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저격수의 고백 >( 존 퍼킨스지음 /황금가지 출판 )은 미국이 후진국을 어떻게 경제적으로 소리없이 침략하는 가를 그려낸 넌픽션입니다. 지은이 존 퍼킨스는 오랫동안 경제저격수로 활동하다가 자신의 일에 회의를 느끼고 그만둔 뒤 위험을 무릅쓰고 미국의 경제침략을 고발한 이 책을 썼습니다.

미국은 후진국을 어떻게 경제적 침략을 하는가? 간단히 메커니즘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후진국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전기입니다. 전력시설이 부족하죠.
미국은 후진국의 전력설비를 원조합니다. -> 대규모 전력공사를 위한 차관제공 -> 부패한 정권과 일부 권력층을 살찌움 -> 미국의 대형건설사의 후진국진출 -> 건설비는 고스란히 후진국의 부채로 남음
이런 메커니즘에서 미국은 고스란히 이익을 남깁니다. 그 이익만큼 후진국은 부채를 지고 코를 꿰게 되는 것입니다. 부패한 정권은 미국의 입김에 놀아나고 국가는 권리도 잃고 자원도 잃게 됩니다.

제목에 흥미를 느껴 이 책을 봤습니다만, 최근 배운 '엔트로피'문제와 연결도 됩니다. 전기가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가? 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대규모 전력공급을 위한 댐 건설을 위해서는 아마존의 자연이 무자비하게 파괴되고, 숲에 살던 원주민의 삶이 파괴됩니다. 생물적 자원의 손실은 당연히 따릅니다. 대규모 토목공사의 이면에는 자본주의의 검은 손길이 있고, 소수의 이익을 위해 다수가 자연을 잃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책결정자들이 고 엔트로피 사회를 만들어내는 것을 구조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은이가 자신을 경제저격수라고 표현한 것도 의미를 짚어볼 수 있습니다. 세계 여러나라로 퍼져가고 있는 컨설팅이라고 적당히 포장한 이름의 프로젝트 이면에는 미국의 검은 속셈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지은이의 표면적인 직업은 전력컨설턴트입니다만, 그가 수립하는 계획은 '어느 나라를 꿀꺽 삼겨버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엔트로피를 공부한 분이라면 경제정책 측면의 엔트로피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는 책입니다. 아울러 사회학적으로 읽는다면 미국, 제대로 알기에 이 책을 활용해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