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옥 (2005/06/13 23:24:34)

아, 숙제가 있었군요. 깜박하고 있었는데....... 누군가 8강 수업 정리와 과제를 올려 놓지 않아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경쟁이라..... 선의의 경쟁, 무한경쟁 등이 생각나는군요. 또 토사구팽이라는 말도 갑자기 떠오르구요. 우리는 날마다 경쟁 속에 사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경쟁인가' 한번 생각해 볼 일입니다. 물론 자신을 위해 그렇게 눈에 불을 켜고 경쟁의 대열에서 앞서 가려 노력한다지만 그런 경쟁이 좋은 결과를 준 적이 있나 하고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히려 경쟁이다 라고 하면 더 떨리고 잘하던 것도 안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이기든 지든 상관없다 되는 대로 하지 뭐 하면 참 즐겁게 할수 있었고 친구들과 놀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학교 다니던 옛날(?)에는 경쟁이라는 말도 별로 없었고 좀 욕심 많은 아이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경쟁 논리는 마치 사냥개가 먹이를 향해 무서운 기새로 달려드는 것 같아 무섭지요. 그렇게 열심히 경쟁해서 자기 동료 사냥개들까지 물어 뜯어가며 열심히 해봤자 자신에게 오는 것은 다른 개보다 조금 더 많은 한끼의 개밥일텐데, 결국 가장 우수한 개라고 인정 받아도 남는 것은 더 힘있고 사나운 개에게 밀려나는 허망함뿐일텐데....... 경쟁의 논리를 각인시켜 놓은 사냥꾼의 계산이 무섭습니다. 사냥꾼은 가장 뛰어난 개를 얻어 좋겠지만 한 마리의 엘리트 개와 나머지 들러리 개들은 뭡니까?
지금의 경쟁 논리에서 우리는 벗어나야 합니다. 무한경쟁, 1등 만이 살아남는다. 최고가 아니면 말하지 말라 등등 늘 쏟아져 나오는 광고 문구들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내 아이부터 그 논리에 세뇌 당하지 않게 보호해야 하는데, 음으로 양으로 학교에서건 학원에서건 1등 100점만 알아주니 아이도 어쩔 수 없이 불안해 합니다. 그런 아이를 보며 저 역시도 멀쩡한 바보 만드는 것 아니야 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그래서 늘 아이한테 말하길 다른 친구를 의식하지 말아라 결과에 연연해 하지 말아라. 하지만 열심히 해라 라는 식의 아주 모호한 태도를 취하면서 양다리 걸치기 작전을 펴게 됩니다. 경쟁에 내몰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뒤쳐져서 자신감마저 잃어버릴가 봐 두려운 것이지요.
아, 어려운 세상을 - 하긴 언제는 쉬운 세상이 있었겠습니까? -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경쟁보다는 '함께' 라는 말을 들려 주고 싶은데요. 마음만 있고 몸은 다른 데서 놀고 있으니 늘 피곤하고 어수선합니다.  


    
>이런, 숙제 경쟁에서 제가 일등하겠네요
>제 사전에 일등이란 없었는데 이 나이에 ...약간 부끄..
>
>실은 저도 아침에 아이들 학교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에 숙제 생각이 났어요
>덕분에, 다른 때 같으면 앞 차가 빨리 안가면 어떻게라도 앞서려고 했겠지만 오늘은 자중했네요
>대신, 길옆에 늘어선 쥐똥나무꽃에서 풍겨오는 향(이름과 달리 얼마나 향이 좋은지요)도 맡고 선선한 아침 바람도 느껴보고...좋던데요
>그간 옆차랑 벌이던 사소한 속도 경쟁에서 놓쳐버린 것들이 이것 말고도 많겠지요
>
>사실, 경쟁은 우리가 태어나기 위해 수정이 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하지요
>아이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라도 할라치면, 네가 수억대 일의 경쟁에서 이겨 태어난 존재인데 얼마나 대단하냐 등등 구슬렀던 기억들이 다들 있으실 거예요
>별 생각 없이 그런 말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경쟁이란 우리 삶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심어주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
>물론 경쟁이 우리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음은 분명합니다
>경쟁을 통해서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는 과정에서 사회의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겠지요
>문제는, 경쟁의 결과만이 중시되고, 또 경쟁 과정에서 여러 가지 폐해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
>경쟁의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사회 구성원간의 협동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도구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인간 관계는 메마르고 공동체적 유대감과 결속력은 약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표면적인 관계만 맺어집니다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될지도 모르는데 적에게 온전히 나를 노출시킬 수는 없겠지요
>(그래서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가 혼자라는 느낌, 외롭다는 느낌에 짓눌리는 것일지도..)
>경쟁 사회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개인은 특화된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요즘 병,의원들도 뭉뚱그려진 진료 과목을 내세우면 장사 안된다죠
>비만 치료 전문이든 알러지 전문이든 특화된 병원만이 손님을 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도의 전문화된 능력을 갖추려면 집중적으로 그 능력 개발에만  치중해야 해서 오히려 전인적인  발전에는 소홀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일정 부분에는 전문가이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사소한 일도 해결하지 못하는 기이한  사람들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 경쟁에서 처지거나 아예 경쟁에 끼어들지 않는 사람은 사회 부적응자이거나 낙오자로 간주됩니다
>무한 경쟁의 논리는 다른 가치관을 용납하지 않고 오히려 파괴시켜 버리는 것이지요
>특히, 학교 현장에서 경쟁의 논리가 아이들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공부 못하는 아이는 인간 대접도 제대로 못 받는 게 당연하고 성적을 위해서라면 선생님 사인도 위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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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이건 제가 아이들에게 억지로 무언가를 시켜야 할 때 잘 써먹는 말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서 살아나가기 위해서 아마 경쟁을 피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하지만 차마 경쟁을 즐기라고는 못하겠군요
>솔직히 경쟁을 즐길 만큼 출중한 능력이 있는 아이들도 아니구요
>다만,네가 원하는 걸 찾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그리고 그 결과에 연연하기 보다는 한발씩 나아가는 과정의 즐거움을 느껴보라고, 꼭 너는 그렇게 행복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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