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일년에 네 달을 쉽니다.

남들은 주5일 근무로 주말마다 즐거운 여가를 보내지만

저는 일 년에 네달씩이나 쉽니다.

도반들과 논술 공부를 하다가

매 학기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치룰 때쯤이면 저는 기나긴 여가에 몰입합니다.

저처럼 행복한 사람이 또 있을까요?

수업을 쉬는 동안에 저는 나름대로 제 생활을 꾸려갑니다.

우선

'해오름' (해오름사회교육아카데미. 도서출판 해오름, 해오름 어린이 살림학교)

에서 제가 해야 할 일들을 합니다.

오전에는 교사지도자 과정 강의를 하고

오후에는 이런저런 회의에 참석하고

주말에는 어린이 살림학교 공부를 합니다.

이제 다가오는

여름방학에 열릴 '해오름 살림학교'(초등 어린이와 함께 하는 학교) 준비를 위해

교사연수회를 열고 열심히 준비를 합니다.


논술 수업을 쉬는 동안에 그 동안 벼르고 별렸던 일들이 몇 있지요.

우선 사 두고 그냥 책꽂이에 꽂혀서 나를 기다리는 수 많은 책들을 읽겠다는

대단한 각오를 매일매일 다짐만 하다보면 그냥 한 달이 훌떡 지나갑니다.

바쁘다는 핑게로 보지 못 했던 좋은 영화도 보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엔 비디오 한 편 정도 빌려보는 것으로 끝이 나구요.

한동안 만나지 못 했던 벗들을 만나기 위해 시간표를 짜보지만

우연히 만날 기회가 닿지 많으면 그도 헛일이 되고 맙니다.


제겐 네 살박이 작은 딸이 있습니다.

이렇게 쉬는 동안에는 작은 딸이랑 여기저기 산책도 다니고

딸아이에게 필요한 장난감도 만들고

딸아이랑 함께 노는 것이 참 재미있고 보람됩니다.

작은 딸아이의 맑고 고운 눈망울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저 행복하기만 할 뿐입니다.


요즘 아내가 많이 아파서 바깥출입을 전혀 못 하고 집에만 있어서

아내랑 손잡고 다니지 못해 가슴이 아픕니다.

아내를 위해서 뭔가 맛나는 음식도 만들고

재미있는 껀수도 만들어 즐겁게 지내야 하는데

아내는 늘 누워지내니 그저 마음이 아플 뿐입니다.


대학 들어 간 새내기 도반들이 무얼 하고 지내는지 참 궁금합니다.

벌서 유럽 베낭여행을 떠난다고 신고한 도반도 있고

시골에서 농활 한다고 알려주는 도반도 있지만

그저 궁금하기만 합니다.


요즘처럼 세상이 어지럽고 뉴스마다 고통스런 소식뿐이지만

그래도 가슴 활짝 열고 세상과 맞서 열심히 살아갑니다.

다들 무더위에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