었습니다.

지난주에 빠져서인지 준비를 못해서 수업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개념 정리를 명확하게 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점이 많은 날입니다. 함께 고민한 것들이 삶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매일 매일 오겠습니다. 강변을 따라 늘어선 건물들이 흉측스럽습니다. ‘물화’의 의미를 담고 살아야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평소에 생각하던 문제들이 논리적으로 정리된 느낌이다.

과제물의 해결방안을 가지고 많은 시간 고민하고, 씨름하다 결국 문제점만을 제시해 놓고는 제출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어서 답답했습니다.

동양철학은 공부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서구적 가치관에 만연한 까닭이겠죠. 다음 시간까지 공부하면 좀더 손에 잡히지 않을까요.

지난 4강의 필수 과제였던 ‘물화’ 부분은 그 의미를 알 수 없어서 과제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시간에 그 의미를 알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존재론’ 소유론적 존재론과 관계론적 존재론의 의미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름대로 풀어본 문제가 쌤들의 해제와 달라 창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