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강.
<새로운 1차시 수업 정리>- 중세와 근대 서양철학의 흐름.

주제에 대한 일상적이고 상식적인 접근에서 구체적이고 학문적인 접근을 위한
중세와 근대 철학적 흐름을 이해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이 주제 박형만 선생님과의 수업 내내 괴롭힌 주제죠.-.-^)
박형만 선생님은 선문답 같은 화두를 주셨다면, 김형준 선생님은 달변으로 중세와 근대 고대를 휙휙 날아다니십니다. 오홋!!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인간의 앎’이란 상대적이고 비교적인 앎이 대부분이었기에,
‘나는 누구인가?’ 에 대한 앎의 어려움의 이유를 알려주셨습니다.
‘나’를 비교급으로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었다는 것이죠. (이 대목에서 아하! 하는 깨달음의 소리 들렸구요.)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토론’의 논제를 주셨습니다.
토론 시간은 약 10분, 첫 토론 수업의 적정인원은 2~3명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간단히 말씀해 주셨구요.

토론 논제는 두 가지입니다.
-현대를 대표하는 상징물 세 가지를 들어 보시오.
-우리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토론 후에 ‘현대(現代)’라는 의미의 정의를 다시 내리도록 하셨죠.
현대라고 할 때, 현대란 근세 이후 미래학자(앨빈 토플러- 김형준 선생님께서 상당히 시시하게 취급한 유명한 미래학자.)들이나 포스트모더니즘을 주창한 학자들이 설정하였던 현대란 단지 21세기 아니면, 초현대 1990년대 이후가 아닌, 논의 대상 당시의 시제가 현대가 된다는 말씀이셨습니다. 그러니, 중세에도 어떤 논의가 시작되는 그 시점이 중세의 현대가 되는 것이고, 근대에도 역시 근대 안에 현대가 있다는 것입니다.
토론 전에, ‘현대’의 시대기준과 시대 특징을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1945년 1차 세계 대전이후를 현대로 볼 것인가, 1990년 이후를 현대로 볼 것인가, 아니면 20세기 초반을 현대로 볼 것인가. (현대를 시대 기준으로 정하지 않고 토론을 할 경우, 단계에 의한 사고와 결론을 맺기가 힘들다는 것을 체험을 통해 알게 해 주셨습니다.)


기초 철학 강의에 앞서서, 시대 구분을 했습니다.
원시 시대----> 고대시대----->중세시대-----> 현대( 특정 시기가 아닌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원시시대 / 고대시대 시대 구분의 특징으로는 신석기 혁명(1차 혁명)입니다.
고대시대 /중세시대: 게르만 족의 이동과 로마제국의 멸망
중세시대/ 근대시대: 산업혁명.(2차 혁명)
근대시대/ 현대시대: 정보화 혁명.(3차 혁명)
근대와 현대로 나누려는 사상을 포스트모더니즘이라 부릅니다.

앨빈 토플러등은 데카르트의 합리주의에 대한 반성으로 포스트모더니즘에서는 자본주의와 그에 따른 분배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근대와 현대를 나누는 정보화 혁명은 과연 산업혁명만큼의 사회 체계 변혁의 위력이 있는가에 대해 재고해야하며, 현대라 불리는 지금 이순간도 근대성의 연속이라고 보는 것을 전제로 철학의 흐름을 짚어봅니다.

이제 머리가 좀 복잡해지기 시작합니다.

중세 철학의 중심엔 기독교가 있습니다.
기독교는 고대의 그리스적 사고에 기반한 귀족층만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일반인들에게까지 확대하여 행복의 파급효과를 주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어록(말씀)을 구전하는 차원을 넘어, 이것을 교리화 하는데 중세의 대표 철학자가 등장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아우구스티누스의 교리는 초 귀족주의를 표방한 교부철학입니다.
기본적으로 교부철학은 고대 플라톤의 철학을 뿌리에 둡니다.
플라톤이 이데아(idea)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로 나눈 것을, 아우구스티누스는 idea를 기독교에 대입하여, 신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로 나누어 교리를 설명합니다.
▪플라톤- idea/ 현실.  
▪아우구스티누스- 신(神)/ 현실.

