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영 샘, 손 목 아프신 거 타격이 커 보입니다.
뵐 때마다 '오른 손이라 얼마나 깝깝할까?' 하고 생각합니다만
그저 해 줄 수 있는 말이라고는 '얼른 좋아지시길 바래요.' 정도네요.

하샘의 부재로 인해 20기 수업안 정리의 맥이 끊어질 우려가 있는 것 같아서
제가 오랜만에 정리해 보려 합니다.  

22강 수업은 글쓰기 평가에 관한 수업이었습니다.

1. '글을 왜 쓰는가'
   - 글을 쓰는 목적에 대한 질문이 평가 하는 사람이나 쓰는 사람모두에게 선행되어야 한다.
   - 아이들은 글을 쓸 때 잘 쓰는 아이조차도 자신감이 없을 때가 많고, 이는 평가하는 사람의 태도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종종있다고 한다. 글쓰기의 완벽한 전형을 지도하고자 하는 강박관념으로 인해 지나친
     첨삭을 하게 되고, 이를 본 아이는 자신의 글에서 잘된 점 보다는 부족한 점만 보게 된다는 것이다.
   - 글의 양에 집착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반성해 보아야 하고
   - 글 주제를 비합리적으로 제시하면 당연히 글도 삼천포로 빠지게 되고
   - 결국 글을 왜 쓰는가에 대한 궁극적인 목표는 자신의 내면에 대한 자유로운 표현 능력 키우기라는 것

2. 첨삭지도 방법
   - 첨삭 일지 쓰기 : 한 번에 한가지만 지적하고 다음 기회에는 그 전에 지적한 부분에 대해 점검을 해서
                            학생이 글을 쓰는 성향에 대해 기억해 놓을 필요가 있음.
   - 단계별 평가 : 사소한 문제들(맞춤법, 문장)을 먼저 지도해 주고
                        그 다음에 본질적인 문제(내용 파악, 논리적 문제, 가치관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 그래도 저학년은 칭찬에 중심을 두고, 중학생까지는 사소한 문제 정도에서 첨삭이 끝날 수도 있음.

3. 평가 방법
    - 대면 평가 : 본질적인 문제가 있을 때 선생과 학생의 1:1 평가방법.
    - 서면 평가 : 간단 글이나 이메일로 선생님의 마음을 담아서 글로 써주는 방법.
    - 학생들끼리 하는 합평 : 아무 조건없이 하면 수습이 안 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꼭 고칠 점 하나와 대안 제시 그리고 꼭 배우고 싶은 점 하나 등을 전제 조건으로
                                      제시하면 좋음.

4. 평가 내용
    - 먼저 '학생글을 꼭 평가해야 하는가' 라는 당위론적 질문에 대해 우리는 반성해 보아야 하고,
       이는 글쓰기의 목적과 관련지어 생각해 봐야할 문제라고 함.
    - 논설문(주장글) : 자신의 주장이나 생각이 합리적으로 표현되어 있는가?
    - 문학적인 글 : 자신의 내면이 잘 표현되어 있는가?
    - 이처럼 글 종류에 따라 평가 밥법도 달라지며, 학생의 성향을 이해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서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중요.
    - 형식적인 면에서는 글에 대한 평가이지만 내용 면에서는 학생에 대한 이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    
    - 미흡한 것을 지적하기 보다는 미흡한 것의 원인에 대한 지적이 올바른 평가 방향임.
       즉, 글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이해하는 도구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
      예) 자신감이 없고 소심한 아이의 경우 결론에서 뚜렷한 자기 목소리를 못 내는 경우를 볼 수 있음.
    
* 치료적 성격의 글쓰기
   - 내재된 억압 기재들이 글로 표현되는 경우가 있는데, 표면적으로는 에고가 나타나지만
     무의식적인 원인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다.
     그럴 경우에는 무의식적인 원인들이 표면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 주고,
     그러한 원인들에 대해 계속적인 표현을 통해 스스로 치료해 나가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  
   예) 글 속에 은어 비어 사용 문제 : 그런 언어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 라기 보다는 그런 말을
        사용함으로 인해 꼭 생각해 보아야할 중요한 본질들을 놓칠 수 있다는 데에 평가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는 것.

