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한바탕 쓸고 간 하늘은
곱디 고운 자태를 드러내어 쪽빛이 되었습니다.
이 가을에 함께 나누고 싶은 시......
(어떤 카페에서 읽다가 눈물겨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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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는 왠지 느낌이 좋습니다


                                       - 김현태



그대와 함께 있으면

어느 새 나도 하나의 자연이 됩니다.

주고받는 것 없이

다만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바람과 나무처럼

더 많은 것을 주고 받음이 느껴집니다.

그대와 함께 있으면

길섶의 감나무 이파리를 사랑하게 되고

보도블럭 틈에서 피어난

제비꽃을 사랑하게 되고

허공에 징검다리를 찍고 간

새의 발자국을 사랑하게 됩니다

수묵화 여백처럼 헐렁한 바지에

늘 몇 방울의 눈물을 간직한,

주머니에 천 원 한 장 없어도

얼굴에 그늘 한 점 없는,

그대와 함께 있음면

어느 새 나도 작은 것에 행복을 느낍니다

그대의 소망처럼 나도,

작은 풀꽃이 되어

이 세상의 한 모퉁이에 아름답게 피고 싶습니다

그대는 하나도 줄 것이 없다지만

나는 이미 그대에게 푸른 하늘을,

동트는 붉은 바다를 선물 받았습니다

그대가 좋습니다

그대는 왠지 느낌이 좋습니다

그대에게선 냄새가, 사람 냄새가 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