그리하여, 교부철학(敎父哲學)은
신/ 인간/동물(인간의 욕망 추구 포함)/ 무생물의 4단계로 세상을 나누고 있으며, 신성화 되려는 인간은 선하고, 동물적인 본능을 추구하는 인간은 악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왈 -‘인간의 생각과 윤리는 가짜다.’ 라는 말이 나오게 되는 거죠.
인간적인 기준으로 판단하는 선함 자체의 불완전함을 강조하면서, 인간의 판단이 아닌 신의 기준을 나름대로 해석하여 이교도 재판을 하게 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우구스티누스는 또다시 다른 말을 하죠. ‘불합리 하지만, 믿어라.’
맹목적 신앙의 강조로 인해, 권력에 적극 부응하는 철학을 완성합니다. 그리하여, 권력은 필연적으로 분배의 문제를 야기하게 되고, 여기서 교부 철학의 대를 잇는 스콜라 철학이 나타납니다.

분배를 성서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청빈을 강조하는 프란체스코 학파와 스콜라 철학의
대표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가 등장하구요.

토마스 아퀴나스는 인간의 이성을 인정하게 되고, 인간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신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교부철학과는 달리 이것을 변형하여 ‘신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신을 믿을 수 있다’는 말을 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합리적 사고의 단초를 제공하게 되는 것입니다.
합리적 사고는 과학을 발전시키면서, 인본주의인 르네상스를 맞게 됩니다.
르네상스 시대는 신의 중심에서 인간중심으로 개인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리하여, 개인의 가치화와 독창성을 인정하는 자화상이 유행하게 되는데, 자화상을 그리게 되었다는 것이 철학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했더니만,
르네상스(14~16세기)는 중세와 근대를 잇는 중요한 시점으로 이시기 화가는 미천한 직업이었는데, 미천한 화가조차 자신의 얼굴을 구체적이고 정교하게 그릴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됨은 근대로 넘어가는 개성화의 강조이며, 자연세계에 대한 정교한 관찰로 이어져 자연과학의 전제조건이 갖추게 된 시기가 되었다는 것이라네요.
(김형준 선생님의 해설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근대철학의 아버지는  데카르트입니다.
데카르트를 근대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가 저서 ‘방법 서설’에서 진리를 찾아가는 방법을 서술했기 때문이죠.
데카르트의 철학을 이성 철학이라고 부릅니다.
합리주의의 시작이고요, ‘인간의 경험은 완벽하지 않다. 경험에 의한 진리는 완벽한 것이 아니다‘라는 것에서 출발한 철학입니다. 오로지 ‘생각하고 있는 나’만이 의심할 수 없는 진리라는 거죠.  인식의 부정을 통해서 진리를 찾는 방법론으로 그는 수학과 논리적 추론 과정을 제시합니다.
수학은 간단한 법칙-> 복잡한 법칙을 설명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논리적 증명이 가능함을 전제로 절대적 진리(공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공리의 예로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 이다. '를 전제로 이성의 핵심은 선천적이라고 주장합니다.
그가 말한 공리는 숫자를 포함한 수(數)영역, 원인과 결과, 시, 공간은 이성에 의해 문화권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 절대적 진리로 보고 그것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의심하고 부정의 방법으로 신 중심적 세계관의 모든 것을 재검토 하여, 결론적으로 생각하는 나를 의심할 수 없는 진리로 보는 것이죠.
그는 ‘생각하는 내가 있다.’라고 말하면서..

그런데, 데카르트의 합리주의에서 절대적 진리에 다다르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들었던 공리들이 다음 세대의 철학자들에 의해 다시 반박을 받게 됩니다.
시공간의 인식의 차이는 20세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등장으로 ‘시. 공간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라는 이론이 등장하였으며, 양자 역학에서는 인과류(원인과 결과)로 파악이 안되는 예시들을 제시하게 됩니다.
인간을 이성을 부여한 존재로써 신을 이론화 하였던 합리주의는 근대이후,  이성과 이성이 없는 즉 자연을 신적 요소에서 인간의 지배 대상으로 격하시키는 이분법으로 패턴의 변화가 나타납니다.

