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논술지도자 34기 과정 제5강 수업 정리


     통합적 사고하기 - 성찰적 사유하기

          ♤ 성찰적 사유하기란?
             천천히 ‘살펴보는 것’ 그리고 ‘깊이’ 사고하는 것



          ♧ 배움을 여는 시

            KTX 여승무원이 되고 나서 나는 껌을 씹지 않는다.
            컵라면도 통조림도 먹지 않는다.
            봉지 커피도 티백 보리차도
            드링크도 탄산음료도 마시지 않는다.
            물티슈도 내프킨도 종이컵도
            나무젓가락도 볼펜도 쓰지 않는다.

            눈이 하얗게 내리던 크리스마스 이브
            아스테이지에 돌돌말려
            빨간 리본을 단 장미 한 송이 받아들고
            나는 울었다.
            내가 불쌍해서

            한번 쓰고 버려지는 것들이
            가여워서
            눈물이 났다.

            제목을 입고 스카프를 두르면
            어느 삐에로의 천진난만한 웃음보다
            따뜻하고 화사하게 웃어야 했지만
            웃으면 웃을수록
            자꾸자꾸 눈물이 났다.

            사는 것이
            먹고 사는 것이
            힘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구차하고 비굴하고
            가슴이 미어질 줄은 몰랐다.

             KTX 여승무원이 되고나서야 나는
             이 세상이
             한번 쓰고 버려지는 것들의
             눈물이라는 것을 알았다
             흐르고 넘쳐
             자꾸자꾸 밀려오는
             파도란 것을 알았다.


       ♤ KTX 여승무원들은 왜 일방적인 ‘해고’를 예측하지 못했을까요?
    
          문제적 상황에 접한 후 문제를 알게 됐다.
          근로 조건 계약 다시 자신들의 노동과 자본이 교환되는 구조를 알지 못했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해 보이는 자본의 내부 구조는 실은 복잡해서
          교환의 주체들과 교환물의 가치를 왜곡, 은폐시킨다.
    
          이 시를 배움을 여는 시로 낭독한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여승무원들은 문제적 상황을 접한 후에 자본의 구조와 교환의 구조에 대한 ‘성찰적 사유’를 하게 된다.
          사물을 천천히 살펴볼 수 있는 안목이 있다면 후에 일어날 일을
          예측할 수도 있고, 문제적 상황의 변화를 위한 적극적인 모색도 할 수 있을 것이다.
    

       ♤ KTX 여승무원들은 무엇을 위해 500일이 넘도록 투쟁하고 있는 걸까요?

          시에서 확인했듯이, 여승무원들은 정리 해고 후 자신들의 노동이 교환되는 구조에 대해
          성찰하게 되었다. 여승무원들의 투쟁은 노동의 유연성이라는 미명하에 노동자의 생존과 존엄성에
          대한 배려 없이 노동을 경제 가치에 따라 교환대상으로 단순 환원시키는 거대한 자본의 논리를
          폭로하고 동시에 이 땅에서의 비정규직들의 열악한 고용 구조에 대한 성찰의 절박함을 시민들에게
          환기시키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안정된 고용을 위한 구조 개선과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한다.  
    


        ♧ 에세이 나누기

           도반들이 돌아가며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란 주제로 에세이를 낭독했다.

            도반들이 삶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고민들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란 물음은 쉽고도 어려운 질문이다.
            이 질문을 가지고 1년에 한번, 혹은 톨스토이처럼 하루에 한번 에세이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 스스로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짚어봄으로써 가치관과
            인생관을 수정하고 정리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글쓰기의 힘’이다.
      
            특히 어른들에게 ‘그림 일기’ 쓰기가 권장되기도 한다.
           ‘그림 일기’는 하루의 일과를 기계적으로 서술하는데 그치는 보고서 형식의 일기에서
            벗어나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또 일기를 쓰는 사람의
            심리를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그림 일기의 한 예 ‘안도현의 사진첩’


                         오늘 다룰 주요 내용 / TEXT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 쪽은‘

                        - 원인과 결과 / 부분과 전체 / 맥락과 연관 / 독해로 연결하기
                        - 맥락적 읽기 / 쉘 실버스타인 그림 동화
                        - 현대 문명 구조에서 비롯되는 문제 읽기

  
            ♧ 들어가기 - 생각 열기

                꼬리 없는 쥐 (애니메이션) - 문제의식을 적용하여 분석하기

                원인과 결과 / 부분과 전체 / 현상과 본질 / 맥락과 연관 / 뒤집어 바로 보기 / 독해로 연결하기  

                 ♤  성찰적 사고란 문제를 파악 할 때 위의 모든 관계들을 적용시켜 사유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우리는 이원론적 사유 방식에 익숙해 현상과 본질을 분리해 사유하는 경향이 있는데
                      현상이 본질을 그대로 드러내는 등 현상과 본질은 대립적 관계라기보다는 상호 침투하는
                      관계이므로 현상과 본질을 통합적으로 사유해야 한다.


