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나서
옥시덴탈리즘
• 작가 : 샤오메이천 / • 출판사 : 강 / • 정가 : 12000
◈ 저자소개 : 샤오메이천
샤오메이 천(Xiaomei Chen) : 중국 베이징 출생,인디애나 대학에서 비교문학 박사학위 취득
현재 오하이오 주립대학 중국문학,비교문학과 부교수
◈ 서 평 : 동,서 간 문화 연구에 새로운 이론적 틀을 제시하는 획기적인 저서
<옥시덴탈리즘>은 비서양 타자로서 말하는, 비서양 타자를 대변하는 참으로 요긴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오리엔탈리즘 담론으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도전적이고 더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 문화적 이해의 복잡성을 다루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장롱시(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
<옥시덴탈리즘>은 중국 연구 및 중국 현대문학,문화, 사회 연구, 그리고 동,서간의 비교학 분야에 깊은 충격을 가져다 줄 놀랍고도 혁신적인 책이다.
이 책은 비단 잘 연구되고 잘 씌어지고 생생할 뿐만 아니라, 그 분석의 날카로움이 대담하며 심지어 모험적이기까지 하다. 에드워드 사이드에 대한 저자의 비판은 그야말로 정곡을 찌른다.
-폴 피코윅프(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
<옥시덴탈리즘>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많은 저작이다. 샤오메이 천은 중국 출신이 아닌 학자들로서는 거의 필적할 수 없는 방식으로 흥미로운 중국 현실의 광대한 영역으로 우리를 이끌고 가, 내부 사정에 정통한 사람으로서의 열의와 감수성으로 이에 대한 흥미진진한 독해를 제공한다.
-아리프 더럭(빅토리아 대학 교수)
**** 우리에게 ‘서구’는 어떻게 `이용'됐나****
1990년대 이후 영국이나 아랍계, 서구내 중국학자들로부터 옥시덴탈리즘 논의가 시작됐지만, 우리에겐 아직 개념 자체부터 생소한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 연구의 전형으로 꼽히는 비교문학자 샤오메이 천의 책 <옥시덴탈리즘>(정진배·김정아 옮김, 강 펴냄)이 출간되고 이달 25~26일 대구 영남대에서 열리는 한국문화인류학대회에도 시론광장이 예정되는 등 우리나라에서도 옥시덴탈리즘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기미다.
옥시덴탈리즘은 쉽게 말한다면 `동양이 갖고 있는 서양의 이미지'다. 에드워드 사이드의 책 <오리엔탈리즘> 이후 오리엔탈리즘은 동양을 하등의, 열등한 존재로 인식한 서양의 세계지배 전략으로 이해됐다. 국민대 한경구 교수는 “오리엔탈리즘은 타자(남)를 형성하는 데 서구의 힘을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동양사회 내부의 권력과 지식의 관계나 오리엔탈인들의 대응에 대해선 언급이 부족했다”고 옥시덴탈리즘 논의가 대두한 배경을 설명했다.
오리엔탈리즘이 `대외적'인 측면이 강한 데 비해 옥시덴탈리즘은 국내의 정치·경제·문화적 권력과 관련된 `대내용'일 경우가 많다. 즉 한 국가의 특정집단이 `이용'하는 서구의 이미지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형태와 내용도 천차만별이고, 논의도 훨씬 복잡할 수 밖에 없다.
중국을 보자. 샤오메이 천은 중국정부가 서구를 적대적인 존재로 그림으로써 민족주의를 강화시키는 것을 `관변 옥시덴탈리즘'으로, 반정부 지식인집단이 서구를 우월한 존재로, 해방의 탈출구로 그리며 정부를 공격하고 있는 것은 `반관변 옥시덴탈리즘'으로 본다. 그는 88년 중국에서 방영돼 엄청난 반향을 몰고 왔던 다큐멘타리 `하상'과 문화혁명 이후 중국에서 공연된 세익스피어의 연극 등을 분석하며 옥시덴탈리즘이 쓰이는 사람의 목적성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주고 있다. 연세대 정진배 교수는 “동·서양은 고착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서로를 인식하는 과정 속에서 변해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간 옥시덴탈리즘 논의는 중국 이외에 일본을 둘러싸고도 메이지유신 시기나 60년대말 이후 일본문화론에 나타난 의식 등을 중심으로 끊이지 않고 이어져왔다.
