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 21 칼럼 /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중국의 독백 / 오귀환 콘텐츠 큐레이터

2005.11.18 11:20    

그래, 우리는 아직 가난하다. 그렇다고 무시하지는 마라. 인류가 사회생활을 하는 데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될 많은 것들을 우리 중화인에게 빚졌다는 걸 잊지 마. 우리 중국인의 손으로 만들어져 세상에 퍼져나간 게 얼마나 많은가? 지금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가진 게 미국이라고? 맞기는 맞는 말이지. 하지만, 세상 모든 무력의 근본이 되는 화약은 우리가 만들었어. 현재 미국이 핵탄두 1만발 정도 가지고 있다고 큰소리치지만, 우리도 한 800발 정도는 있지. 부족한 대로 그 정도면 억지력은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최악의 경우 시안 동쪽의 모든 도시들이 핵공격을 받을지라도 그 서쪽만 살아남아도 이겨. 상대방의 대도시도 쑥밭이 돼버릴 테니까. 어떤 나라와 최종 결전을 벌이더라도 우리보다 더 많은 인구가 살아남을 데가 없을걸? 인간의 지식을 담는 기본용기 가운데 기본용기인 종이도 우리가 만들었어. 종이가 세상에 퍼지지 않았다면 과연 오늘날과 같은 인류의 문명은 가능하기나 했겠어? 세상의 공간을 지배하는 데 기준점이 되는 도구인 나침반! 그것도 우리가 만들었어. 비록 우리가 그걸 15∼16세기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서 그 숱한 대륙을 양이들한테 넘겨줬지만…. 어쨌든 그래. 그 치욕의 역사에서 배워서 이제 늦게나마 남아 있는 공간인 우주에서는 지지 않을 참이야.

문자만 하더라도 그래. 우리는 이미 4천년 전에 한자를 만들었어. 주변 국가들? 전혀, 전혀 글자 하나 없는 야만인들이었지. 우리보다 거의 3천년이나 지나서 문자라는 걸 만들었으니까. 어디 보자. 그러니까 버마가 7∼8세기 때 문자를 만들었고, 타이는 17세기, 베트남도 15세기인가 그렇지? 아, 한국! 그 잘난 한국!! 거긴 언젠가, 15세기 초 아닌가? 우리보다 거의 3500년 뒤에야 스스로의 문자를 만든 거야!!!

요즘 그런 한국한테 참 많이도 당하고 있지. 우리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나왔다고 난리 호들갑을 떨어서… 참 당황스럽더군. 이 사람들 참, 이해하기 힘들어. 무조건 입을 열어 떠들고 보는 거야. 맞는지 틀리는지, 그렇게 떠들고 난 뒤 일들이 어떻게 풀릴 것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정말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한지 떠드는 것 자체가 목적인지 헷갈리는 사람들이야. 맥주에서 포름 알데히드가 나왔다고 떠들더니 다시 어류의 말라카이트 그린을 붙들고 늘어지고…. 그러면서 정작 그 말라카이트 그린은 자기네들도 대량으로 쓰고 있더군. 그래 김치에서 회충알, 편충알이 나올 수 있지. 우리 중화인이 좀 많은가? 그들의 배설물을 농작물의 비료로 이용하는 것은 수천, 수만년 내려온 노하우야. 실제로 인간의 똥이나 오줌이라는 게 얼마나 기름진 비료인가? 당신들은 안 그랬는가? 요즘 당신들 기생충 인구가 격감했다고 우쭐대는 모양이네만, 제발 스스로의 뒤 좀 돌아보시게. 불과 30년 전만 해도 초등학교에서 기생충 검사를 하면 거의 99% 기생충에 감염돼 있지 않았어? 꽃게에 납이 들어갔다고? 솔직히 이야기하지. 그거 우리 독창적인 수법이 아니더군. 우리 업자들 이야기로는 다 한국인들한테 배운 거래. 한국이 일본에 꽃게 수출하면서 쓴 걸 그대로 배웠다더군. 당신들은 자신들의 과거와 과오를 너무 외면해.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당한 것에 대해선 그렇게 난리를 치면서 다른 나라 사람들한테 저지른 것은 외면해. 이번 기생충 김치라는 것도 전부 중국에 와서 사업하는 당신네 한국인들이 생산하는 것이야. 그뿐인 줄 알아? 당신네들은 정작 식품에 대해 제대로 된 기준조차 없기 일쑤야. 말라카이트 그린이라는 게 그 대표적인 예지. 그러면서도 시도 때도 없이 우리 제품을 물어뜯는 거야. 문제가 있으면 우리랑 협의해서 실제로 그런지 다시 정확히 확인해보고, 우리도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하고, 우리 것만 하지 말고 당신네 것도 같이 해서 전체를 공평하게 조사하고, 그렇게 공평하게 발표하고 그랬으면 얼마나 좋은가? 당신들은 정말 기다릴 줄 모르는 민족이야!

당신네 일방적인 조처 때문에 우리는 이제 완전히 기생충식품 수출국가로 세계에 낙인찍힐 판이야. 우리가 당신네들한테 매년 300억달러 이상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도 이런 대접을 받는 거야. 이건 이웃 나라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그나마 당신네들한테 호의적인 우리 인민의 자존심을 계속 그런 식으로 짓밟는다면, 우리도 어쩔 수 없어. 우리가 뭐가 없어? 돈? 쪽수? 기술? 핵무기? 게다가 한반도는 너무 가까워. 우리 미사일이 거기 도달하는 데 몇분 걸릴까?

한국인, 당신들은 문명과 힘의 본질을 지나치게 눈감고 있어!