              ☺ 단편 애니메이션 ‘꼬리 없는 쥐’ 줄거리 ☺

                 컴퓨터 마우스 안에 들어가 컴퓨터 이용자의 손 터치대로 부지런히 페달을 밟아 마우스를
                작동 시켜주는 바퀴 마우스(휠 마우스)가 있다. 그런데 몸에 디지털 장치를 내장한
                광 마우스의 등장으로 바퀴 마우스는 해고 통보도 받지 못한 채 정리 해고 된다.
                초라한 자취방에 돌아온 바퀴 마우스. 고픈 배를 채우려 소형 가스레인지에 냄비를 올려
                삼양라면을 끓이려고 하나 부탄가스가 없다. 주린 배로 지저분한 침대에 누워 통장을
                꺼내보나  잔고가 얼마 없다. 황망한 눈으로 침대 맞은편에 붙은 포스터를 쳐다본다.  
                디지털 센서를 배에 이식해 광마우스로 만들어준다는 광고 포스터.
                바퀴 마우스는 포스터를 찢어 문제의 장소로 향한다. 지하 구석진 곳에 있는 불법 시술소.
                야메 의사는 포스터의 찢어진 부분을 가리키며 돈이 없으면 신체를 기증하고 광마우스 시술
                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바퀴 마우스는 광마우스로 변신하는 대가로 자신의 꼬리를 기증한다.
                꼬리가 잘려 중심을 잡을 수 없어 비틀대며 그곳을 나오는 이제는 광마우스가 된 바퀴 마우스.
                그의 변신 후 직장은 자기 몸보다 조금 넓은 남자 화장실 물 내림 센서 안이다.
                그는 꼬리가  잘려 불편해진 몸으로 휠체어 앉아 일을 한다. 그의 일이란 화장실 이용자가
                그의 몸 안에  설치된 디지털 센서에 신호를 보내면 한쪽 팔을 뻗어 물 내림 밸부를 내리는
                것이다.  


           ♤ 모둠을 나눠 ‘꼬리 없는 쥐’와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 쪽은’에 대해 토론
             (토론 내용은 각 모둠에서 올릴 예정입니다)

           ♤  ‘꼬리 없는 쥐’ 토론 내용 각 모둠 발표

           ♤  ‘꼬리 없는 쥐’ 토론 내용 박형만 선생님과 정리

             1. ‘꼬리 없는 쥐’는 누구일까?

               -  현대 사회의 임금 노동자

            2. 쥐가 쫓겨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개인의 무능 탓일까?
               아니면 좀 더 본질적인 문제가 있는 것일까?
  
              - 자본주의적 시각에서 보면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능을 갖추지 못한 개인의 무능이
                원인으로 보이지만, 더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 현대 사회는 초국가적 자본의 이윤추구
                매커니즘이 국내외 시장을 지배한다. 개방화, 세계화를 부르짖는, 혹은 강요하는 시대에
                기업과 국가들은 거대 자본들이 이윤을 추구하는 방식에 포섭된다. 기업과 국가들이 초국가적
                거대 자본의 하부 구조로 전락한 상황에서 정리 해고 문제 등 한 국가내의 불안한 고용 구조의
                원인이 특정 기업, 특정  국가의 구조적인 모순 때문이라고 단순화시켜 말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전지구적 관점에서 산업화, 정보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과학 기술 개발은 생산과
                소비의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로 유지되는 거대 자본에게
                신기술에 접근하지 못하는 인력은 무용할 뿐이다. 하지만 단순 노동을 하는 근로자가 하루가
                다르게 업그레이드 되는 신기술 개발 속도를 따라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기업에 다니는 신입사원 30%의 이직률이 말해주듯이 근로자는 쉴 사이 없이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켜 더 나은 조건을 찾아 발빠르게 움직여야만 불안정한 고용구조 속에서 생존해나갈
                수 있다.

