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랫동안 치열하게 자신과의 싸움을 견디어 낸 도반들~!

이제 날이 밝아오면 일생의 작은 분수령이 될 만한 고수들과의 한 판 진검승부가 시작됩니다.

내가 내 자신에게 걸어 온 이 싸움은  

피를 말리기도 했고

내 청춘의 커다란 부분을 저당잡히며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려오기도 한 것입니다.

이제 진검승부를 앞두고 나 자신을 찬찬히 돌아봅니다.

오늘 날이 밝고 다시 날이 어두워지면 나는 또다른 나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새 날이 올 것이고

나는 새 옷을 입은 아이마냥 즐겁게 새 날을 맞이하게 됩니다.

새롭게 만나게 될 나는 늘 내 자신에게 한 점 후회없는  일상을 훌륭하게 맞이했음을

기억합니다.

이러한 나에게 나는 늘 기뻐합니다.

도반들~!

참으로 멀고 먼 길을 달려왔습니다.

잠시라도 뒤를 되돌아 볼라치면 금방 내 몸뚱이를 단단히 조여오는 고삐에 의해

앞으로만 바라보고 달려왔지요.

이제 느긋하게 내 자신을 내려놓을 차례가 되었습니다.

수능 시험 한 순간 한 순간마다

내 맑은 모습을 대하듯 기꺼이 그 순간을 설레임으로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내가 가진 온 힘을 다해 집중하고 집중하며

내 정성을 다해 내 안에 가득한 진리의 세계를 이끌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 하루가 다 하면

그대들 스스로에게 충만한 기쁨이 가득차 올라

그것으로 인해 그 동안 켜켜이 쌓였던 피로와 힘겨움을 훌훌 털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우리가 가야 할 인생길이 멀고도 멀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그대들,

진정 수고가 많았습니다.

단 하루라도 편히 몸을 쉬게 하시길...


그 동안 저와 인연을 맺었던 사랑하는 도반들과,

그리고 오늘 수능을 치루는 모든 수험생들에게 하나님 크신 사랑과 보살핌이 함께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