5. 논술 교사의 자세
   - 논술 교사는 존경이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는 존재론적 권위를 가질 필요가 있으며,
     그렇다고 해서 논술 교사가 극단적 도덕주의자가 되자는 식의 생각은 곤란.
     다만 아이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선생님'에 초점을 맞추어,
     100% 성공을 기대하는 식의 과욕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논술은 단지 아이들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징검다리 정도의 역할을 할 뿐이며,
     논술이 갖고 있는 특수성 - 가치관이 결부되는 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

6. 실제 학생글 보고 평가하기
    일일이 학생글 모두에 대한 평가를 다 정리하지는 못하겠구요, 생각나는 대목만 추려서 쓸게요.
     ▶평범한 중학생  
       - 수업 초기에 보여지는 다듬어지지 않은 글들을 있는 그대로 보면서 그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는 데에 목표를 둘 것

     ▶높은 단계의 첨삭이 필요한 학생
     - 사회적인 나(객관적인 나)와 내가 생각하는 나(주관적인 나)에 대해 나누어 생각해 보게 한 후,
       이 둘을 종합해서 결론을 내릴 필요가 있음.
     - 글을 잘 쓰고 글 맛을 아는 이런 학생에게는 조급한 결론보다는 자신이 알고 싶은 것,
       의문이 나는 것을 찾도록 지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
     - 과제를 학생의 단계보다 높여서 내 주어 열의를 갖게 할 필요가 있음
     ▶ 의미는 좋으나 산만한 글
     - 너무 많은 주제를 펼치지 말고 한정해서 제시해 주고
     - 생각을 다 쓰기 보다는 꼭 필요한 것만 쓰도록 지도하며
     - 글의 흐름을 도표로 만들어 산만한 글이 어디서 문제가 되는지를 찾도록 할 것
     ▶논술문 평가
     - 글이 논리적 유기적으로 관련되어 쓰여지고 있나 에 초점을 맞출 것
     - 입시 목적을 위해 쓰는 글이므로 엄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을 쓰도록 할 것
     - 올림픽형 -참가하는 데에 의의를 두는 답안지는 안됨
     - 질문형태의 문장은 쓰지 말 것
     - 누구나 다 아는 개념정리는 하지 말 것
     - '생각한다' '나는' 식의 말 절대로 쓰지 말 것

이상의 내용 외에도 여러 말씀을 해주시고, 재미있는 비유에 수업시간 내내 우리를 쓰러지게 만든
김형준 선생님께 감사 드립니다.
아울러 낑낑대며 글을 써주었을 얼굴도 모르는 학생들께는 좀 미안하네요. 저희가 모르는 아이라고 글을 마구 평가하고 많이 웃었거든요. 좀더 애정을 갖고 더 잘 지도하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해 주길 바래요.  
    
>가을 비가 왜 이렇게 심하게 오는지..
>다들 김치 부침개라도 부쳐 드시고 계신가요?
>저는 빗 속을 뚫고 병원 가서 깁스 제거하고, 대신 '지지대'라는 걸 다시 감고 왔어요.
>뭐, 아프면 약먹고, 손 사용하지 말고
>(아니 오른 손을 어떻게 안 쓰나요 했더니, "왼손 있잖아요"  ...오 , 이런..제가 그걸 몰랐군요..)
>그래도 아프면 주사 맞고 그렇게 니가 알아서 요령껏 살라,는
>금과옥조와 같은 말씀을 2,3분 듣고 오느라 대략 몇 시간을 오가고 헤매었다는...
>
>지난 수업 정리는 어느 분이 올리시는지요?
>제가 필기를 99% 안하다 보니, 들을 땐 다 알겠다가도 집에 오면 다 잊어버리네요.
>강정숙 샘 표현대로 '굵직한 이야깃거리' 정도만 기억나도 좋을 텐데...
>
>그리고 (사실, 이건 우리의 하샘 -제주 바다와 하늘, 좋겠네요. 부럽습니다.-몫이긴 한데)..
>종강 후 스터디 모임, 다들 숙고해 보셔요. 필요성이나 방법론, 참여 여부 등등...
>다음 번 수업 후엔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어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