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토론을 통해 배운 점
처음으로 경험한 법정이어서 그런지 부족한 부분이 많이 남지만, 각자 나름대로 자신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한 흔적을 엿볼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우선, 1차 토론을 통해 피고인을 선정할 때, 유죄의 그물을 피해갈 수 있는 존재가 그리 많지 않음에 놀라웠고, 선정 과정을 통해서 한 사회가, 독재와 억압으로 흐르는 것에 대한 책임의식을 외면할 수 없음도 깨달았다.
개인적으로 모의 법정을 준비하면서, 그 인물에 대한 충분한 감정 이입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실제로 법정 수업을 할 때는 한 걸음 물러선 자세로 나 자신은 물론 다른 피고를 바라보았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에 열정이 부족했음을 반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재판을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하는 것이 결국 그 구성원의 인간됨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의식과 자신이 맡은 역할에최선을 다하다 보니까 전체적인 시각으로 사회의 문제점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같은 아쉬움이 들었다.
또, 그런 아쉬움과 함께 실제로 법정에서 죄없는 죄인들, 죄있음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죄없음을 주장할 수 있는 경우가 가능하다는 것에 약간의 두려움까지 생겼지만, 재판과정에서 서로의 입장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점은 작은 열매인 것 같다.

2. 아이들과 함께 이 수업을 할 때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많을 것 같다.
우선 책을 한번 이상은 읽어야 한다는 점과 집약된 토론을 위한 적정 인원수에 비해 한 학급당 학생 수가 많은 점이 밀도있는 토론을 하기에 쉽지 않을꺼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런 수업이 소수로나마 이루어 질때, 아이들이 자신의 개인적인 성향, 개인적인 일이 전체와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은연중에 알아차릴 수 있을 것 같고, 사회 문제나 구조에 대해 누군가의 탓을 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자신으로 눈길을 돌릴 수 있게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다른 사람을 억압하고, 공동의 일을 독단적으로 처리해 가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나는 또 어떻게 서 있어야 하는 지를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한다.

끝으로 원고와 변호인, 피고의 역할을 맡아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신 우리 중등 논술 16기 선생님들께 수고하셨다는 격려의 박수를 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