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신 한나라당 의원이 12월9일 의원직을 사직하겠다고 공식 표명했다.

김 의원은 16대 정기국회를 폐회하는 마지막날인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내일 12월 10일자로 사직하기로 했다"며 "아름다운 인연을 맺게 된 모든 분에게 고마운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정치를 시작할 때 정직한 정치와 새로운 정치, 원칙을 지키는 정치인으로 법대로 정석대로 정치를 해보겠다는 다짐을 했고, 국민의 대표와 당의 당원으로 충돌할 때 당보다 국민이 먼저였다"면서 "그러나 한계에 부딪혔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의원은 그 동안 '상습 당론 거부자'라는 이유로 당에서 중징계를 받아 당원권이 정지돼있는 상태였다. 김 의원은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법 처리와 이번 특검법 재의 표결에서 모두 찬성 당론 대신 반대표를 던지는 등 소신을 꺾지 않았다. 때문에 김 의원은 늘 '탈당 0순위'로 꼽혀왔다.
김 의원은 또 당원권 정지로 인해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이를 두고 "8년 전 이 자리에서 했던 (의원)선서를 지킨 증표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랑이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김 의원은 특히 "한나라당은 내게 너무나 많은 가르침과 의미있는 정치와 능력을 발휘할 공간과 충분한 발언기회와 소신을 펼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해 주었다"며 "그래서 떠나는 마당에 고맙다는 말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조직의 논리가 있고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당원권 8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린 한나라당을 "결코 미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그러나 "한나라당이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지난 대선에서 졌음을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며 지난 2001년 말 당이 자신을 국회 상임위에서 사임시켰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는 이어 "최근 한나라당의 정국대처가 이와 다르지 않음에 가슴이 시리다"며 "급하기만 하고 여유가 없으면 전투에서 이길 수 있겠지만 전쟁에선 이길 수 없다. 강자의 진정한 논리는 관용이다"고 강조했다. 또 "혹여라도 나 때문에 속상하신 분들께선 뭐든지 잘해보고 싶고 소신을 지키려는 원칙주의자의 투정쯤으로 넉넉하게 받아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내가 글장이로 돌아가든 정치마당으로 나서건, 적어도 지금보다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박관용 국회의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데 이어 당에도 12월 10일자로 된 탈당계를 제출했다.

다음은 김홍신 의원의 국회 본회의 신상발언 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