                전 세계가 거대한 단일 시장이 되 가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의 생존권과 노동권을 지킬 국가의
                힘은 너무 미약하다. 기업들도 국가를 넘어 생존과 성장을 위해 초국가적 자본과 경쟁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자본과 기술 즉 생산 수단을 독점하고 있는 초국가적 자본에게 개인의
                노동이란 언제 페기처리 될 모를 일회용 부품 같은 것이다. 이것은 노동 주권이 개인에게서
                시장으로 넘어 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 주권을 잃었다는 것은 삶의 주권을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국가적 자본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은 기본적인 삶의 조건을 완전히
                저당잡인 채 기능화된 노예로 전락하고 있다.

            3. 쥐가 쫓겨난 이후 꼬리를 자른 행위를 불가피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인가?

             - 자본주의 사회 밖의 다른 방식의 삶을 모색했다면 꼭 불가피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삶의 방식을 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삶의 방식을 택하는 결정은
               많은 용기와 또 다른 자원 (다른 삶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과 정신적 신념등)을 필요로 한다.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사는 근로자들 그리고 이 사회의 많은 극빈층에게 또 다른 삶을 꿈 꿀
               정신적 여유나 심리적 자원이 있을까? 그리고 이 사회에서 자본의 매커니즘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이 많지 않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쥐의 행위는 거의 불가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4. 쥐에게 있어 꼬리란 무엇이며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인가?

              - 쥐에게 있어 꼬리란 비틀거리지 않고 설 수 있는 정신적, 육체적 자립 기반이다.
                꼬리를 자른 후 그는 자신의 발로도 바로 설 수 없게 된다.
                이는 그가 영구히 자립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꼬리는 쥐로서의 정체성, 존엄성, 그 자체로서 전존재를 걸어야하는 가치이다.

             5. 마지막 장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 꼬리를 잃은 쥐는 육체적, 정신적 장애를 가진 현대인을 상징한다.
                정체성을 반납하고, 자신의 몸 안에 센서를 장착한 채 단순 노동을 반복하는 쥐는
                노동 주권, 삶의 주권을 잃고 기능화 된 노예의 삶을 사는 노동자의 운명에 대한 은유이다.
      
      
              ♡ 다음 주 7월 12일 과제 ♡


              다음 주는 6강으로 통합적 사고하기 - 역사의식 가지기/비판적 사유하기

                1. 미리 읽어오기 - 제레미 리프킨 “엔트로피” / 범우사
                   혹은 “쉽게 읽는 엔트로피” / 두레출판
                  (시간적 여유가 없는 분들은 두레 출판의 책을 읽으세요)
                2. 먼저 생각해오기 - 현대사회를 위기로 몰아가게 하는 요인 찾아보기
                3. 에세이 쓰기
                    아래에 있는 택스트 중 한 권을 읽고 독후감 형식으로 쓰되 다음 주제로 에세이를 씁니다.
                   주제 - ‘잘 산다는 것’ 그리고 ‘잘 살아가기’에 대한 내 생각

                ♤ 더 읽어볼  자료♤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가? / 피터 싱어 / 세종서적
                  동물 해방 / 피터 싱어 / 인간 사랑
                  육식의 종말 / 제레미 리프킨 / 시공사
                  패스트 푸드의 제국 / 에릭슬로서 / 에코리브르
                  오래된 미래 / 헬레나 노르베르 호지 / 녹색 평론사
                  무탄트 메시지 / 말로 모간 / 정신 세계사
      
               4. 내 삶의 앨범 만들기 (하나 선택)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 온 과정을 아리랑 곡선이나 앨범에 담아보기

                 - 내가 만난 사람
                 - 내가 겪은 사건 (내 삶에 변화를 주거나 감동을 받았거나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준 것들)
                 - 나의 책, 영화, 만화, 음악, 여행 등
                 - 내 가슴에 남아있는 공간    

                   (책을 처음 만들어 보시는 분들은 다음 시간에 책 만들 속종이와 겉종이를 가져오세요.
                    선생님께서 끝나고 알려 주신데요. - 족보 같이 생긴 책이요..
                    아, 그리고 10년 정도의 단위로 혹은 삶에서 중요 사건 위주로 사진들을 준비해
                    오세요. )                        



              ♡   '꼬리 없는 쥐’   짧은 애니메이션이 참 많은 말을 걸더군요.
                     도반님들과 생각을 나눌 때는 더 그랬구요.
                     아,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 쪽은’도 그랬구요  ^^

                     애니메이션과 동화책을 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 유익하고 감동을 줄 줄이야.
‘                    '내가 놓치고 있던 것이 또 있었구나’ 했답니다.

                     언제나 너무 유익하고 즐거운 수업이에요.      
                     비가 오락가락하네요. 장마철 건강 조심들 하시구요.
                     다음 주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