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고사가 끝나고 이제 다시논술 수업을 재개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봄 - 여름 학기에 읽을 책을 정리해서 올려두니 참고해서 미리미리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이번 봄/여름 학기에 읽을 책들은 무거운 책과 가벼운 책을 좀 섞어 놓았습니다.

무거운 것은 무거운대로

가벼운 것은 가벼운대로 즐겁게 읽어 내려가다가

아, 무겁고 가벼운 것이 이런 것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합니다.


**** 2005년 봄 - 여름 학기에 읽고 다룰 책

1. 좀머씨 이야기 /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 열린 책들 출판

한 소년의 눈에 비친 이웃 사람 좀머 씨의 기이한 인생을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나간 한 편의 동화와도 같은 소설이다. 텅 빈 베낭을 짊어지고, 기다랗고 이상한 지팡이를 들고, 항상 뭔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잰 걸음으로 묵묵히 걸어다니기만 하던 좀머 씨, 그는 이웃 소년의 인생의 여로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만나게 되면서 소년의 마음속 깊이 각인된다.

2.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조세희 지음 / 이성과 힘

70년대 암울했던 우리 사회의 현실을 우화적 기법으로 형상화해낸 걸작. 요즘도 한해 2만~2만5천권 씩 팔려나가며 간혹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도 오르내리는 `저력'을 내보이기도 한다. 난장이 일가를 통해 근대화에 희생된 소외계층의 문제를 파헤친 소설로서 80년대 대학가에서 애독된 <난장이가…>는 `난쏘공'이란 약칭으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요즘엔 대학생 뿐 아니라 중·고등학생의 필독서 추천목록에도 자주 올라 신학기나 방학 때 주로 애독되고 있다

3. 신자유주의의 역사와 진실 / 강상구 지음 / 문화과학사

대학생과 시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신자유주의의 개념과 역사에 대해 알기 쉽게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IMF 체제 이후 2년이 넘게 진행되었던 '신자유주의'에 대한 각종 논의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가 헤게모니 국가와 축적 모델의 변화에 따라서 장기 호황과 장기불황의 국면으로 변화되어 왔으며 현재는 그 장기불황의 끝에서 새로운 자본주의적 발전을 이룰 것인가 그렇지 못할 것인가의 기로에 있다고 설명한다.


4. 낭군 같은 남자들은 조금도 부럽지 않습니다 ./ 장재화 지음 / 나라말 출판

전국국어교사모임에서 기획한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시리즈의 네번째 권. 17세기 후반에 씌어진 것으로 짐작되는 <박씨전>을 담았다. 이 소설은 여성 영웅의 이야기를 다룬 고전 소설로, 억압당한 여성의 꿈과 희망, 그리고 병자호란이라는 치욕적 전쟁에 대한 당대 백성의 고통을 다루고 있다.

5, 이갈리아의 딸들 /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지음 / 황금가지 출판

상상력과 재치가 넘치는 페미니즘과 유토피아 소설. 현재 우리 사회의 여성과 남성의 성역할 체계가 완전히 바뀐 '이갈리아'라는 가상 공간이 소설의 무대. 생물학적인 차이로 의심의 여지를 두지 않았던 월경, 임신, 출산도 가치체계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될 수 있듯 뒤집힌 사회를 통해 가부장제 사회의 모순을 잘 보여준다.

6. 호밀밭의 파수꾼 / 제롬 데이비드 셀린저 지음 / 민음사 출판

1951년 처음 발표된 이래 가장 사랑받는(특히 젊은이들로부터) 고전의 자리를 놓치지 않아온 J.D.
샐린저의 장편소설을 번역가 공경희씨가 다시 옮겼다. 마침 2001년은 <호밀밭의 파수꾼>이 발표된지 꼭 50년이 되는 해이다. 이 책은 지금도 여전히 매년 약 30만 부가 팔려나간다.
소설은 홀든 콜필드라는 16세 소년이 학교에서 퇴학을 당한 후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단 2일간의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놓은 것이다. 뉴욕 부르주아 집안의 아들이지만 허영과 위선으로 가득 찬 사립학교와 사람들을 견디지 못하는 그의 독백이다.
독자는 홀든이 정신병원(혹은 요양소)에 들어가 있다는 것을 이미 알지만, 홀든의 눈에 비친 세상을 꼭 홀든의 시각 그대로 보게 된다. 그의 영혼이 얼마나 순수하고 깨끗한 것인지도 알게 된다. <호밀밭의 파수꾼>만큼 입소문에 많이 오르내린 책도 없을 것이다. 존 레논의 암살범 마크 채프먼
이 이 책을 갖고 있었다는 것, (당시) 많은 학교들에서 금서로 지정된 것, 작가 샐린저가 이 한 편의 장편소설만을 발표하여 단번에 위대한 작가의 반열에 오른 것 등등. 최근에는 불후의 명작 하나만을 내놓고 철저하게 세상과 담을 쌓고 은둔하는 샐린저를 모델로 한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가 개봉되기도 했다.