이에 비해 국내에선 지난해 역사학대회에서 딱 한번 옥시덴탈리즘을 주제로 논의한 뒤 1년동안 거의 침묵했었다. 이번 한국문화인류학대회의 `옥시덴탈리즘과 반오리엔탈리즘' 시론광장도 문제제기에 무게가 실려있다. 전북대 함한희 교수는 “연구자에 따라 옥시덴탈리즘의 범위는 권력의 문제부터 생활속에 침투된 의식까지 강조점이 다양하”지만 이 논의는 대체로 “우리의 근대화과정을 제대로 바라보자는 것”으로 모아진다고 말한다. 이훈상 동아대 교수는 옥시덴탈리즘을 통해 마르크스주의나 내셔널리즘의 단선적 역사발전인식을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에서 옥시덴탈리즘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한 것은 조선말기 향리층의 대서구 인식이나 1920년대 신여성에 대한 인식 정도가 고작이다.
과연 옥시덴탈리즘 논의가 서구에 의한 일방적인 지배라는 문화제국주의 담론이나, 단선적인 역사발전인식을 넘어서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시간과 공간, 주체에 따라 억압의 담론 또는 해방의 담론으로도 쓰일 수 있는 옥시덴탈리즘은 그 자체로는 가치판단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논의는 자칫하면 `아무것도 옳은 것이 없는' 진리에 대한 상대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또는 무조건 `우리 것을 찾자'라는 흐름과 결합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오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옥시덴탈리즘의 성격을 권력과의 관계 속에서 위치지우려는 시각은 계속 강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목 차
서론 9
1 저항 담론으로서의 옥시덴탈리즘 49
2 옥시덴탈리즘 연극 83
3 서양 모더니즘의 '오해' 109
4 동양과 서양 사이의 '오염' 155
5 와일더, 메이란팡 그리고 황쭤린 183
6 초기 중국 현대극과 여성 209
후기 239
역자후기 255
• 작가 : 샤오메이천 / • 출판사 : 강 / • 정가 : 12000
◈ 저자소개 : 샤오메이천
샤오메이 천(Xiaomei Chen) : 중국 베이징 출생,인디애나 대학에서 비교문학 박사학위 취득
현재 오하이오 주립대학 중국문학,비교문학과 부교수
◈ 서 평 : 동,서 간 문화 연구에 새로운 이론적 틀을 제시하는 획기적인 저서
<옥시덴탈리즘>은 비서양 타자로서 말하는, 비서양 타자를 대변하는 참으로 요긴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오리엔탈리즘 담론으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도전적이고 더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 문화적 이해의 복잡성을 다루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장롱시(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
<옥시덴탈리즘>은 중국 연구 및 중국 현대문학,문화, 사회 연구, 그리고 동,서간의 비교학 분야에 깊은 충격을 가져다 줄 놀랍고도 혁신적인 책이다.
이 책은 비단 잘 연구되고 잘 씌어지고 생생할 뿐만 아니라, 그 분석의 날카로움이 대담하며 심지어 모험적이기까지 하다. 에드워드 사이드에 대한 저자의 비판은 그야말로 정곡을 찌른다.
-폴 피코윅프(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
<옥시덴탈리즘>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많은 저작이다. 샤오메이 천은 중국 출신이 아닌 학자들로서는 거의 필적할 수 없는 방식으로 흥미로운 중국 현실의 광대한 영역으로 우리를 이끌고 가, 내부 사정에 정통한 사람으로서의 열의와 감수성으로 이에 대한 흥미진진한 독해를 제공한다.
-아리프 더럭(빅토리아 대학 교수)
**** 우리에게 ‘서구’는 어떻게 `이용'됐나****
1990년대 이후 영국이나 아랍계, 서구내 중국학자들로부터 옥시덴탈리즘 논의가 시작됐지만, 우리에겐 아직 개념 자체부터 생소한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 연구의 전형으로 꼽히는 비교문학자 샤오메이 천의 책 <옥시덴탈리즘>(정진배·김정아 옮김, 강 펴냄)이 출간되고 이달 25~26일 대구 영남대에서 열리는 한국문화인류학대회에도 시론광장이 예정되는 등 우리나라에서도 옥시덴탈리즘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기미다.
