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샘 나눔터
아, 2007년이다.
한 해를 돌아보기 적절한 시간에 마주앉고 보니
올 해를 어찌 지내왔는지
헛되이 시간만 보내지 않았는지 조바심이 난다.
올 해는 벽두에 몸을 쉬게 하려고 한참이나 병석을 드나들었다.
그 동안 무리하게 내 몸을 돌보지 않은 탓이다.
봄 햇살이 무더위에 오르려는 때
겨우 운신을 제대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몸이 지쳐 누워 있을 때에야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그제서야 내가 어떤 상태와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된 것은
참 미련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다.
몸이 아플 때마다 아내덕을 톡톡히 본다.
아내가 의연하게 이리저리 뒤를 챙겨주고 꿋꿋하게 일상을 헤쳐 나가는 것을 보며
아내가 드리우는 큰 숲의 그늘에 고마움을 느낀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횡성 살림학교에 어줍잖은 실력으로 흙집을 짓기 시작했다.
겨우 방 한칸 부억 한칸 이지만
스무여명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느라 제법 규모가 있었다.
미리 잘라놓은 소나무며 잣나무 낙엽송 껍질을 벗기고 다듬고
개울을 뒤져가며 쓸만한 돌을 줏어오고
황토를 반죽하고 축대를 쌓으며 모처럼 굵은 땀을 흘렸다.
동생이랑 현석이랑 틈틈이 오셔서 도와 준 형님이랑
그리고 바람처럼 와서 바람처럼 사라진 해오름 가족들이랑
무진 애를 쓰며 집을 지었다.
난생 처음 하는 집짓기였지만 일은 참 신나고 즐거웠다.
머리꼭지까지 달아오른 무더위를 견뎌내며
어떤 때는 새벽이 다가오도록 노동에 열중했을 때
가슴 한 자락 피어오르는 생기는 더할나위없는 기쁨이었다.
가을이 오면서 해오름일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수시전형이 시작되면서 도반들과 독해하고 글 평가하는 일상이 수도 없이 펼쳐졌다.
그리고 곧 겨울이고 새해이다.
아, 2007년이다.
17대 대선 관전을 하면서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곧은 파장과 굽은 파장으로 연결되듯이
이 땅위에서의 삶이란 굴곡이 여지없는 나날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리 평화로운 삶을 갈구하더라도
서해 바다에 흩뿌려진 석유 덩어리들처럼
그 덩치들이 거대한 모습으로 파죽지세로
우리 삶들과 생명들과 아름다움을 침탈하고 죽여가더라
그러나
그 상처난 땅과 모래와 바위와 바다를 보듬고 눈물흘리는 사랑이
끝내 스스로의 숨결로 이어지고 매듭을 만들어
다시 살아나게 하더라. 움터 오르게 하더라.
거짓말이 하루를 삼키고 내밷었던 나날들이었다.
치욕으로 나를 휘감싸고 우리를 짓누르던 거짓이
멀쩡한 모습으로 온나라를 짓이기던 나날들이었다.
그래서 거짓이 참된 진실처럼 혼란으로 떠돌며 우리 영혼을 갉아먹었더라도
끝내 작은 진실하나에 의해서 명백하게 밝혀지고
거짓의 거대한 심장들이 만천하에 그 진면목을 드러내게 되었을 때
그 때라도 우리는 용기를 가지고
거짓임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한다.
그런 나날들이 우리 일상을 가득채웠기 때문이다.
아, 2008년이다.
우리 집 막내가 드디어 여덟살이 되었고
초등생이 될 것이고
아빠에게 "아빠 학교 댕겨오겠슴다~!!" 하고 씩씩하게 외치며 현관문을 박차고 나갈 것이고
학교 다녀온 이야기 조잘거리며 떠들어 댈 것이고
나는 그저 흥흥 하며 즐거워 하다가
가끔씩 학교에서 속상하는 일을 당하고 나선 씩씩대며 세상에 대한 저항을 시작할 때면
그제서야 정신차리고 내가 왜 학교엘 보냈을까 걱정을 시작할 것이고...
우리 집 첫째가 고삼이 되었고
입시생 둔 집안들처럼 늘 전전긍긍하며 지낼 일과
큰 딸 컨디션 눈치보며 살아야 될지도 모르고
아이 건강걱정에 성적걱정 겹걱정에 눈물마를 날 없는 아내가
벌써 걱정이 되고...
08년은 팔팔하게 보내리라는 굳센 다짐을 두지 않더라도
새 해엔 더 씩씩하게 살아야겠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밥도 잘먹고
기도도 끊이지 않게 하고
다른 이들 마음 상하지 않게 잘 처신하고
명바기정부가 잘 하도록 기도 마니마니 하고
울 아부지 엄니 건강하게 잘 지내시도록 열심히 보살피고
형님 누님 동생 처가식구들 평화로운지 잘 감시하고
발 뒤꿈치 터지지 않게 각질 관리 잘 하고
늘어지는 허릿살 좀 가다듬어야 쓰것다.
돌아보니 아쉬움이요
내다보니 걱정이련만
그래도 늘 함께 하시는 주님의 평화를 맞이하며
내 안에
내 밖에
깊은 평화가 늘 함께 하기를
스스로 간절하게 축원하다.
해오름과
이 땅에서 교육사업에 골몰하시는 평화일꾼들과
노동형제들에게 주님의 따스한 평화를 기원한다.