7.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 한비야 지음 / 푸른 숲

'바람의 딸' 한비야는 그동안 어디에 있었을까? <한비야의 중국견문록>을 보니 궁금증이 풀린다.
2000년 3월부터 꼬박 1년간, 베이징에서 중국어를 배웠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담은 <중국견문
록>은 표지부터 활달한 글품새까지 모두 유쾌하다.
한비야가 베이징에 체류하게 된 것은 '앞으로 시작하게 될 긴급 구호 활동에 중국어가 많이 필요할 것 같아서'. 아프가니스탄에서 구호활동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그녀가 내처 실행으로 옮긴 것이다. 덕분에 학원과 학교를 오가며 공부하느라 '바람의 딸'이 아니라 '의자의 딸'이었다고 너스레가 대단하다.
책 속에서는 중국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순서대로 펼쳐진다. 꼬박꼬박 일기를 적은 덕분에 이야기가 생생하다. 중국어를 배우며 겪은 일들이며 베이징 사람들에게서 느낀 점, 한비야 특유의 친화력으로 사귄 친구들 이야기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중국을 볼 수 있다.
중국이 우리 못지않은 입시지옥이라는 것, 난데없는 '인민재판'을 겪은 것을 통해 깨달은 중국인들의 품성 등의 이야기가 그야말로 '중국견문록'이다. 앞으로 한비야가 활동하게 될 캄보디아와 케냐로의 짧은 답사여행과 하얼빈, 항저우 여행도 덤으로 들어있다.

8.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한비야 지음/푸른 숲

지난 6년 간 현대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는 전세계 65여 개국의 오지를 찾아다녔던 여행가 한비야가 전라남도 해남 땅끝 마을에서 강원도 통일전망대까지 800km(2,000리)에 이르는 우리 땅을 49일간 두 발로 걸어 다니며 쓴 여행기.
언어도 핏줄도 다른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형제, 자매의 정을 나누며 '코스모폴리탄'으로 지내온 지은이에게 국토종단 여행은 민족적 정체성과 그 힘을 확인하는 새로운 계기가 됐다. 세계 육지 면적의 7백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좁은 땅덩이지만 중동, 티벳, 팔레스타인, 인도네시아 등을 돌아보며 제 땅을 되찾기 위한 피나는 몸부림을 몸소 체험한 그는 이 땅을 걷고서야 제 나라, 제 땅, 제 언어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절감한다.
'바람의 딸'로 살아온 지은이에게 이번 여행은 이 땅의 실체를 찾는 것뿐만 아니라 세계여행의 완결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수많은 여행 동반자들과 만남을 거듭했던 세계여행과는 달리 혼자 지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았던 이번 여행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사색의 기회를 갖게 했다.
이 땅을 걷는 한 걸음 한 걸음에는 6여 년 간의 세계일주를 국토종단으로 마무리하며 길 위에서 체득한 여행 철학과 삶의 깨달음들이 배어 있다. 비행기를 타지 않고 오로지 육로만을 이용, 누구도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세계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지은이의 속 깊은 이야기들은 자신만의 속도로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노력과 인내심, 어떠한 좌절에도 굴하지 않는 내면적 힘의 중요성을 느끼게 한다.