데카르트 사고 이후의 이분법은
인간 : 자연 / 긍정적 : 자연과학의 발달, 물질적 풍요.
                  부정적: 환경파괴.
문명: 야만 /제국주의 (식민지)- 서구중심주의, 자문화 중심주의,오리엔탈리즘(야만/신비)
                계몽주의
이성적 인간: 비정상적 인간(범죄자, 정신병자, 학생)
으로 형식의 변화를 갖게 됩니다.

산업혁명 + 시민혁명+합리주의로 대표되는 근대화는 종교개혁과 비슷하게 새로운 근대를 맞게 합니다.
근대 사상의 최정점은 19세기로써, 이시기에는 낙관주의와 인류의 무한한 진보에 대한 확신에 차 있었고,
19세기의 새로운 형태의 영웅으로 ‘탐정’소설의 주인공이 나타납니다. 소설 속 영웅들은 이성의 가치의 긍정화 현상과 산업 혁명의 결과 자본주의의 사회에서 느끼는 빈부격차를 부르조아 계층에 대한 적개심으로 표현되면서도 결국 계층적 한계를 인정하게 되는 주인공을 등장시켜 대리만족 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애드가 앨런포우와 아가사크리스티의 소설류들..)

데카르트의 합리주의의 흐름을 잇는 철학은 칸트의 윤리학, 헤겔의 변증법, 마르크스 이론이며,
이에 반해 20세기에 새로운 현대 철학이 등장합니다.

1차 세계대전을 통해 탱크, 독가스, 비행기, 기관총(발명가-호치키스), 수류탄등의 위력과 경제 공황을 맞이하면서 데카르트로부터 이어져오던 보편적 법칙들에 반하여 개인의 순간적 상황과 생각, 가치, 감정을 중시하는 실존주의가 등장합니다.

실존주의는  보편에 반대한 개별적 흐름을 중시하며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철학사상입니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 는 말을 통해, 이성은 주관적이라고 합니다.
미술의 영역에서는 근대화의 대표격인 원근법(수학적, 객관적,보편적, 과학적) 역시 시선의 방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과 자신의 인상을 주관화 시켜 그리는 인상파의 등장이 실존주의와 연결됩니다.

실존주의는 근대화의 이분법에 대한 병리적 현상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합니다.
인간: 자연은 지구생명체론(가이아의 시대- 제임스 러브록)를 통해,
문명: 야만은 문화 상대주의와 문화 인류학을 통해,
정상: 비정상은 프로이드의 정신 분석학 ‘무의식이 우리를 결정한다.’는
‘이성이 우리를 결정한다.(데카르트)’의 철학에서 말하는  ‘이성’의 한계에 대한 자각을 강조합니다.

데카르트에 반(反)한, 피카소, 아인슈타인, 프로이드는 실존주의 철학을 바탕에 두고 있으며,  
이러한 역사적, 철학적 배경을 바탕으로 근대/ 탈근대(현대)에 대한 문제들을 이해하여야 합니다.


*숙제: 채만식의 소설 ‘태평천하’ , ‘논이야기’ 읽어 오기

*다음 주 토론 주제에 대해 생각해오기.
■토론주제: ‘정치’- 우리나라 민주주의, 우리나라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p.s)
수업을 정리를 하다 보니, 니체의 권력에의 의지 부분이 이해가 잘 안됩니다.
권력이 보편성을 획득했으니, 신(神)대신 권력에 의지를 하자는 것이 맞는 해석인지요?
평생을 연구하고 깊이 생각한 철학자의 사상을( 그것도 여러 명을^^;)
세 시간 강의를 듣고 정리한다는 자체가  참 모순입니다. 인간의 한계를 느꼈다고나 할까요?
수업 중에, 스피노자에 대한 언급도 하셨었습니다.
스피노자가 근대와 탈근대(현대)사이의 철학자라는 것과 ‘경험한 모든 것은 진실인가?’ 라는 말, 렌즈의 출현과 더불어 안경 만들던 사람이었다는 것. 이런 단편적인 생각만 나네요.-.-
빠진 부분이 있다면 보충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