2007년 12월 31일 해거름에 쓰다.
한 해를 돌아보기 적절한 시간에 마주앉고 보니
올 해를 어찌 지내왔는지
헛되이 시간만 보내지 않았는지 조바심이 난다.
올 해는 벽두에 몸을 쉬게 하려고 한참이나 병석을 드나들었다.
그 동안 무리하게 내 몸을 돌보지 않은 탓이다.
봄 햇살이 무더위에 오르려는 때
겨우 운신을 제대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몸이 지쳐 누워 있을 때에야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그제서야 내가 어떤 상태와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된 것은
참 미련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다.
몸이 아플 때마다 아내덕을 톡톡히 본다.
아내가 의연하게 이리저리 뒤를 챙겨주고 꿋꿋하게 일상을 헤쳐 나가는 것을 보며
아내가 드리우는 큰 숲의 그늘에 고마움을 느낀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횡성 살림학교에 어줍잖은 실력으로 흙집을 짓기 시작했다.
겨우 방 한칸 부억 한칸 이지만
스무여명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느라 제법 규모가 있었다.
미리 잘라놓은 소나무며 잣나무 낙엽송 껍질을 벗기고 다듬고
개울을 뒤져가며 쓸만한 돌을 줏어오고
황토를 반죽하고 축대를 쌓으며 모처럼 굵은 땀을 흘렸다.
동생이랑 현석이랑 틈틈이 오셔서 도와 준 형님이랑
그리고 바람처럼 와서 바람처럼 사라진 해오름 가족들이랑
무진 애를 쓰며 집을 지었다.
난생 처음 하는 집짓기였지만 일은 참 신나고 즐거웠다.
머리꼭지까지 달아오른 무더위를 견뎌내며
어떤 때는 새벽이 다가오도록 노동에 열중했을 때
가슴 한 자락 피어오르는 생기는 더할나위없는 기쁨이었다.
가을이 오면서 해오름일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수시전형이 시작되면서 도반들과 독해하고 글 평가하는 일상이 수도 없이 펼쳐졌다.
그리고 곧 겨울이고 새해이다.
아, 2007년이다.
17대 대선 관전을 하면서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곧은 파장과 굽은 파장으로 연결되듯이
이 땅위에서의 삶이란 굴곡이 여지없는 나날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리 평화로운 삶을 갈구하더라도
서해 바다에 흩뿌려진 석유 덩어리들처럼
그 덩치들이 거대한 모습으로 파죽지세로
우리 삶들과 생명들과 아름다움을 침탈하고 죽여가더라
그러나
그 상처난 땅과 모래와 바위와 바다를 보듬고 눈물흘리는 사랑이
끝내 스스로의 숨결로 이어지고 매듭을 만들어
다시 살아나게 하더라. 움터 오르게 하더라.
거짓말이 하루를 삼키고 내밷었던 나날들이었다.
치욕으로 나를 휘감싸고 우리를 짓누르던 거짓이
멀쩡한 모습으로 온나라를 짓이기던 나날들이었다.
그래서 거짓이 참된 진실처럼 혼란으로 떠돌며 우리 영혼을 갉아먹었더라도
끝내 작은 진실하나에 의해서 명백하게 밝혀지고
거짓의 거대한 심장들이 만천하에 그 진면목을 드러내게 되었을 때
그 때라도 우리는 용기를 가지고
거짓임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한다.
그런 나날들이 우리 일상을 가득채웠기 때문이다.
아, 2008년이다.
우리 집 막내가 드디어 여덟살이 되었고
초등생이 될 것이고
아빠에게 "아빠 학교 댕겨오겠슴다~!!" 하고 씩씩하게 외치며 현관문을 박차고 나갈 것이고
학교 다녀온 이야기 조잘거리며 떠들어 댈 것이고
나는 그저 흥흥 하며 즐거워 하다가
가끔씩 학교에서 속상하는 일을 당하고 나선 씩씩대며 세상에 대한 저항을 시작할 때면
그제서야 정신차리고 내가 왜 학교엘 보냈을까 걱정을 시작할 것이고...
우리 집 첫째가 고삼이 되었고
입시생 둔 집안들처럼 늘 전전긍긍하며 지낼 일과
큰 딸 컨디션 눈치보며 살아야 될지도 모르고
아이 건강걱정에 성적걱정 겹걱정에 눈물마를 날 없는 아내가
벌써 걱정이 되고...
08년은 팔팔하게 보내리라는 굳센 다짐을 두지 않더라도
새 해엔 더 씩씩하게 살아야겠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밥도 잘먹고
기도도 끊이지 않게 하고
다른 이들 마음 상하지 않게 잘 처신하고
명바기정부가 잘 하도록 기도 마니마니 하고
울 아부지 엄니 건강하게 잘 지내시도록 열심히 보살피고
형님 누님 동생 처가식구들 평화로운지 잘 감시하고
발 뒤꿈치 터지지 않게 각질 관리 잘 하고
늘어지는 허릿살 좀 가다듬어야 쓰것다.
돌아보니 아쉬움이요
내다보니 걱정이련만
그래도 늘 함께 하시는 주님의 평화를 맞이하며
내 안에
내 밖에
깊은 평화가 늘 함께 하기를
스스로 간절하게 축원하다.
해오름과
이 땅에서 교육사업에 골몰하시는 평화일꾼들과
노동형제들에게 주님의 따스한 평화를 기원한다.
2007년 12월 31일 해거름에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