9. 자전거 여행 / 김 훈 지음 / ‘생각의 나무’ 출판

그동안 여러 권의 산문집을 통해 세상의 양면적 진실에 대한 탐구, 생의 긍정과 짝을 이루는 탐미적 허무주의의 세계관, 남성성과 여성성이 혼합된 독특한 사유, 긴장과 열정 사이를 오가는 매혹적인 글쓰기로, 모국어가 도달할 수 있는 산문 미학의 한 진경을 보여준바 있는 작가 김훈의 여행 산문집.
이 책은 자전거로 쓴 기행문이다. 저자는 1999년 가을부터 2000년 봄까지 '풍륜'(바람바퀴)이라 이름한 자신의 자전거 하나에 의지하여 태백산맥, 소백산맥 그리고 반도 끝 구석구석을 순례하였으며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산골마을에서 바닷가의 남루한 작은 마을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퇴계나 충무공 같은 위인들에서부터 이름 없는 오지의 촌로들과 분교의 아이들까지, 자신의 두 바퀴에 담아 온 이 땅의 풍경들을 이 책속에 핍진한 언어로 되살려내고 있다.
자전거가 보는 길, 자전거가 밟는 길은 그 자체로 인간의 흔적이 된다. 저자 특유의 미문과 범접할 수 없는 시선의 깊이는 바로 땀을 통해 일상 깊숙이 감춰져 있던 진리를 길어올린 데서 획득된 것이다. 이때 자전거는 저자의 분신이자 행간마다 숨어 있는 성찰의 매개자로 작용한다. 페달을 돌리는 저자의 땀 오른 근육을 통해 자전거는 스스로의 깨달음을 얘기하고, 나아가 모든 인간들의 삶의 굴곡들에 대한 힘찬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 책에서 자전거는 단순히 기계나 교통수단의 위치를 훌쩍 뛰어넘어 저자와 한 몸이 되고, 저자는 자전거를 통해 세상과의 통정을 꿈꾼다. 또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디지털 시대에 점점 퇴보하는 인간의 육체기능을 되살리는 한편, 새천년 새로운 미답의 영역을 열어 보이고 있다.
더 읽을거리

1. 토토로의 숲을 찾다 / 요코가와 세쯔고 지음 /이후 출판

이 책은 1895년에 영국에서 시작된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의 탄생과 경과를 따라 영국, 스코틀랜드, 오스트레일리아, 아일랜드 공화국, 미국, 일본 등을 취재한 기행문 형식을 띠고 있다.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한 운동인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을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 미술비평가 존 러스킨, 세계적 동화작가인 베아트릭스 포터와 미야자키 하야오 등의 인물들을 등장시키면서 이들의 안목과 자연에 대한 사랑이 어떻게 이 운동과 이어졌는지를 잔잔히 전한다.
'내셔널트러스트'란 1895년 영국에서부터 시작된 환경운동으로, 국민들의 자발적인 헌금이나 기부를 바탕으로 보전할 가치가 있는 토지, 환경, 문화재, 동식물, 시설 등을 매입할 후 이를 영구히 관리해 가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운동을 일컫는다.
흔히 운동이라면 자신의 삶을 희생하며 치열하게 싸우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본다면 진정한 환경운동이란 인간 사이의 사랑, 자연에 대한 귀의, 예술과 문화에 대한 예찬,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질 때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정서와 운동의 양태를 곱씹어 보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의 탄생지인 영국에서부터 유럽, 미국, 오스트레일리아에서의 전개과정, 일본에서의 수용과 발전 과정 등을 상세히 보고함으로써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있는 한국에서의 생태운동을 점검해 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2. 이희수교수의 세계문화기행 / 이희수 지음 / 일빛 출판

20여 년 동안 세계 각지를 여행한 인류학자 이희수 교수의 세계 문화 기행으로, 99년도에 나왔던 책을 새롭게 표지갈이하였다. 8개 문명 19개 나라의 문화를 소개한 이 책을 통해 오랫동안 인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연구, 고민한 전문가만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여행 가이드 북이기보다는 다른 문화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 '아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여행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저자는 알기 쉬운 역사적 설명과 진솔한 필치로 토착적인 삶의 색깔을 그대로 그려냈다. 남루하지만 따뜻하고, 어렵지만 풍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잔잔한 감동으로, 때론 뭉클한 아픔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20여년 동안 해마다 거르지 않고 세계 각지로 여행을 다니며 연구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1000통이 넘는 슬라이드를 찍었다. 이 책에 실린 이국의 풍물과 풍경을 담은 180여 컷의 사진들은 생생한 현장감과 함께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