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도 어김없이 일주일동안
횡성 살림학교에서 여름학교가 열렸다.
긴 장마가 오락가락 비를 뿌리는 날들 속에서도
평화로운 시간이 나를 감싸안는다.
어린이들과 조화로운 노래를 부르고
맛나는 밥을 먹고
맑은 개울물에서 물놀이를 하며 지내는 동안 잠시 짬이 났다.

올 해는 희경이랑 지민이 박호가 여름학교에 처음 참여했는데
아주 오래 된 교사들처럼 익숙하게 느껴진다.
모두 맑고 밝은 도반들이어서 어린이들과도 잘 지내고
힘겨운 내색없이 밝은 표정이어서 마음이 참 좋았다.
희경이는 발목을 깁스까지 하는 부상을 입었는데도
아이들과 뛰노느라 마냥 즐거워보이고
지민이는 겨울학교 때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일처리를 익숙하게 잘 한다.

현우는 올 해 벌써 여섯해째 참여하여서 그런지
이젠 해오름 붙박이교사 같은 든든한 느낌이 든다.
모둠교사들과도 잘 소통하고
아이들과는 격의없이 지내주어서
아이들이 참 잘 따른다.
그 동안 늘 참여했던 기범이는 선발대로 와서 일하고 갔다.
기범이가 할 때는 잘 몰랐는데
다른 샘들이 기록을  담당하면서 부터 사진찍는 일이 무척
큰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름학교를 열고 이 곳에 올 때마다
여기서는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을 느낀다.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여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 것들이 부지기수여서 그런가보다.
그래도
신선하고 맑은 공기와 보석처럼 아름다운 밤하늘,
새들 지저기는 소리들이 깊은 평화를 느끼게 한다.

이 시간들 속에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늘
아쉽고 안타깝다.
예림이도 내 년에 여름학교에 올 텐데
이 녀석이 어떻게 지낼지 지금부터 궁금하다.

오늘은 하루종일 보슬보슬한 비가 내린다
비를 맞아도 싫은 느낌보다는
촉촉한 감촉이 아릿하게 다가온다.
이런 느낌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