옥시덴탈리즘은 쉽게 말한다면 `동양이 갖고 있는 서양의 이미지'다. 에드워드 사이드의 책 <오리엔탈리즘> 이후 오리엔탈리즘은 동양을 하등의, 열등한 존재로 인식한 서양의 세계지배 전략으로 이해됐다. 국민대 한경구 교수는 “오리엔탈리즘은 타자(남)를 형성하는 데 서구의 힘을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동양사회 내부의 권력과 지식의 관계나 오리엔탈인들의 대응에 대해선 언급이 부족했다”고 옥시덴탈리즘 논의가 대두한 배경을 설명했다.
오리엔탈리즘이 `대외적'인 측면이 강한 데 비해 옥시덴탈리즘은 국내의 정치·경제·문화적 권력과 관련된 `대내용'일 경우가 많다. 즉 한 국가의 특정집단이 `이용'하는 서구의 이미지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형태와 내용도 천차만별이고, 논의도 훨씬 복잡할 수 밖에 없다.
중국을 보자. 샤오메이 천은 중국정부가 서구를 적대적인 존재로 그림으로써 민족주의를 강화시키는 것을 `관변 옥시덴탈리즘'으로, 반정부 지식인집단이 서구를 우월한 존재로, 해방의 탈출구로 그리며 정부를 공격하고 있는 것은 `반관변 옥시덴탈리즘'으로 본다. 그는 88년 중국에서 방영돼 엄청난 반향을 몰고 왔던 다큐멘타리 `하상'과 문화혁명 이후 중국에서 공연된 세익스피어의 연극 등을 분석하며 옥시덴탈리즘이 쓰이는 사람의 목적성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주고 있다. 연세대 정진배 교수는 “동·서양은 고착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서로를 인식하는 과정 속에서 변해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간 옥시덴탈리즘 논의는 중국 이외에 일본을 둘러싸고도 메이지유신 시기나 60년대말 이후 일본문화론에 나타난 의식 등을 중심으로 끊이지 않고 이어져왔다.
이에 비해 국내에선 지난해 역사학대회에서 딱 한번 옥시덴탈리즘을 주제로 논의한 뒤 1년동안 거의 침묵했었다. 이번 한국문화인류학대회의 `옥시덴탈리즘과 반오리엔탈리즘' 시론광장도 문제제기에 무게가 실려있다. 전북대 함한희 교수는 “연구자에 따라 옥시덴탈리즘의 범위는 권력의 문제부터 생활속에 침투된 의식까지 강조점이 다양하”지만 이 논의는 대체로 “우리의 근대화과정을 제대로 바라보자는 것”으로 모아진다고 말한다. 이훈상 동아대 교수는 옥시덴탈리즘을 통해 마르크스주의나 내셔널리즘의 단선적 역사발전인식을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에서 옥시덴탈리즘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한 것은 조선말기 향리층의 대서구 인식이나 1920년대 신여성에 대한 인식 정도가 고작이다.
과연 옥시덴탈리즘 논의가 서구에 의한 일방적인 지배라는 문화제국주의 담론이나, 단선적인 역사발전인식을 넘어서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시간과 공간, 주체에 따라 억압의 담론 또는 해방의 담론으로도 쓰일 수 있는 옥시덴탈리즘은 그 자체로는 가치판단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논의는 자칫하면 `아무것도 옳은 것이 없는' 진리에 대한 상대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또는 무조건 `우리 것을 찾자'라는 흐름과 결합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오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옥시덴탈리즘의 성격을 권력과의 관계 속에서 위치지우려는 시각은 계속 강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목 차
서론 9
1 저항 담론으로서의 옥시덴탈리즘 49
2 옥시덴탈리즘 연극 83
3 서양 모더니즘의 '오해' 109
4 동양과 서양 사이의 '오염' 155
5 와일더, 메이란팡 그리고 황쭤린 183
6 초기 중국 현대극과 여성 209
후기 239
역자후기 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