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얼마전까지 인간의 만들어짐 그 순간부터 경쟁이라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고은영 선생님말씀처럼 아이들에게 그렇게 너희들은 소중한 존재라고 이야기하고 있었구요...
경쟁에서 이긴 사람이니 소중한 사람이라는 논리는 참 그렇지요?
그런데 지난 주말 모임에서 아는 분께 새로운 사실을 듣게 되었는데요
바로 수정의 비밀...
우리가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정자 수억마리가 마구 헤엄쳐서 제일 일등한 녀석이 수정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해요. 난자 옆에 정자들이 죽 둘러 싸면 난자는 순식간에 정자들의 유전자정보를 읽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과 가장 잘 맞는 유전자를 가진 정자를 받아들이고 문을 닫아 버린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난자 주변에 정자들이 둘러싸고 있는 사진이 떠오르더라구요.
그러면 우리의 생명의 시작은 경쟁이 아닌 선택받음에 있었던 거지요.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수억대 일의 경쟁에서 이긴 결정체가 아닌 수억마리 중 선택된 하나라고 이야기할 때 그 아이와 또 우리 모든 생명체의 소중함이 더 커지는 것이더군요.
오늘 아이들과 수업하며 '흥부와 놀부의 장단점을 대조하기'부분을 하고 있었는데 그 장단점을 분석해 내고서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요즈음은 흥부같은 인간형을 교육시키고 있을까 놀부같은 인간형을 교육시키고 있을까?"
하고 물었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대부분 놀부같은 인간형이 맞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경쟁은 그렇습니다. 우리를 모두 놀부같은 인간형으로 만들어서 도덕심보다는 돈 잘버는 인간으로 만드는 것 (놀부가 돈을 잘 벌었다고는 말을 못하겠지만 부를 유지하는 수단은 부렸으므로)
예전에 신문에 어떤 학부모가 글을 올린 것을 떠서 아이들과 토론해 본 적이 있었는데요 자신의 아이가 지갑을 주워서 경찰서에 갖다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소문이 나서 아이는 혹시나 자신이 착한 어린이상을 받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시간이 아주 지나도 그런 상을 받을 수 없어 실망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학교에 가보니 담벼락에 무슨 무슨 경시대회 입상자를 즐비하게 써서 자랑스럽게 붙였더라는 글이었습니다. 그 글을 아이들과 읽고서 학교에서 받는 상의 종류를 분석해 보니 정말 그러하더군요. 무슨 경시대회, 독서왕, 일기상 등등 그중 좀 다른 학교에서는 공기상, 줄넘기상도 있었지만 사립임을 지향하고 교육열이 높은 학교일수록 아이들의 인성과는 상관없는 경쟁위주의 상만이 그득했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받고 싶은 상도 정하고 나에게 주는 상도 만들어 보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착한 일을 했을 때 더 큰 상을 주어야 하지요. 그러나 유치원때부터, 아니 그보다 더 어릴 때부터 우리는 모두 경쟁이라는 급물살 속에서 스스로 물살에서 벗어나올 수 없을만큼 휘감기고 있지요.
우리 아이들을 경쟁에 몰아넣을 때 우리는 우리아이들을 가장 비인간적인 인간으로 성장시키고 있다는 사실, 그것만은 잊지 말아야 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